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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探訪

[스크랩] 영덕 바닷가로 떠나는 일출 여행

鶴山 徐 仁 2006. 1. 15. 12:43
영덕 바닷가로 떠나는 일출 여행



[한겨레]


이른바 동해안 해맞이 명소들이 올초에도 북새통을 이뤘다. 짙은 구름으로 해 뜨는 모습을 만난 곳은 드물었다고 전해진다. 새해맞이 여행을 꼭 새해 첫날 해야 할 이유는 없다. 이달 중에 날씨 좋은 날을 잡아, 한적하고 여유있는 새해맞이 여행을 떠나 보자.

강구항에서 북쪽으로 약 40㎞
바다 한가운데·풍력발전기 너머로
고깃배·갈매기 날갯짓 사이로
해는 솟는다, 날마다 새로이…


영덕 하면 대게를 먼저 떠올린다. 대게도 대게지만, 바닷가 드라이브길이 아름답기로도 이름난 고장이 영덕이다. 바닷가에 바짝 붙어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곳곳에 전망 좋은 언덕과 아늑한 포구들을 거느렸다. 어느 때 달려도 새롭게 다가오는, 제철이 따로 없는 드라이브 코스다. 겨울 바닷바람은 매서워도, 깨끗한 겨울 파도는 한결 눈부시게 빛난다. 제철을 맞은 대게도 여행객을 기다린다. 강구항에서 북쪽으로 918번 지방도와 7번 국도를 타는 약 40㎞ 가량의 바닷가 드라이브다.

강구항은 온통 대게 천지다. 100여곳에 이르는 점포들이 대형 수족관을 갖추고 대게를 판다. 이른 아침 강구항 위판장에서 벌어지는 대게 경매 모습도 흥미롭다. 배가 들어오는 대로 수백마리의 대게를 바닥에 깔아놓고 경매가 진행된다.

복잡한 강구항 도로를 벗어나면서 곧바로 그림같은 바다 경치들이 줄줄이 다가온다. 오른쪽 차창으로 파도 부서지는 소리와 갈매기 울음소리가 쉼없이 들이닥친다. 가까운 바다에서 물결 따라 흔들리는 검은 점들은 전복·해삼·멍게를 건져올리는 해녀들이다. 오리발을 신은 두 다리를 물위로 힘차게 뻗으며 자맥질해 들어가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탁 트인 전망은 해맞이공원에서 만난다. 바다와 해안도로를 따라 이어진 포구들이 한눈에 잡히는 곳이다. 일렁이며 바위에 부딪치는 거센 물결이 거의 수직으로 내려다보인다. 기슭엔 나무계단 산책로가 깔려 있다. 음악이 흐르는 산책로를 따라 바닷가로 내려가면, 오래 물결쳐 온 짙푸른 파도가 어떻게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 흩어지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 언덕 위 도로변에 차를 대여섯대 댈 만한 공간이 있고, 커피 등을 파는 이동식 매점도 있다.




해맞이공원에서 산길을 타고 오르면 거대한 바람개비들 세상이 펼쳐진다. 최근 영덕을 대표하는 또하나의 명물로 떠오른 풍력발전단지다. 기둥 높이 80m, 날개 지름 82m짜리의 거대한 흰색 풍력발전기 24기가 색다른 풍경화를 그려낸다. ‘쉭 쉭’ 거친 숨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바람개비들이 보여주는 풍경은 장엄하기도 하고, 기괴하기도 하다. 이 바람개비들에서 영덕군이 1년간 쓸 수 있는 전력이 생산된다고 한다. 10년 전 창포리 일대 야산에 산불이 나 볼품없는 민둥산이 되자, 군에서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게 됐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마지막 전투장면 등을 찍은 곳이기도 하다. 영덕군은 야산에 6㎞ 길이의 산책로를 만들어, 달맞이·해맞이 산행을 하는 관광지로 꾸밀 계획이다. 올 상반기까지는 높이 10여m의 전망대도 마련된다.

