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개인 사정" 속으론
"…"
검사들이 검찰을 떠나고 있다.
'국민 검사'로 통하는 안대희 서울고검장 등이 거쳐간 특수1부장 자리에는 조직 안에서 수사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이 발탁된다. 출세도 보장되는 자리다. 유 부장은 대검 중수2과장 때 불법 대선자금 사건(2003년 10월~2004년 5월)을 수사하면서 한나라당이 대선자금을 차떼기로 받은 사실을 밝혀냈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은닉 비자금 373억원을 찾아내는 등의 개가를 올려 유명해졌다. 특수1부장 때는 청계천 비리, 불법 도청 사건, 서울대 연구비 비리 등 굵직한 사건 수사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유 부장은 20일 "지난해 불법 도청 수사 과정에서 고교 선배이자 서울대 법대 선배인 신건 전 국정원장을 구속한 것이 마음의 짐이 됐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승섭 부장 역시 법무부 특수법령과장 재직 시절 개성공단 설립을 위한 법률 지원을 맡은 경력이 말해주듯 잘나가던 검사다. 명예퇴직을 신청한 이재우 부장은 96년 초대 외무부 장관 법률보좌역으로 일할 때 우리나라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일조한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인천지검의 경우 이권재 형사1부장, 백영기 형사2부장 직무대리 겸 공판부장, 안원식 형사3부장이 동시에 사표를 냈다. 지난해에는 '유전게이트'주임검사였던 정재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부부장, 컴퓨터범죄 수사통인 구태언 검사,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사건 등을 수사한 이병석 검사 등이 검찰을 떠났다. 이들은 대부분 대형 로펌이나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 왜 떠나나=지방 근무에 따른 가정 문제 등 개인 사정이 우선 꼽힌다. 지방의 한 차장검사는 "검사로서의 사명감보다 잘 살아보겠다는 의욕이 점점 강해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엘리트 검사들의 줄사표는 단순한 개인 사정만으로는 설명하기가 어렵다. 대검의 한 간부는 "예전엔 검찰이 수사권과 법 집행권을 바탕으로 권력기관으로서의 위상과 지위를 누렸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현재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이전투구식 싸움에서 볼 수 있듯이 위상이 추락한 것도 한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위상 추락과 함께 노무현 정부 들어 검찰권에 대한 잇따른 견제가 검찰 조직의 분위기를 침체로 몰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무현 대통령 집권 이후 정부와 검찰은 끊임없이 갈등을 빚어왔다. 노 정부의 핵심 인사들은 기회 있을 때마다 '제도 이상의 권력'이라거나 '민주적 통제'라는 말로 불신과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출했고, 그때마다 검찰은 저항했다. 한 고검장은 "검찰 조직에 대한 비판을 검사 개개인이 떠안게 되면서 피로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공안검사들도 떠난다=검찰 내 대표적 공안통인 고영주 서울남부지검장이 사표를 낸 데 이어 임재동 대검 공안연구관도 검찰을 떠나 로펌으로 옮긴다. 고 지검장은 최근 "정권의 검사가 아니라 대한민국 검사로서 할 일을 다했다"며 "권력 코드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안검사들이 찬밥시세로 전락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심경을 밝혔다. 앞서 2004년에는 오세헌 당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이 64년 이후 처음으로 현직에서 사표를 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조응천 수원지검 공안부장이 옷을 벗었다. 조강수.문병주 기자 <pinejo@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
2006.01.21 06:05 입력 / 2006.01.21 06:11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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