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바이오기능대학

鶴山 徐 仁 2006. 1. 11. 10:47
우루사 교수… 자황 학과장… 카스 박사
CJ·종근당 등서 제품개발 주역들'논산 바이오大' 강단으로
기업들 “졸업하면 보내달라” 벌써 구인 경쟁

충청남도 논산시 강경읍에서 오는 3월 개교하는 ‘바이오기능대학’ 교수들은 전원이 유명 제약, 식품회사 출신인 명물(名物)들로 구성돼 있다. 모두들 한가닥하는 별명들을 갖고 있다. ‘자황 교수’ ‘우루사 교수’ ‘카스 박사’ ‘고추 박사’ ‘기능성 똑똑이’ ‘다시다 박사’ ‘항생제 박사’ ‘단백질 박사’ ‘생쥐 박사’…. 마치 수퍼마켓이나 약국에 들어선 느낌을 준다.

“15명의 교수 전원이 CJ, 종근당, 대웅제약, 진로 등 제약, 식품회사연구소에서 잔뼈가 굵은 두뇌들로 구성됐기 때문이죠. 기업 현장에서 갈고닦은 연구력을 후학들에게 전해주겠다는 의지만큼은 대단합니다.” CJ종합기술원에서 15년간 근무했던 오광근 산학협력처장의 말이다. CJ종합기술대상 수상자인 그의 별명은 ‘웰빙슈가’. 충치를 예방하는 ‘팔라티노스’라는 물질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역시 CJ에서 옮겨온 정성오 교수는 조미료 ‘다시다’를 개발했다. 한마디로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좌우한 과학자인 셈이다. 오 처장과 함께 CJ종합기술대상을 수상한 그는 “우리 대학을 2년제 KAIST, 논산의 MIT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종근당과 대웅제약에 근무하다 강단으로 자리를 옮긴 전형식, 정주영 교수는 지금도 낯익은 자황·속청과 간장약 우루사를 개발해낸 인물들.

진로, OB, 카스 등 국내 유명 주류(酒類)회사에서 모두 근무한 경험을 가진 김세찬 교수는 양조 분야에서 생산과 품질관리 경력만 17년이 넘은 국내 최고의 베테랑이다. 그는 “회사에 있을 때 바이오테크니션이 필요한데 정작 양성하는 곳은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며 “평생 잊혀지지 않는 스승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미혼인 김경미 교수는 일본 교토대(京都大) 식품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고추에서 ‘캡사이신’이라는 항진통제 성분을 추출해내 학계에서는 ‘고추박사’로 널리 알려졌다.

‘생쥐 박사’라는 다소 민망한 닉네임의 주인공은 장재선 교수다. KAIS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한화 신약개발팀장을 역임한 그는 동물실험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해 이런 이름을 얻게 됐지만 정작 본인은 ‘태껸 전문가’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이들 교수들의 연봉은 대략 부교수 5000만원, 조교수 4400만원, 전임강사 4000만원선. 기업에 있을 때보다는 턱없이 적은 액수이다. 하지만 이들은 “대우보다 후학들에게 내가 갖고 있는 기술을 전수하고 싶다” “국내 최초의 성공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교수들 못지않게 국내 첫 바이오 특성화학교로 설립된 바이오기능대는 문을 열기도 전부터 화제를 뿌리고 있다. 바이오배양공정, 바이오식품, 바이오품질관리, 바이오전자정보 등 4개과 150명을 뽑는 올해 수시전형에서 5.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더구나 대상, 코바이오텍, 바이오니아, 등의 업체는 첫 신입생이 들어오기도 전에 “졸업하면 곧바로 보내달라”는 구인(求人) 요청서를 접수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접수된 인원은 103명으로 전체 신입생 숫자의 69%여서 벌써부터 학교 주변에서는 “입학이 곧 취업 보증서가 되는 희귀한 사례라는 말이 퍼지고 있다”고 윤지현 홍보팀장은 말했다.

학교법인 기능대학 박용웅(朴鏞雄) 이사장은 “최근 황우석(黃禹錫) 박사 사태로 바이오, 생명공학에 대해 안 좋은 시각이 늘고 있지만 이는 발전을 위해 언젠가 겪어야 할 성장통 같은 것”이라며 “국내최고 전문가들에게서 배워 한국의 생명공학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젊은이들을 양성하는 ‘바이오 메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갑식기자 gsmoon@chosun.com
입력 : 2006.01.10 18:55 21' / 수정 : 2006.01.11 03:21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