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사진과 映像房

[스크랩] 삿포로의 눈..

鶴山 徐 仁 2006. 2. 4. 13:59

나무 위에 달콤한 크림 범벅처럼 얹혀진 눈

 

 

여행지에서 맞는 눈은 왠지 더 포근히 느껴진다.

그 푸근함이 그리워 가끔 겨울에는 그곳에 간다.

 

 

 

 

 

 

 덮힌 눈사이로 김이 무럭무럭 나는 온천물이 흐르고 있다.

 

 

 

물론, 함박눈을 맞으면서 스키와 온천을 즐기려는

옆지기의 격조? 높은 취향을 이기지 못하여서지만..

 

 

 

여행을 갈때면 늘 언제나 새로 나온 책을 한 두권 산다.

대개 평소와 달리 잘 넘어가는 책들.. 전경린과 홍잉등의

연애소설들.. 다빈치 코드 같은 베스트 셀러물들 ..

모두 여행을 하면서 읽었다.. 때론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보고자 했던 책도 보면서...


아무래도 나에게 여행은  일상의 방해를 받지 않고, 
무언가를  계속 읽을수 있는 시간의 자유가 있어 좋다.

이런 집에서 한달내내 뒹굴 뒹굴 지내면서 책을 읽는다면..

근데 이번엔 그 자유를 더 자유롭게 하려고 책이 빠졌다. 시간에 쫓겨 그만 책을 살 시간을 놓쳤기 때문이다. 해서, 기내에 준비된 몇종의 신문들과 잡지까지 두루 섭렵해 본다. 시간을 산다는 것은 무언가에 빠져서 시간을 잊고 있을때.. 그때가 가장 내가 시간에, 아니면 나에게 자유롭기 때문일까..?!

암튼 그래서 그 시간 속에서 건지는 몇가지..

교외로 나가면 보이는 겨울산의 모습

잡지 속에 어떤 유명 사진 작가의 결론..

"결국 어떤 것도 같은 모습을 보여 주지 않는다.
그냥 보여 준다. 말이 필요없는 세계를..
나무들과 눈송이의 밀어.. 위풍당당한 모습..
살며시 내려 앉는 눈송이들의 속삭임. 
작가는 그 풍경을 찍으며 
그들의 story를 상상하고 엮어낸다.."

                 그날 밤에도 살포시 눈이 내리고.. 잠시 주저하다가는 또 펑펑 내렸다..


그러나..
내게 이런 사진찍기가 쉬운 일이 아님은,
우선은 육신의 눈을 따라 생각하며 즐기는..
아날로그적 사고의 사람에겐 그 순간 셔터부터 눌러
포착하는,  좀더 숙련된 순발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요즘엔 남녀노소, 수 많은 이들이 모~든 걸 걍 찍고,
올리고, 손가락 수다를 떠는 것이 일상화 되어 버렸는데...





눈 속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자전거


이런 블놀이도 아마 저 자전거와 주인의 
관계와 같은 일종의 책임을 안고 있겠지.. 
자전거는 주인을 태워야 하고
주인은 그 자전거를 움직여 나가야 하는..
그래서.. 모 신문기자의 다소 높은 톤의 글이 
내 손 끝에까지  이렇게 머물러 있는 것일까..?
"Blog여 사회에 기여하라.. Social media로서 충실하라.."

나란히 함박눈을 뒤집어 쓴 자전거들이 재미있다.

 

한국의 블로그는 싸이.를 포함하여 약 
2300 만 개이며..  미국이 약1400만 개, 
중국이 약 1300만 개, 인구 비례로 볼 때 
우리는 어마어마한 블로그 강국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개인 일기에서 출발하여 사회의 주요 이슈를 
제기해, 정책에 영향을 미칠 만큼 반향을 
부르는 의제 설정의 매체가 되고.. 
 
유명 블로거와 포털 운영사, 
대기업들이 모여 심포지엄을 여는 둥 블로거의 
전문 지식을 사회에 환원하는 일에 활발하게 움직이는 
그네들에 비해, 우리 블로거들의 역할은 
미진하다고 평가하면서..
주로 10위권 이내 블로그가 요리, 몸매 가꾸기, 쇼핑몰..등
신변 잡기를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라나?
그리고 그 원인이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이성적 공론이 형성 되기도 전에 악플의 극성으로 인해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 지식을 사회적 현상과 결부시켜 
블로그에 내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 한다.
공감을 하면서 한편으론 왠지 짐이 하나 더 얹혀지는 
듯한 기분인 것은, 별 전문 지식도 없는 아짐의 궁상이련가..?

아무튼... 
한데 모여 눈을 맞고 있는 자전거들이 
새삼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

 

거리의 illumination

 눈을 맞으며 한가로이 걷기도 하며..

모처럼 한밤의 느긋함을 누렸다.

 

 

 

오도리 공원내의 일루미네이션

 

 
 

 
 

 

 

 

 

 
  
 
 
에펠탑을 닮은 시계탑이 상징인 오도리 공원은
겨울 눈 축제 때엔 거대한 눈 조각이 세워지며,
 
한 여름 밤에는 유명 맥주 회사들의 
맥주 축제가 열려서 잔디 광장 곳곳에
긴 생맥주 통을 옆에 놓고,  삼삼오오 떠들며 
맥주를 마시는 젊은이들로 가득 가득,
흥청흥청 넘쳐나는 곳이다. 
 
따라서 곁에 있는 간이 화장실 마다 
무쟈게 기~인 행렬도 함께 인상적인 곳.
 
 

 삿포로에서 가까운 호반으로 가는길

 

 

작은 자동차로 한 시간쯤 걸렸을까..
하얀 눈 길을 따라 꿋꿋이 달리는 망아지 썰매..? 
렌트한 차 이름이 colt이다.
 
 
풍경을 보며 받는 인상의 한계란 역시
감동은 풍경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안에 깃든 인간의 삶에서 온다고...
 
감동은 그 풍경을 바라보는 자의
마음 속 감성으로 보여지고 느껴진다.

 

 
하얀 천지 속 푸른 시코츠 호수의 잔잔함이 시원하게 밀려 온다.

 

 

풍경뿐 아니라  사진과 그림도, 소설과 시도
사물과 사람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눈으로.. 
감성으로.. 그렇게 읽혀진다. 
이러한 블로그의 글들도..
 
항상 그 모든 것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는 
자신의 몫이고.. 그래서  그 반응에 대해  주변의 
사회가 묻기도 하고, 책임을 지우는 것일게다.
 
 
그러나,
 바람이 불어 나뭇가지 위의 눈을 모두 날려 버리고 
호수의 물결을 일으키듯.. 환경과 세월을 따라
변하고 흘러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일진대
그런 것들에 연연하지는 않으리라..
 
같은 순간도, 같은 모습도 세상에는 결코 없으며..
강렬했던  감정도.. 그 알량한 감성도 지성도.. 
사랑도.. 모두 모두 흘러 가버리며.. 
 
 
 

 

텅비인 가지를 펴고 다시 꿈꾸는 나무들

 
 
 
오직 성경에 이른대로
영원하신 하나님과, 그의 말씀과
그 뜻을 행하는 이.. 이 세가지 외에는
이 땅위에 모든 것은 변할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럼에도..
 그 흐르는 순환의 고리를 따라  
오늘도 이렇게  호수 위로.. 눈밭으로..
부단히  시간의 날개 짓을  해보는 것이다.
 
부질없이.. 
상념이 흐르는대로.. 
...
   

 


 

 

 

 

"....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또 눈이 
퍼붓고 할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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