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소환통보 직후..유서 "차장님께
빌려드린 돈도 있어"
경찰청 관계자는 "자살 사실이 보고된 뒤 고인이 근무하던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차장 부속실에서 자필 유서가 발견됐다"며 "강 경위가 금요일인 20일 출근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 경위는 A4지 5장 분량의 연필로 쓴 유서에서 "사랑하는 자기야! 정말로 겁나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여행도 다니고 하면서 말이야. 못난 나를 만나서 아니 더러운 세상을 접하게 된 것이지 시간이 흐르면서 말이야…"라고 썼다. 그는 모 검사의 이름을 'S검새님('검사'를 잘못쓴듯)'이라고 지칭하며 "주식에 투자한 것은 차장님(최광식 차장)께 용돈 받은 것을 모아 부인이 모르게 비상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그는 "윤상림은 잘 몰라요. 전화는 가끔 오긴 하더구만"이라며 자신이 이번 사건에 대해 잘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떻게 하다가 이런 세상을 만났을까? 인생이 차가 왜 이렇게 험난하게 가는 걸까.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가 거짓인지 모르게 가는 이 세상 정말 싫다 싫어"라며 신세를 한탄했다. 강 경위는 가족들에게 "차장님한테 빌려드린 돈도 있어. 통장에 많이 못 남겨서 미안하다. 행복하게 살아라"라고 쓴 후 "뉴스 없는 세상으로 가자! 검새 없는 세상으로 가자!"라며 검찰과 언론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발견 당시 강 경위는 평상복장 차림이었고 주변에서 술병과 담배, 배터리가 분리된 휴대전화 등이 놓여 있었다. 경찰은 강 경위의 카니발 승합차를 찾던 중 강 경위가 이날 원주지역 일대에서 휴대전화 통화를 한 사실을 확인, 수색 작업을 벌여 21일 오전 강 경위의 차량을 발견한데 이어 차량에서 200여m 떨어진 야산에서 강 경위를 발견했다. 강 경위의 시신은 원주의료원에 안치됐으며 숨진 채 발견된 곳은 자신의 고향 집 인근 선산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 경위의 부인은 강 경위가 지난 20일 오후 2시께 귀가하지 않자 경기도 일산소방서에 신고했고 이는 곧바로 경찰에 통보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에 대해 "강씨의 상사인 최광식 차장과 브로커 윤상림씨와의 관계에 대해 조사할 것이 있어 강씨를 20일 오전 10시에 출석하라고 소환했으나 강씨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강 경위가 최 차장을 대신해 송금 심부름을 하는 등 윤씨와의 돈거래에 연루된 정황이 계좌추적을 통해 포착돼 20일 오전 10시 소환 통보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강 경위는 조사를 앞두고 심적 부담에서 자살한 것 같다. 춘천지검 원주지청을 통해 변사사건을 지휘하면서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최 차장은 비서인 강 경위를 통해 윤씨의 차명계좌로 돈을 송금하는 등 강 경위에게 돈 심부름을 시켰으며 최광식 차장의 계좌와 윤씨 차명계좌간에 수천만원대의 돈거래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최광식 차장을 지금 소환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당장 소환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아직 돈거래 경위가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최차장의 혐의를 단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최 차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소식을 듣고 강 경위의 원주 고향 집에 급히 내려왔다"고 말했으나 "검찰 소환 통보를 받았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자세한 경위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순경 출신으로 1990년 경찰에 입문한 강 경위는 지난해 말 허준영 전 청장이 물러난 이후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최광식 차장의 수행비서로 최 차장이 전북경찰청장이던 시절부터 함께 일해 왔으며 작년 12월 경위로 승진했다.