해맞이공원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대탄·노물·경정·축산·대진리 등 크고작은 포구들 주변에선 오징어 말리기 작업이 한창이다. 길가 철조망이나 지줏대를 세워 만든 건조장에 내걸린 수백 수천마리의 오징어들로, 918번 지방도는 곳곳이 오징어 터널을 이뤘다. 경정리 포구에서 오징어를 걸고 있던 한 주민은 “하루 말리면 피데기(반건조 오징어), 4~5일 말리면 건오징어가 된다”고 말했다. 말리는 해산물은 오징어가 가장 많지만, 꽁치(과메기)·명태 등도 만날 수 있다.

길가에 차량이 줄줄이 주차돼 있다면, 그 밑에 조황 좋은 갯바위 낚시터가 있다고 보면 된다. 우거진 바윗자락에 앉고 서서, 찬 바람 거센 파도를 견디며 돔·놀래미 등을 낚는 꾼들로 장사진을 이룬 곳이 많다.

해안도로는 본디 강구항에서 축산항까지의 918번 지방도, 즉 강·축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졌지만, 대진~고래불해수욕장~병곡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연결해 더 길어졌다. 고래불해수욕장엔 경비행기 탑승장과 활주로가 있어 체험비행을 하며 바닷가 경치를 감상할 수도 있다. 1인 15~20분, 3만원.




해맞이 장소=이 해안도로상에서 해맞이를 할 수 있는 곳은 해맞이공원뿐이 아니다. 굽이굽이 언덕들과, 언덕 사이에 안긴 포구들에서 모두 근사한 해돋이를 지켜볼 수 있다. 탁 트인 전망 한가운데서 솟는 해를 보려면 해맞이공원 등 높은 언덕을, 출어하는 고깃배와 날갯짓하는 갈매기들 너머로 솟는 해를 감상하려면 포구를 찾으면 된다. 풍력발전단지의 바람개비들 주변으로 떠오르는 해돋이도 감상도 가능하다. 관리소 옆길로 들어 비포장길을 굽이굽이 10여분 차로 달리면, 주변보다 높은 산봉우리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바다 전면을 보기가 쉽지 않고, 겨울엔 해가 솟는 지점이 바람개비가 적은 쪽이어서 다소 아쉽다.

영덕/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영덕 대게’ 비싸도 일단 먹고 보자

철맞은 대게=강구항에 100여곳에 이르는 대게식당·판매점들이 있다. 대게잡이철은 11월~5월. 지금 한창 속이 여물어가는 대게들이 미식가들을 기다리고 있다. 속이 제대로 차는 시기는 2월 무렵부터다. 암컷 대게는 포획이 금지돼 있어 진열된 대게는 다 수컷이라고 보면 된다. 러시아산·북한산·국내산 표시를 해놓고 파는데, 속이 실한 영덕산 대게엔 앞다리에 잡은 배 이름을 표시한 상표를 붙여 놓았다. 대게를 고르면 즉석에서 쪄준다. 지난해에 비해 어획량이 줄어 가격은 비싼 편이다. 원산지 표시가 된 영덕대게는 어지간하면 한마리에 7만~8만원대다. 박달나무처럼 속이 단단하게 들어찬 박달게는 마리당 10만원대를 넘어선다. 수입산 대게 값은 영덕산의 절반 수준이다. 사실 수입산도 맛에서 큰 차이는 없다. 국내산 대게는 연한 주홍색이 돌고 껍질이 깨끗한 편(심해산은 껍질에 작은 패류 따위가 붙은 경우도 있다)이다. 수입산은 색이 짙고 껍질이 거칠다. 경매 뒤 위판장 부근에서 작은 대게들을 모아 아주 싼값에 파는 경우가 있는데 거의가 속이 안 찬 물게들이므로 사지 않는 게 좋다. 물게는 움직임이 약하고, 다리를 눌러보면 물렁물렁하다. 대게말고 다른 해산물을 먹고 싶다면, 강구항 다리 건너 우회전해 대게거리 길 옆에 차를 세우고 물가로 난 계단을 통해 지하로 내려가면 된다. 대게와 함께 각종 회와 오징어·해삼·전복·멍게 따위를 파는 작은 횟집들이 몰려 있다. 강구 풍물거리다. 주차료 시간당 1000원. 대게 찌는 법. 산 대게를 찌면 다리가 떨어져 나가므로, 미지근한 민물에 3분 가량 담가 죽은 것을 확인한 뒤 쪄야 한다. 배 부분을 위로 하여, 물에 잠기지 않게 넣고 30분 가량 찐다. 뜸들 때까지 뚜껑을 열지 말아야 먹을 때 게살이 잘 빠진다.

