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Free Opinion

[스크랩] 국악인 이선숙씨 목구조 황토집

鶴山 徐 仁 2006. 3. 3. 07:58

황토집 짓고 건강 되찾은 국악인 이선숙 씨 

울산 27평 목구조 황토집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거리의 배내봉 자락에 27평형 황토집을 짓고 생활하는 국악인 이선숙 씨. 득음(得音)을 위해 배내봉 기슭 장군폭포 가까운 곳에 600평의 부지를 마련, 지인(知人)과 함께 300평씩 필지 분할을 했다. 평소 토굴이라도 짓고 소리공부를 하겠다고 맘먹었기에, 망설임 없이 자연과 가장 가까운 흙집을 선택했다. 

나무로 뼈대를 세워 황토만으로 마감한 이 집은 황토가 자그마치 15톤 트럭 3차 분량이 들었다. 한마디로 황토 토굴이나 다름없다. 황토집에서 생활한 지 두어 달 만에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건강을 되찾은 것이다. 이전에는 득음을 위해 조금만 목을 혹사하면 편도가 부었는데, 별별 치료를 다 받아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편도는 물론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도 함께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면서 말로만 듣던 황토의 효능이 이렇게 좋은 줄은 몰랐다고 한다.

득음(得音). 판소리에서 성음(聲音)과 조(調), 길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함으로써 그 모든 상황을 나타내는 경지에 이른 것을 말한다. 옛 소리꾼들은 이를 위해 심산유곡(深山幽谷)의 폭포를 찾아 수년을 홀로 지내며 피나는 수련을 했다. 자신의 소리가 폭포를 뚫고 낭랑히 울릴 때까지……. 혹자는 “타고난 재질과 기교(技巧)뿐만이 아닌, 오랜 방황과 탐구 속에서 삶에 대한 깨달음과 영원에 대한 발견이 더해져야 비로소 그 소리를 얻는다”고 한다.

여기 영원 속에 그 소리를 울려 보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거리의 배내봉 자락에 황토집을 짓고 소리공부에 매진(邁進)하는 국악인 이선숙(38세) 씨다. 판소리 다섯마당을 꿰뚫고 춤과 기악에도 명인으로 알려진 장월중선의 제자로 영남에서 손꼽히는 소리꾼이다.

하늘이 내려 준 천혜의 부지
요즈음 들어 삭막하기 그지없는 도심을 탈출하여 근교 한적한 전원에서 자연을 벗삼아 텃밭을 일구며 살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 하지만 전원행을 결심하기까지에는 입지 선정에서부터 부지 마련, 건축구조 선택 등등 신경을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국악인 이선숙 씨도 예외는 아니었다. 울산시 한복판에서 ‘이선숙 판소리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제자들을 가르치며 소리공부에 매진했지만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맘껏 목청을 돋울 수 없다는 것은 덮어두더라도 오염된 미세 먼지로 인한 기관지염을 자주 앓았다. 

소리꾼에겐 치명적이었다. 수년 동안 주말이나 방학 때면 제자들을 데리고 산 좋고 물 맑은 곳을 찾아 수련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신이나 제자들을 위해서도 언제까지고 인적이 드문 계곡을 찾아 천막을 치고 소리공부를 할 수는 없었다. 주거지를 겸한 수련원을 짓겠다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꽉 차 있을 무렵, 다행히 천혜의 터를 찾아냈다.

제자들과 함께 소리공부 차 들린 울주군 상북면 거리의 배내봉 기슭에서 만난 장군폭포 앞에서 그만 숨이 멎는 듯했다. 영남의 알프스라 불리는 고봉들 틈에 끼인 배내봉은 등산객에겐 익히 알려진 곳이지만 상북면 거리마을회관에서 지곡저수지, 한국전통초가연구소 앞을 거쳐 오르는 코스는 처녀지나 다름없다. 30여 미터 높이에 두 폭으로 걸친 채 장쾌한 물줄기를 토하는 폭포 위엔 멋들어진 바위가 고개를 내미는데, 바로 장군바위다. 