최광식 경찰청 차장의 수행비서로 일하다 원주 고향 집 근처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강희도(40) 경위는 성실한 근무 태도로 주변에서 호평을 받아왔다. 강원 원주 태생의 그는 1984년 원주농고를 졸업하고 의무경찰로 병역을 마친 후 1990년 순경으로 경찰에 투신해 1995년에는 경장, 2001년 말 경사로 승진한 데 이어 작년 12월에는 경위로 특별승진했다. 그는 2001년부터 경기경찰청, 서울경찰청 경무부, 경찰청 혁신기획단 등에서 최 차장을 상사로 두고 일해왔으며 이후 최 차장이 서울경찰청 차장, 경찰청 경비국장, 전남지방경찰청장을 거쳐 경찰청 차장이 될 때까지 줄곧 함께한 '심복'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강 경위에 대해 "매우 성실하고 예의바른 인물이었다"고 평하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강 경위가 혹여 자신의 행동이 본의 아니게 상사에게 누를 끼치지 않을까 고민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브로커 윤상림 사건 수사일지] ▲2005.11.24 =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윤상림 구속 ▲2005.11.30 = 검찰, 윤상림에 수표 제공자 20여명 신원확인 ▲2005.12. 6 = 검찰, 윤상림 판ㆍ검사 상대 로비정황 포착 ▲2005.12. 9 = 윤상림 1차 구속기소 ▲2005.12.12 = 검찰, 윤상림 기업체 로비 2∼3건 추가포착 '윤상림 청부의혹' 경찰관 구속 ▲2005.12.15 = 검찰, 송재빈 윤상림에 2억원 제공 포착 ▲2005.12.16 = 검찰, 윤상림 충청지역 건설업자 상대 사기 포착 ▲2005.12.19 = 검찰, 진승현 윤상림에 수천만원 제공 포착 윤상림 관련 경기지역 W건설사 압수수색 ▲2005.12.21 = 검찰, 윤상림-경찰2명 돈거래 포착 윤상림 2차 기소 ▲2005.12.29 = 윤상림 통화내역서 검ㆍ경 고위간부 및 정치인 등장 ▲2005.12.30 = 윤상림 4차 기소 검찰, 최광식 차장 관련여부 내사 ▲2006. 1. 4 = 윤상림 본명ㆍ차명계좌 180개 발견 ▲2006. 1. 5 = 검찰, 윤상림 '경찰인사청탁 금품수수' 적발 윤상림 5차 기소 ▲2006. 1. 6 = 검찰, 검사장 출신 K변호사 윤상림에 억대제공 확인 ▲2006. 1.15 = 검찰, 판사 2명 윤상림에 1억2천만원 제공 확인 ▲2006. 1.18 = 법원, '윤상림 접견금지' 결정 검찰, 최광식 윤상림에 2천만원 제공 확인 최광식 "윤씨 요청받고 친구통해 대여" 해명 ▲2005. 1.20 = 검찰, 전병헌 의원 윤상림에 1천만원 입금 확인 전병헌 "아파트 내부 수리공사 잔금 입금" 해명 검찰, 강희도 경위 소환. 강 경위 불응 ▲2005. 1.21 = 강 경위 원주 야산서 숨진 채 발견 |
2006.01.21 16:50 입력 / 2006.01.21 21:41 수정 |
검찰 "강경위, 최차장 돈 심부름 수사관련 자살한듯"
검찰 관계자는 "강 경위가 최 차장을 대신해 송금 심부름을 하는 등 윤씨와의 돈거래에 연루된 정황이 계좌추적을 통해 포착돼 20일 오전 10시 소환 통보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강 경위는 그러나 소환에 응하지 않았으며 이후 검찰과도 연락이 두절됐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강 경위는 조사를 앞두고 심적 부담에서 자살한 것 같다. 춘천지검 원주지청을 통해 변사사건을 지휘하면서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최 차장은 비서인 강 경위를 통해 윤씨의 차명계좌로 돈을 송금하는 등 강 경위에게 돈 심부름을 시켰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최광식 차장의 계좌와 윤씨 차명계좌간에 수천만원대의 돈거래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러나 "최광식 차장을 지금 소환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당장 소환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아직 돈거래 경위가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최차장의 혐의를 단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
2006.01.21 17:51 입력 / 2006.01.21 21:38 수정 |