인량리 괴시리 전통마을=영해면 영해중고교 부근에 있는 괴시리 전통마을은 400여년간 영양 남씨가 집성촌을 이뤄온 마을이다. 괴시파 종택 등 200년 안팎의 역사를 간직한 20여채의 옛 집들을 볼 수 있다. 고려말 문신 목은 이색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괴시리에서 멀지 않은 인량리에도 조선시대 옛 한옥들이 몰려 있는 전통마을이 있다. 안동 권씨 영해문중 종택 등 아름다운 고가옥 10여채가 보존돼 있다.

심층수 온천=병곡면 백석리 7번 국도변에 최근 문을 연 심층수 온천이 있다. 지하 700m에서 끌어올린, 게르마늄이 많이 든 중탄산나트륨 온천수다. 온천수로 목욕을 하거나 마시면 습진·고혈압·당뇨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5000원.

이밖에 들러볼 만한 곳으로 신돌석 장군 유적지, 경보화석박물관, 칠보산자연휴양림 등이 있다.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여행정보(지역번호 054)=수도권에서 영동고속도로~원주 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서안동 나들목. 나들목을 나가 34번 국도 이용해 안동 거쳐 영덕으로 간다. 5시간. 경북고속도로 타고 가다 대구에서 최근 개통된 대구·포항고속도로를 이용해 가도 된다. 5시간20분. 서울역에서 포항까지 무궁화·새마을호 등 1일 4회 왕복, 청량리역~안동 1일 8회 왕복. 강구항은 영덕읍에서 5분여 거리. 강구항·축산항·대진항이 대게를 잡는 포구지만, 대게를 취급하는 식당들은 어딜 가도 도로변마다 즐비하다. 잘 고르는 게 중요할 뿐, 쪄주는 방법이나 차림은 대동소이하다. 직접 대게잡이를 하는 어민들에게 연락하면 믿을 수 있는 상품을 전국에서 받아볼 수 있다. 유통실명제로, 잡은 이와 잡은 배 등을 표시한 상품이기 때문이다. 대진2리의 은하수산(733-6447) 등 직접 잡은 대게로 신뢰를 쌓아온 집들이 꽤 있다. 마리당 1만원짜리부터 10만원대까지. 택배비는 본인 부담. 해맞이공원 부근 창포리 바닷가 진일대게·회식당(734-1205)은 제철 생선을 이용한 물회를 잘한다. 요즘 전복·놀래미·돔 등이 들어가는 시원한 물회(1만원)를 낸다. 해안도로변 식당들은 대개 민박·모텔을 겸한다. 삼사해상공원 들머리 주변에도 모텔들이 많다. 평일 3만원 안팎, 주말 4만원 안팎. 고래불해수욕장 경비행기 체험(733-9226) 1인 3만원(15~20분 비행). 삼사해상공원엔 새해맞이 타종을 하는 경북대종과 어촌민속전시관 등이 있다.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730-6396.

출처 : 안개꽃화원
글쓴이 : 꿈꾸는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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