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비교. 통계자료

부천SK 연고지 제주 이전 찬성률

鶴山 徐 仁 2006. 2. 7. 17:21
글쓴이 : 신창운 ( scw1309 )  글 올린 시간 : 2006-02-06 오후 10:2
부천SK 프로축구단이 지난 2일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에서 제주로의 연고지 이전을 승인받았다고 합니다. 갑작스런 연고지 이전에 대해 부천시민은 물론 많은 축구팬들이 아쉬움과 함께 SK를 원망하고 있더군요.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국내 프로축구에 대해 무관심했던 저 역시 반성(?) 좀 했습니다. 그동안 몰랐던 사실이 한두 가지가 아니더군요.

SK가 연고 이전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간단했습니다. 부천 팬은 외면하는데 제주도민은 열렬히 환영한다는 것입니다. 제주도 및 서귀포시 차원의 장밋빛 지원 약속과 함께 내세운 이전 근거가 여론조사더군요. '지난해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85% 이상이 프로구단 창단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고, '10번 이상 경기가 열리면 3.5회 이상 관람하겠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했습니다.

제주도민 85% 찬성, 그럼 부천시민은 몇 %일까

'제주도민 85% 이상이 프로구단 창단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다'는 조사결과부터 한 번 볼까요. 첫째, '좋은 게 좋다'는 식의 질문으로 높은 찬성률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프로구단을 창단한다고요?' 창단하면 좋고 창단하지 않더라도 응답자에게 별로 해롭지 않습니다. 반대할 이유가 없기에 다들 찬성한 것입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제주도민의 찬성률이 특별히 높았다고 보지 않습니다. 만약 부천시민을 대상으로 SK 프로축구단이 부천에 계속 머물러야 하는지 물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둘째, 90%에 가까운 응답결과는 조사로서의 가치가 없습니다. 물어볼 필요가 없는 당연한 내용을 물었거나 조사자의 의도를 달성하기 위해 혹은 잘못 물어본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조사결과를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직장인 95% 스트레스 느낀다', '서울 시민 99.2% 대학등록금에 부담 느낀다' 등등.

셋째, 조사의 신빙성도 문제입니다. 조사방법에 대한 언급이 없어 이 수치가 얼마나 신뢰할 만한지 알 수 없습니다. 또 가급적 찬성률을 높이고 싶었을텐데, '85% 이상'이란 표현은 정확히 몇 %를 말하는 것일까요.

'10번에 3.5회 이상 관람'을 얼마나 믿어야 할까

'10번 이상 경기가 열리면 3.5회 이상 관람하겠다'는 조사결과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떤 조사대상을, 그리고 몇 명을 상대로 어떻게 질문했는지 궁금하군요. 아마 10번 이상 경기가 열리면 몇 번쯤 관람하겠는가 물어 평균했을 것입니다. 이런 결과는 응답대상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달리 해석되어야 합니다. 또 응답결과를 산술 평균하는 것이 정확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제주도민이 과연 응답한대로 실제 운동장에 나갈 것인가 입니다. SK는 자동차 주유 고객, 휴대폰 사용 고객 등을 통해 고객만족과 고객관계마케팅에 상당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대기업입니다. 설마 SK 프로축구단이 이런 주먹구구식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주시 거주 30만명 서귀포 경기장 관람’이란 마케팅 목표를 세우진 않았겠죠.

SK의 '제주 유나이티드'. 앞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것처럼, 제주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