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군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을때 비가 왔었습니다
우산하나만 필요했었죠.
L군의 큼직한 손이 우산대를 잡은 빨간 내손을 감쌌고
한쪽손은 내 어깰 감싸고
그렇게 좁은 우산 밑에 행여나 내가 비라도 더 맞을까봐
L군은 나를 바짝 안았었습니다.
그렇게 L군의 한쪽어깨엔 비에 젖었고 내 어깨엔 비가 젖지 않았습니다.
연애 중반쯤에도 비가 왔었습니다.
우산대를 L군이 잡습니다.
내가 잡으면 우산이 낮아서 고개숙이기에 힘들다고...
남들 먹고 키클동안 머했냐고 핀잖을 줘도 그래도 난 기분이 좋아 웃습니다.
그렇게 L군이 우산대를 잡고 난 우산대 잡은 L군 팔뚝에 손을 얹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반반씩 비에 젖습니다.
연애 중반.5에도 비가 왔었습니다.
L군이 비를 맞지 않을려고 자꾸만 우산을 자기쪽으로 당깁니다.
그럼 나도 힘을 줘서 내쪽을 당깁니다.
우산을 하나 두고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시작됩니다.
연애후반에도 비가 왔었습니다.
이젠 우산은 두개가 됩니다.
L군 하나..
나 하나..
앞에가는 L군이 머라머라 합니다.
빗소리 때문에 들리지 않아 뒤따라가는 내가 소리 지릅니다.
"머라카노.."
L군은 다시 말하고 싶지 않아 입을 다뭅니다.
나또한 한번더 묻고 싶지 않아 걍 둡니다.
그렇게 우산 하나에서 우산 두개로 우리의 연애는 무르익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