한국전통초가연구소에서 이 폭포까지의 거리는 1.5킬로미터 정도로 계곡을 따라 흐르는 청량한 물소리가 땅과 하늘을 잇는다. 그 사이에서 목청을 돋우노라면 어느덧 세속의 번뇌는 사라지고 맑고 청아한 자연의 소리만 들리는 듯했다. 이선숙 씨는 ‘여기다!’ 하는 외마디 소리와 함께 그만 무릎을 탁 쳤다.

자연에 가장 가까운 흙집
그로부터 현지에 부지를 마련하려고 1년 넘게 언양 일대 부동산을 뒤졌다. 마침내 2003년 늦가을, 한국전통초가연구소와 계곡 하나를 마주한 자리에 600평의 하천부지가 평당 15만 원에 나왔다. 탐나는 땅이긴 하지만 집도 앉혀야 하기에 600평은 여간 부담스럽지 않았다. 

한편으론 소리공부에만 매진할 수 있는 이곳을 놓치면 평생 후회로 남을 것 같았다. 그래서 집은 나중에라도 차차 짓자는 맘으로 부지를 매입했는데, 그 얼마 후 때가 맞았는지 이웃하며 살자는 지인(知人)을 만나 필지를 300평씩 분할해 넘겼다. 이 때부터 집 짓기는 일사천리(一瀉千里)로 진행됐다.

평소 토굴이라도 짓고 소리공부를 하겠다는 생각을 늘 했기에, 건축구조는 망설임 없이 자연과 가장 가까운 모습의 흙집으로 정했다. 이를 두고 금상첨화(錦上添花)라고나 할까? 한국 전통 주거문화의 명맥을 잇는 윤원태 교수가 이웃에 있으니 건축일은 믿고 맡기기만 하면 됐다.

그렇게 해서 11월 초 토목공사에 들어가 이듬해인 1월 18일 입주를 했다. 나무로 뼈대를 세워 황토만으로 마감을 했는데 황토가 자그마치 15톤 트럭 3차 분량이 들었다. 한마디로 황토 토굴이나 다름없다. 황토집은 습도 조절 능력과 건강에 유익한 원적외선 방사율, 항균 효과, 탈취 기능이 우수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크랙(Crack : 금이 가거나 갈라지는 현상)이 생기고 곰팡이와 벌레가 꾄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겨울철에 공사를 잘 못할 경우, 단점이 그대로 노출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집은 겨울철에 공사를 했음에도 장점만 부각될 뿐 단점이라곤 찾아보기 어렵다. 공사기간 내내 장작불을 때가며 온·습도를 조절했고 여기에 한국전통초가연구소만의 노하우를 집약시켰기 때문이다.

황토 효능 몸으로 실감해
이 집은 27평형으로 평면을 현대식 아파트 구조처럼 꾸몄다. 방 2, 구들방 1, 거실, 주방, 욕실, 다용도실, 부엌으로 구성돼 있는데, 특히 넓은 거실을 두어 제자들이 소리공부를 하는 공간으로 활용토록 배려했다. 윤원태 교수는 “한 칸짜리 구들방 아궁이에서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장작불꽃과 함께 부지깽이로 장단을 맞추며 소리 연습하는 모습은 마치 선녀들이 노는 모습과 흡사하다”고.

이선숙 씨가 황토집에서 생활한 지 두어 달 만에 무엇보다 달라진 점은 건강을 되찾은 것이다. 이전에는 득음을 위해 조금만 목을 혹사하면 편도가 부어 양방이니 한방이니 별별 치료를 다 받아도 별 효험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편도는 물론 알레르기 비염과 천식도 함께 좋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면서 “말로만 듣던 황토의 효능이 이렇게 좋은 줄은 몰랐다”고 한다.

이제 황토집에서 건강도 되찾았으니 소리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여 훌륭한 제자들을 많이 배출하는 것이 소원이라며 황토집을 짓고 이사 온 것을 행복해 한다. 田

■ 글·사진 윤홍로 기자

·위     치 :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거리
·대지면적 : 300평
·건축면적 : 27평
·건축형태 : 목구조 황토집
·벽체구조 : 심벽치기
·실내구조 : 방 2, 구들방 1, 거실, 주방, 욕실 

                다용도실, 부엌 




















 

 


 
출처 : 블로그 > 흙집마을 | 글쓴이 : 비즈니스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