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산책 마당
가끔은 얼마만큼 나로 물들어 있는지 당신 가슴창을 들여다 보고 싶습니다 간신히 안개 한 장 두르고 있는 살갗에 생채기를 남겨가면서 말입니다 별빛 타고 오는 당신이 너무 아름다워, 아름다움에 부셔 제대로 눈을 뜨지 못하나 봅니다 가끔은 당신이 내게 얼마만큼 와 있는지 비틀거리는 발자국을 세어보고 싶습니다 가슴서랍에 곱게 그려두고 싶은가 봅니다 숨가쁘게 달려온 당신에게 숨 고를 새도 없이 달려가 품에 안겨 엇박자를 이루는 가슴을 둥 둥 쳐가면서 말입니다 가슴으로 보이는 게 사랑일진데 눈으로 보려고 하면서 아파합니다 바보들은 말입니다 / 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