최차장 "윤씨에 송금한 돈은 강경위 돈"
최광식
경찰청 차장은 21일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강희도 경위가 자살했다는 소식에 "검찰에서 조사받는 것이 죄도 아닌데 왜 자살했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최 차장은 "강 경위가 자기 장인 계좌를 통해 내 친구인 P씨에게 작년 3월 송금했던 2천만원은 봉급, 용돈, 활동비 등을 모아 펀드에 투자해달라고 부친 돈이고, 이는 P사장이 작년 7월 윤상림씨 모친 계좌로 부쳤던 2천만원과는 무관하다"며 강 경위가 자신의 돈 심부름을 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다음은 최 차장과의 일문일답. -- 강 경위의 자살 사실은 언제 알았는가. ▲오늘 오전에 알았다. 고향 집 근처에서 자살했다고 해 원주로 급히 내려왔다. -- 유서는 읽었나. ▲경찰청 사무실에서 유서가 발견됐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읽지는 못했다. -- 유서에 보면 '주식에 투자한 것은 그 동안 차장께 용돈 받아 놓은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어떻게 된 것인가. ▲나한테서 받았던 용돈과 그 동안 나왔던 활동비 등으로 1천만원 가량 모으고 월급통장에서 1천만원을 모았으며 이를 합쳐 (강 경위 장인 명의로 된) 차명계좌를 통해 (내 친구 P씨에게) 보냈다고 들었다. 1년 이상 모은 것으로 알고 있다. -- 강 경위가 무엇 때문에 P씨에게 돈을 보냈는가. ▲돈을 모았다가 펀드에 투자해 달라며 작년 3월 보냈던 것이다. 강 경위가 P씨에게 돈을 부쳤다는 사실은 P씨가 얘기하길래 강 경위에게 다시 물어 그저께야 알게 됐다. -- 작년 7월 P씨가 윤상림씨의 차명계좌로 보냈다는 2천만원은 작년 3월 강 경위가 P씨에게 보냈던 것과 무관한가. ▲무관하다. 액수도 비슷하고 해서 검찰이 이 둘 사이에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고 추궁한 것 같다. 작년 7월 것은 윤상림씨가 급전이 필요하다고 해 내가 P씨에게 부탁해서 윤상림씨 차명계좌로 2천만원을 빌려 주도록 한 것이다. 그 때는 몰랐지만 이 차명계좌는 윤상림씨 모친 것으로 알고 있다. P씨는 사업하는 사람으로 나와 30년 지기다. -- 자살하기 전 마지막으로 강 경위를 본 것은 언제인가. ▲어제(20일) 아침이었다. 아침 7시쯤 샤워하러 내려가다가 마주쳤는데 얘기는 하지 않았고 그냥 지나치며 인사만 했다. -- 자살하기 전 특별히 이상한 낌새는 없었나. ▲평상시와 다르지 않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 강 경위가 왜 자살했는지 짐작가는 부분은 없나. ▲나도 모르겠다. 검찰에서 조사받는다고는 하지만 그게 죄도 아닌데 왜 자살을 했는지 모르겠다. (서울=연합뉴스) |
2006.01.21 19:15 입력 / 2006.01.21 21:03 수정 |
'시한폭탄' 강희도 경위 자살
"최차장 결백
밝혀지면 걷잡을 수 없을 듯"
강 경위가 자살로서 알리고 싶었던 '메시지'가 무엇인지는 좀더 조사 결과가 나와야 하겠지만 일단 자살 동기를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유서에 '검사없는 세상으로 가자'등 검찰에 대한 적의(敵意)가 묻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검ㆍ경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경찰이 "검찰이 경찰의 명예를 훼손할 정도의 비열한 수준의 언론플레이를 펴고 있다"며 반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권 조정의 핵심축이었던 최 차장 최측근의 자살은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 검찰의 '공격'에 그나마 입바른 소리를 했던 허준영 전 경찰청장의 전격 퇴임으로 억눌러왔던 분노가 강 경위의 죽음을 계기로 내부결속력이 강화돼 일선의 조직적인 반발로 표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 경위의 유서 가운데 언론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는 '뉴스없는 세상으로 가자'는 대목은 다름아닌 브로커 윤상림씨 조사와 관련, 최 차장의 비리 의혹에 대한 보도라는 게 경찰 안팎의 시각이다. 