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네팔·아프간 등 24명 "우리도 이대생"

鶴山 徐 仁 2006. 2. 25. 11:49
이대, 개도국 장학생 첫 초청

“한국에 꼭 오고 싶었어요. 내 인생에 이런 행운이 오다니….”

23일 오전 이화여대 캠퍼스. 아프가니스탄, 네팔,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모잠비크 등 14개국에서 선발된 24명의 여학생이 모여 있었다.

피부색도 다양하고 의상도 제각각이었지만 표정은 하나같이 들떠 있었다.

이들은 이화여대가 창립 120주년을 맞아 개발도상국 여학생 120명을 장학생으로 초청하는 ‘이화 글로벌 파트너십 프로그램(EGPP)’의 첫 수혜자로 24일 입학식에서 이화여대생이 되게 됐다. 이화여대가 개발도상국 학생들을 장학생으로 대거 초청하는 것은 개교 이래 처음이다.

▲ 이화여대에 장학생으로 입학하게 된 아프가니스탄, 네팔, 우즈베키스탄 등 14개국 여학생 24명이 23일 다양한 민속의상을 입고 캠퍼스에 모였다. 연합뉴스
EGPP 장학생 대표는 케냐의 무틴다 아델라이드(21·국제학부)씨. 그는 24일 입학식에서 한국 학생 1명과 나란히 단상에 올라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신입생 대표 선서를 하게 된다.

장학생 중 최연소자인 우투이 나디아(18·모잠비크·건축학)양은 “우리나라에서는 여성이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적다”며 “모잠비크 출신 첫 유학생이 된 것은 하늘이 내게 주신 선물”이라고 했다.

그는 “서울에 고층 건물들이 많아 놀랐다”며 “건축학을 배워서 모잠비크에 돌아가 튼튼하고 멋진 건물을 짓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네팔의 마드비 바따(31·사회학)씨는 남편을 따라 한국에 왔다가 EGPP 장학생에 지원했다.

그는 “네팔의 민주화와 사회 정의에 기여하기 위해 사회학을 선택했다”고 했다. 전쟁의 상처가 채 가시지 않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라솔리 자하라(22·사회학부)씨는 “여성운동에 대해 배워서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여성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화여대 신인령(辛仁羚·63) 총장은 “120년 전 조선에서 여성 교육을 시작한 스크랜튼 여사의 뜻을 기려 가난한 외국 학생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의의를 밝혔다.

허윤희기자 ostinato@chosun.com
입력 : 2006.02.23 19:18 37' / 수정 : 2006.02.24 04:5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