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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영 경찰청장 '눈물의' 퇴임식

鶴山 徐 仁 2005. 12. 30. 17:29
퇴임식장 눈물바다…허 청장도 퇴임사중 눈물
 
 
 
 
 
29일 사표가 수리된 허준영 경찰청장의 퇴임식이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 지하강당에서 최광식 경찰청 차장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눈물 흘리는 허준영 경찰청장
30일 오전 결찰청에서 열린 ''경찰청장 퇴임식''에서 시위농민 사망사건에 책임을 지고 퇴임하는 허준영 경찰청장이 퇴임사를 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서울=연합뉴스)

부인 강경애 여사와 함께 정복차림으로 식장에 모습을 보인 허 청장은 퇴임사에서 "제 삶의 전부였던 경찰조직을 뒤로하고 땀과 눈물이 밴 제복을 마지막으로 벗어야하는 이 시간, 지난날의 영광ㆍ좌절, 보람과 회한이 제 가슴을 에워싼다"고 소회를 밝혔다.

허 청장은 퇴임사를 시작하자마자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으며 한동안 목이 메여 퇴임사를 읽지 못했고 14쪽 분량의 퇴임사를 읽는 동안 3∼4차례 눈물을 흘렸다.

참석한 경찰관들도 소리를 내 울며 퇴임사 중간에 14차례나 박수를 보내 허 청장의 퇴임을 아쉬워했다.

일부 경찰관은 "경찰이 사실상 죽은 것 아니냐"며 검은색 가슴에 '근조' 리본을 달기도 했다.

[관련사진] 허준영 경찰청장 퇴임식

 

[사진] 허준영 경찰청장 '눈물의 퇴임식'



29일 여론의 압박을 못 이기고 결국 사퇴 의사를 밝힌 허준영 경찰청장이 30일 경찰청사 퇴임식을 마친후 후배경찰과 눈물을 머금고 있다. (서울=뉴시스)


30일 서울 경찰청에서 벌어진 허준영 경찰청장 퇴임식이 비통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가운데 부하경찰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서울=뉴시스)


30일 오전 시위농민 사망사건에 책임을 지고 퇴임하는 허준영 경찰청장이 경찰청에서 열린 퇴임식이 끝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서울=연합뉴스)
2005.12.30 14:40 입력 / 2005.12.30 14:57 수정

 

허 청장은 "험난한 범죄 현장에서, 힘겨운 집회현장에서, 위험천만한 도로 한가운데서 여러분이 흘린 땀방울 하나하나가 장차 경찰발전의 귀중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이번 농민시위로 돌아가신 두 분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허 청장은 그러나 '폭력시위 추방과 평화시위 문화 정착'에 대한 소신을 끝까지 굽히지 않았다.

허 청장은 "평화 시위문화를 위해 끝까지 참고 견디며 거리를 지킨 전ㆍ의경을 생각하면 떠나면서도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제는 기필코 폭력시위의 구습을 털어내야 하겠다. 돌멩이와 쇠파이프가 난무하고 시위대와 경찰의 피 흘리는 모습이 하루 속히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청장은 "국가정책 추진으로 인해 표출된 사회적 갈등을 경찰만이 길거리에서 온몸으로 막아내고 그 책임을 끝까지 짊어져야 하는 안타까운 관행이 이 시점에서 끝나기를 소원한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다 끝내 울음을 참지 못했다.

그는 "우리사회에는 아직도 치안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경찰 공권력에 대해서는 경시하는 풍조가 있다"며 "국민의 인권은 경찰이 지키고 경찰의 인권은 국민이 지켜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허 청장의 퇴임사가 끝나자 2층에 있던 경찰관과 시민 일부가 '끝까지 지켜 봐주십시오, 15만 경찰의 힘으로 반드시 수사구조개혁을 이루겠습니다', '허준영! 우리는 결코 당신을 보내지 않습니다'라는 대형 현수막 2개를 내리며 "청장님 사랑합니다"라고 수차례 외쳤다.

일부 참가자는 '경찰이 시위를 막으라는 거냐, 말라는 거냐, 답을 달라', '청장이 사퇴한다고 폭력시위 없어지나'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나와 허 청장의 사퇴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허 청장과 동반사퇴한 이기묵 서울경찰청장도 이날 오전 서울경찰청사 2층 강당에서 퇴임식을 갖고 공직을 물러났다.

이 청장은 퇴임사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 땅에서 불법폭력시위가 근절되고 평화적 집회시위문화가 뿌리내기를 소망한다"며 "허물과 과오는 청장인 제가 다 짊어지고 가겠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또 "정당한 공권력을 행사하고도 죄인처럼 의기소침해 있는 우리 전ㆍ의경과 일선 지휘관을 볼 때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끼며 사망한 농민 두분에 대해서도 깊은 애도의 심정을 표한다"고 퇴임의 변을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2005.12.30 12:58 입력 / 2005.12.30 15:03 수정
 
 
경찰내 `이상기류'…총경급이상 회의

`총경급 이상 전원사표' 요구도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농민사망에 책임을 지고 결국 허준영 경찰청장이 사퇴하자 경찰 내부에서 `왜 경찰만 죄인 취급 하느냐'는 강력한 조직적인 반발이 감지되는 등 크게 술렁거리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청 총경급 이상 간부들이 최광식 경찰청 차장 주재로 허 청장의 퇴임식이 끝난 직후인 30일 오전 강당에 모여 이런 경찰 내부의 반발을 추스르고 일선 경찰관의 사기저하와 관련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한 간부는 "허 청장 개인 문제가 아닌 치안 총수를 억울하게 잃은 비통함이 조직 내부에 팽배하다"며 "이를 잘 다독이면서 어떻게 경찰 현안을 잘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회의였다"고 전했다.

이 회의에선 또 앞으로 과격시위에 어떤 대처를 해야 할 것인지도 논의 선상에 올랐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지 못했고 사실상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지 못하는 경찰청장 임기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경찰 내부망에는 허 청장이 사퇴하자 "총경급 이상 모든 간부는 사표를 내 경찰의 결의를 보여야 한다", "폭력시위에는 눈을 감고 경찰의 진압만 문제삼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강력한 발언이 올라오고 있다.

청와대와 정치권, 농민단체를 원망하는 격앙된 글도 수십 개씩 게재되고 있다.

그 동안 경찰청장이 어떤 사안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경우 이런 동요가 있었던 적은 없었을 만큼 경찰 수뇌부는 허 청장 사퇴에 따른 반발기류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전 허 청장의 퇴임식에선 일부 젊은 경찰관을 중심으로 `경찰이 사실상 죽었다'는 의미와 허 청장의 사퇴에 항의하는 뜻의 검은색 `근조' 리본을 달기도 했다.

허 청장은 물론 식장에 있던 경찰관 대부분이 퇴임식 내내 소리를 내면서까지 울음을 터뜨려 `억울함'을 반증했고 허 청장 역시 "국가정책 추진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경찰만이 길거리에서 온몸으로 막아내고 그 책임을 끝까지 져야하는 관행이 끝나야 한다"는 부분에서 가장 목소리를 높였다.

한 간부급 경찰관은 "경찰 하부조직을 중심으로 `왜 경찰만 당해야 하느냐'는 그동안 억눌려왔던 감정이 폭발한 것 같다"며 "신임 청장은 이런 경찰 내부 분위기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발산하도록 하는 것을 과제로 안게됐다"고 말했다.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