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Free Opinion

삼천궁녀 간곳 어데냐

鶴山 徐 仁 2005. 12. 25. 23:21

삼천궁녀 간곳 어데냐

 

2005.12.24

반월성 넘어 사자수 보니
흐르는 붉은 돛대 낙화암을 감도네
옛 꿈은 바람결에 살랑거리고
고란사 저문 날엔 물새만 운다
물어 보자 물어 봐 삼천궁녀 간 곳 어데냐
물어 보자 낙화삼천 간 곳이 어데냐

일제 때 많이 부르던 노래이다. 백제의 옛 성이 있는 부여에 흐르는 강이 백마강(사자수)이고 백제가 망할 때 그 강의 절벽에서 몸을 던져 목숨을 끊은 삼천궁녀의 이야기는 사실이건 아니건 한국인의 마음을 눈물겹게 한다.

어제 오늘 사이에 황우석이라는 사람은 낙화암에서 떨어져 자의 반 타의 반 목숨을 버린 셈이다. 국민이 그토록 사랑하고 아끼고 도왔는데 그것이 하나의 사기극이었다면 세상에 믿을 놈 없다는 아이들의 유행어가 틀린 말은 아니라고 믿어진다.

이제 와서 누구를 원망하랴. 선의의 피해자들이 앞으로 더 많이 나타나겠지만 서울대학교는 그에게 석좌교수자리를 주었다니, 왜 잘 알아보지도 않고 그런 짓을 했는가. 노성일 원장은 얼마만큼 진실한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받은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다. 자진해서 난자를 제공한 1000여명의 젊은 여성들, 진달래꽃을 뿌려가며 황우석의 앞날을 축복하던 아름다운 여성들 - 아, “삼천궁녀 간 곳이 어데냐.”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