이런 배경을 감안하면 검찰이 윤씨와 최 차장 사이에서 별다른 비리를 규명하지 못한다면 경찰이 쌓아왔던 울분은 한꺼번에 폭발할 것이 분명하다. 윤씨 조사과정에서 초기부터 검찰이 최 차장의 연루 의혹을 '의도적으로 흘렸다'는 불만과 울분이 경찰 내부에서 팽배한 상황에서 최 차장의 결백함이 결국 드러난다면 이에 '항거'한 강 경위의 죽음은 검찰을 향한 적개심에 도화선이 될 전망이다. 경찰청 한 관계자는 "경찰이 현재 윤씨 관련 조사에서 검찰이 보인 '더티 플레이(dirty play)'에 울분을 삼키고 있는 것은 혹시라도 최 차장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최 차장의 결백이 드러나면 강 경위의 죽음의 책임은 검찰에 있는 것이며 일선의 반발은 이성을 넘어 감정적으로 걷잡을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경위의 죽음으로 경찰 조직 전체가 검찰의 윤씨 관련 수사 결과를 주시하게 됐고 이 결과에 따라서는 검ㆍ경의 극한 대치까지 예상되는 폭풍 전야의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
2006.01.21 19:16 입력 / 2006.01.21 21:38 수정 |
브로커 윤상림씨 수사 어떻게 될까
최광식 차장
조사 불가피할 듯…전체 수사는 그대로 진행
거물급
브로커 윤상림씨와 최광식 경찰청 차장의 돈 거래에 연루된 최 차장의 비서 강희도(40) 경위가 20일 스스로 목숨을 끊음에 따라 검찰 수사에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지금까지 윤씨가 강원랜드에서 사용한 1천만원 짜리 수표 900여장의 출처를 확인하고 180여 개의 차명계좌를 추적해 윤씨가 사용한 돈의 흐름을 쫓아왔다. 윤씨가 변변한 돈벌이가 없는데도 수십억원씩 벌여들여 카지노에서 탕진한 데 주목하고 이 돈의 출처를 캐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건설업자와 판사, 변호사 등이 윤씨에게 수천만원씩 건넨 사실이 밝혀졌으며 최광식 차장도 차명계좌를 통해 윤씨와 수천만원의 돈 거래를 한 흔적이 최근 포착됐다. 검찰 관계자는 일단 "강 경위의 자살과 상관없이 수사는 흔들림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윤씨와 최 차장 사이의 돈 거래에 연결고리 역할을 한 강 경위의 죽음으로 이 부분 수사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 돈 거래 정황을 알 만한 강 경위의 죽음으로 당사자인 최 차장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최 차장 소환에 대해 "현재로선 계획 없다"고 못박고 있으나 주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직접 소환을 포함해 어떤 방식으로든 조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최 차장의 계좌에서 윤씨의 연결계좌로 돈이 흘러들어간 정황까지 포착된 상황이어서 최 차장의 돈 거래 경위는 반드시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검찰 관계자는 "강 경위가 자신을 직접 보고있는 것도 아닌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수사의 칼날이 최 차장을 겨냥했음을 내비쳤다. 강 경위 소환이 강 경위를 노렸다기보다 최 차장을 조사하기 위한 수순이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검찰은 돈 거래가 순수한 대차관계일 가능성도 있는 만큼 조사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수사가 경찰의 수뇌부를 겨냥한 상황에서 수뇌부의 측근인 경찰 간부가 검사를 비하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도 수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검경 수사권 조정' 논란과 맞물려 검찰 수사가 뜻밖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윤씨의 비리 의혹은 변호사 수임, 건설 인허가, 경찰 인사 및 수사 청탁 등과 관련해 문어발식으로 퍼져 있어서 전체 수사는 이 사건과 무관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게 검찰 안팎의 중론이다.(서울=연합뉴스) |
2006.01.21 19:18 입력 |
강희도 경위 유서 요약
최광식
경찰청 차장의 수행비서인 강희도(40) 경위가 21일 오전 10시 30분께 강원 원주시 인근 야산에서 목을 맨 시신으로
