|
◆노무현 대통령
노 대통령은 단 한마디도 선거 관련 얘기를 한 적이 없다. 일종의 거리 두기이지만, 노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가 선거일 것이란 짐작은 상식에
가깝다. 노 대통령은 선거 후에도 정치판의 변동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을 하지 않고 양극화, 한·미 FTA 등 정책 사안들에 집중할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상황이 노 대통령을 조용하게 두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당장 참패 책임론의 상당 부분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이미 24일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선거 패배 책임이 노 대통령에게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31.4%로 1위였다.
결정적 순간은 민주당과의 통합 움직임 때 올 것이다. 민주당 쪽에선 노 대통령에 대해 커다란 반감을 갖고 있다. 최근 문재인 전 수석이
밝혔듯 노 대통령도 민주당과의 통합에 대해 긍정적이진 않다. 결국 노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흐름이 조성될 수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열린우리당은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정당이라는 게 노 대통령 생각”이라면서 “그렇다고 해서 범여권 통합 움직임을
막겠다는 얘기는 아니다”고 했다. 탈당문제에 대해 한 관계자는 “Nobody Knows(아무도 모른다)”라고 했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정 의장이 가장 먼저 맞닥뜨릴 문제는 ‘선거 패배 책임론’이다. 정 의장은 26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책임질 것은 책임지는 정치를
해왔다. 선거 후 신중하게 판단해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는 선거 후 ‘지도부 총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정 의장측은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핵심 측근은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피습이 결정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또 여당의 선거 패인으로 정 의장 책임이 6%로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정 의장을 대체할 리더십을 구축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사퇴보다는 여권 국정 운영의 근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경기지역 유세에서 “당을 안정적으로 혁신해서 이끌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이 문제가 여권 내부
충돌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김근태 최고위원
김 최고위원은 지방선거 유세 때 정 의장과는 거리를 뒀다. 김 최고위원측은 선거 이후 지도부 사퇴 문제에 대해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을 하는 것이 상례”라고 했다. 지도부로서 책임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주변에선 정 의장과 함께 동반 사퇴를 주장할
것이란 말이 나온다.
김 최고위원은 선거 이후 고건 전 총리와의 연대 등을 추진하면서 독자노선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중요 선언이 나올 수도 있다.
향후 열린우리당이 가는 방향은 정 의장 거취와 함께 김 최고위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고건 전 총리
고 전 총리측이 가장 바라는 것은 열린우리당 다수와 민주당이 자신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이다. 고 전 총리측은 “지방선거 이후 ‘중도개혁
실용주의 연대’를 추진하겠지만 특정 정당에 입당하거나 곧바로 연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고 전 총리측 인사는 “열린우리당 내 중도파와 호남 의원, 민주당, 외곽 단체 등을 모두 포괄한 느슨한 연대를 추진할 수 있다. 신당
창당은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했다. 고 전 총리를 지지하는 외곽단체인 우민산악회와 고청련(고건 대통령 후보 추대 전국 청장년연대) 등이
최근 몸집을 불리는 것에 대해서도 “우호적 입장서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한명숙·강금실·천정배·유시민
한 총리는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대외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민생 탐방, 유럽 순방 등을 통해 ‘온건한 대안(代案)’으로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미 당내에선 “한 총리가 대선 후보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는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법무법인 지평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선 강 후보가 이미 선거 후를 보고
‘아름다운 패배’를 통해 대선주자로서의 이미지를 심으려 한다는 말도 나온다.
천정배 법무장관은 여권 대선 레이스 참가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올 여름쯤 열린우리당에 복귀할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본인은 “지금은 할
일이 많다”며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천 장관측 인사는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유시민 복지부 장관은 올해 안에 국민연금문제를 마무리짓고, 연말쯤 당에 복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유 장관은 친노 그룹을 재건,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政治.社會 關係'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호철 "고건 전 총리, 화장실에서 웃고 있을것" (0) | 2006.05.27 |
---|---|
대법관 5명 교체 검찰·학계·鄕判은 ‘단수후보’ 압축 (0) | 2006.05.27 |
가짜 우파, 가짜 애국, 가짜 기독인들 (0) | 2006.05.10 |
임종인·천영세의 정체(正體) (0) | 2006.05.10 |
노대통령 '與 양보' 권고 배경 (0) | 2006.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