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政治.社會 關係

통합 마찰로 노대통령 탈당?

鶴山 徐 仁 2006. 5. 27. 08:44
‘정계재편 신호탄’ 지방선거 이후 汎여권은

5·31 지방선거는 범여권에 빅뱅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여론조사 결과처럼 열린우리당이 대패(大敗)할 경우, 어떤 형태로든 여권 재편 움직임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의 대선 후보들, 고건 전 총리 등이 5·31 이후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놓고 벌써부터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노 대통령은 단 한마디도 선거 관련 얘기를 한 적이 없다. 일종의 거리 두기이지만, 노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가 선거일 것이란 짐작은 상식에 가깝다. 노 대통령은 선거 후에도 정치판의 변동에 대해서는 가급적 말을 하지 않고 양극화, 한·미 FTA 등 정책 사안들에 집중할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상황이 노 대통령을 조용하게 두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당장 참패 책임론의 상당 부분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이미 24일 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에서 선거 패배 책임이 노 대통령에게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31.4%로 1위였다.

결정적 순간은 민주당과의 통합 움직임 때 올 것이다. 민주당 쪽에선 노 대통령에 대해 커다란 반감을 갖고 있다. 최근 문재인 전 수석이 밝혔듯 노 대통령도 민주당과의 통합에 대해 긍정적이진 않다. 결국 노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흐름이 조성될 수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열린우리당은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정당이라는 게 노 대통령 생각”이라면서 “그렇다고 해서 범여권 통합 움직임을 막겠다는 얘기는 아니다”고 했다. 탈당문제에 대해 한 관계자는 “Nobody Knows(아무도 모른다)”라고 했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정 의장이 가장 먼저 맞닥뜨릴 문제는 ‘선거 패배 책임론’이다. 정 의장은 26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책임질 것은 책임지는 정치를 해왔다. 선거 후 신중하게 판단해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당내에는 선거 후 ‘지도부 총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정 의장측은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핵심 측근은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피습이 결정적이었다”고 했다. 그는 또 여당의 선거 패인으로 정 의장 책임이 6%로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정 의장을 대체할 리더십을 구축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사퇴보다는 여권 국정 운영의 근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경기지역 유세에서 “당을 안정적으로 혁신해서 이끌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이 문제가 여권 내부 충돌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김근태 최고위원

김 최고위원은 지방선거 유세 때 정 의장과는 거리를 뒀다. 김 최고위원측은 선거 이후 지도부 사퇴 문제에 대해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을 하는 것이 상례”라고 했다. 지도부로서 책임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주변에선 정 의장과 함께 동반 사퇴를 주장할 것이란 말이 나온다.

김 최고위원은 선거 이후 고건 전 총리와의 연대 등을 추진하면서 독자노선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중요 선언이 나올 수도 있다. 향후 열린우리당이 가는 방향은 정 의장 거취와 함께 김 최고위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고건 전 총리

고 전 총리측이 가장 바라는 것은 열린우리당 다수와 민주당이 자신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이다. 고 전 총리측은 “지방선거 이후 ‘중도개혁 실용주의 연대’를 추진하겠지만 특정 정당에 입당하거나 곧바로 연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고 전 총리측 인사는 “열린우리당 내 중도파와 호남 의원, 민주당, 외곽 단체 등을 모두 포괄한 느슨한 연대를 추진할 수 있다. 신당 창당은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했다. 고 전 총리를 지지하는 외곽단체인 우민산악회와 고청련(고건 대통령 후보 추대 전국 청장년연대) 등이 최근 몸집을 불리는 것에 대해서도 “우호적 입장서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한명숙·강금실·천정배·유시민

한 총리는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대외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민생 탐방, 유럽 순방 등을 통해 ‘온건한 대안(代案)’으로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미 당내에선 “한 총리가 대선 후보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는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법무법인 지평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선 강 후보가 이미 선거 후를 보고 ‘아름다운 패배’를 통해 대선주자로서의 이미지를 심으려 한다는 말도 나온다.

천정배 법무장관은 여권 대선 레이스 참가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올 여름쯤 열린우리당에 복귀할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본인은 “지금은 할 일이 많다”며 이를 부인했다. 하지만 천 장관측 인사는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유시민 복지부 장관은 올해 안에 국민연금문제를 마무리짓고, 연말쯤 당에 복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유 장관은 친노 그룹을 재건,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신정록기자 jrshin@chosun.com
배성규기자 vegaa@chosun.com
입력 : 2006.05.27 01:34 16' / 수정 : 2006.05.27 02:5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