발견됐다. 고인이 근무하던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차장 부속실에서 자필 유서가 발견됐으며 유서에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 최근 검찰 소환 요구 등과 관련한 억울함 등이 묻어 있다. 다음은 강 경위가 남긴 유서 요약. ▲ 정말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여행도 다니고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은데 어떻게 하다 이런 세상을 만났을까.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모르게 가는 이 세상이 정말 싫다. 그래도 눈감고 입다물고 귀막고 살다보면 좋은 날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쁜 딸들아. 예쁘게 자라라. 엄마와 싸우지 말고. 못난 아버지를 용서하겠지. 돈 좀 잘 벌어서 살겠다고 박사장님께 이야기 듣고 송금시킨 것이 무슨 죄가 된다고 검사 앞에서 조사를 받아야 되냐. 난 검사 앞에 가기 싫다. 우리 나라 뉴스는 정말 안 좋은 것만 골라서 보도한다. 경찰이 봉인가.국민을 지키는 사람인데 너무나 비하해버린다. 심OO 검사님. 제가 주식에 투자한 것은 그동안 차장님께 용돈 받아 놓은 것으로 한 것이고 차명계좌는 부인 모르게 장인 계좌를 사용했던 것입니다. 남자가 비상금은 있어야지요. 그리고 윤상림은 잘 몰라요. 전화가 가끔 오긴 했지만. 순진하게 산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네. 사랑하는 OO아. 잘 살 수 있지. 박사장님 아니면 차장님께 전화하면 돈은 받을 수 있을거야. 내 돈이니까 잘 늘려서 잘살거라. 차장님한테 빌려드린 돈도 있어. 통장에 많이 못 남겨서 미안하다. 행복하게 살아라 OOO. 이제는 사랑할 수도 보고싶어할 수도 없구나. 시간이 흐르면 모두 잊혀진다. 아이들 커가는 모습 보면서 살아. 정말 사랑했다. 지금은 사무실이라 정말 조용하다. 뉴스가 싫어. 거짓에 가까운 쪽으로만 나쁜 쪽으로만 가니 말이야. 정말 기자분들 각성하세요. 뉴스 없는, 검사 없는 세상으로 가자. OO아 잘먹고 진짜 잘 살아라. (서울=연합뉴스) |
2006.01.21 19:13 입력 |
강경위 자살로 '충격' 빠진 경찰
상황파악
분주ㆍ향후 파장에 촉각
강 경위가 일하던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은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차장실, 총무과, 홍보담당관실 등을 중심으로 계장, 과장 등 간부들이 대부분 출근해 상황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또 유서가 발견된 차장 부속실을 비롯, 홍보담당관실, 브리핑실 등에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기자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경찰 간부들은 강 경위의 상사인 최 경찰청 차장이 청장 직무대행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이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 치안감급 간부는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강 경위의 자살이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지금 상태에서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며 언급을 회피했다. 한 경무관급 간부는 강 경위 자살 사건이 수사권 독립을 강력히 추진해 온 최광식 차장과 브로커 윤상림씨의 관계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벌이던 도중 발생한 점을 지적하며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지만 정확한 경위와 상황을 모르는 상태여서 아무도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
2006.01.21 19:21 입력 / 2006.01.21 21:39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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