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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事 資料 綜合

러포트, 이임식서 속내 털어놔

鶴山 徐 仁 2006. 2. 5. 22:18
러포트, 이임식서 속내 털어놔

리언 러포트 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2월3일 이취임식장에서 속내를 털어놓는 발언들을 했습니다. 한미 동맹이 시련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한미동맹을 사랑하는 한국인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 한미 관계를 감안할 때 음미해볼 만한 대목이 제법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 관련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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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언 러포트 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3일 “향후 한미동맹은 시련을 겪을 것(In the coming years, our ROK-U.S. alliance will be tested)”이라며 “위협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한미 양국의 공개적인 토론에 의해 시련을 겪을 것이며 한미동맹에 대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과 동맹 분열로 득을 보는 이들로부터 공격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포트 전 사령관은 3일 오전 서울 용산기지 콜리어필드 하우스에서 열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이취임식에서 이임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한미동맹을 사랑하고 옹호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두 차례나 말했다.

러포트 전 사령관이 한미동맹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한국민에 대해 강한 ‘당부’를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군 주변에선 러포트 전 사령관이 현직을 떠나면서 그동안 드러내지 않았던 한국측에 대한 불만과 우려 등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보고 있다. 러포트 전 사령관은 지난 3년9개월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으로 있으면서 각종 공식행사에서 한미동맹은 굳건하고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말해왔었다.

이날 이·취임식은 한·미 양국의 정부 고위관료들과 군 수뇌부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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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주한미군사령관 이임하던 날
"한미동맹 사랑하는 사람들 입장 밝혀야"

[조선일보 군사전문 기자]

리언 러포트 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3일 이임사에서 “한미동맹을 사랑하고 옹호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한국에 대한 우려와 불만 등 주한미군, 더 나아가 미국 쪽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기류(氣流)를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은 그의 발언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눈치다. 하지만 그가 지난 2002년 5월 부임해 3년9개월간 재임한 역대 최장수 주한미군사령관이었고, 친한(親韓) 또는 지한(知韓)파로 분류되는 인사였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날 서울 용산 미8군 영내(營內)에서 열린 이·취임식에서 그가 한 발언 중엔 주목할 만한 대목이 적지 않다. 그는 “대한민국과 미국에서 지속적이며 중요한 한미관계를 위해 (한미동맹을 사랑하고 옹호하는) 이들은 한미동맹을 이끌어 나가고 관리하는 사람들을 지원해야 한다. 우리는 비판이나 공개적인 토론에 대해 분개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한미동맹을 사랑하고 지원하며 연합방위팀의 장병들을 아끼는 이들은 자기 목소리를 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러포트 전 사령관은 한미동맹의 장래와 관련, 낙관한다면서도 시련을 겪을 것(tested)이라고 우려했다. 재임기간 중 그는 한미동맹의 현주소와 장래에 대해 우려하는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고 별 문제가 없다’는 등 대부분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했었다.

군 소식통들은 러포트 전 사령관의 이날 발언이 북한 핵문제 해법 등을 둘러싼 한미간 이견 외에도 미군 훈련장 확보, 주한미군 반환기지 환경오염 치유 문제 등 최근 첨예한 한미간 군사현안에 따른 갈등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러포트 전 사령관은 지난달 26일 국방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훈련장 문제 등에 대해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로 한국 국민들이 알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한국군 관계자들은 미군 훈련장 문제가 3~4개월 이내에 해결되지 않으면 훈련을 매우 중시하는 미군측이 ‘주한미군 추가감축 또는 철수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러포트 전 사령관에 이어 취임사에 나선 비 비 벨(Burwell B. Bell) 신임 사령관은 “혹자는 최근의 한미 양국 군(軍)의 구조조정이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징조라고 얘기하지만 그것은 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며 “한미동맹의 변혁은 더 힘있고 능력 있는 동맹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벨 신임 사령관은 특히 백선엽(白善燁) 예비역 대장에 대한 각별한 존경심을 표시했다. 그는 “장군의 저서인 ‘부산에서 판문점까지’를 읽었다. 백 장군은 세계 각지의 자유를 사랑하는 사람 모두의 영웅”이라며 “당신은 참 군인이며 훌륭한 정치가로 오늘날 군복무 중인 모든 장병들은 당신처럼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한 분들께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2004년 7월 미국 방문 중 갑자기 ‘척추성 근위축증’이 악화돼 러포트 사령관의 도움으로 미 공군 특별기 편으로 무사 귀국한 신형진(23)씨의 가족도 초청돼 눈길을 끌었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 bemi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