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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렇게 가르쳤을까

鶴山 徐 仁 2005. 12. 22. 21:29

누가 이렇게 가르쳤을까

 

2005.12.22

홍콩에 가서 과격 시위를 하다가 붙잡힌 수백 명 가운데 다 풀려나고 11명의 한국인이 구속되었다고 전해진다. 보석신청은 기각되었고 정부의 고위층은 금년 안으로 귀국하게 해달라고 요청은 했지만 곧 정식재판이 시작될 것이라고 한다. 남의 나라에 가서 남의 나라의 법을 어겼으니 그 나라가 잡아다 법대로 처리하겠다는 것을 우리가 말릴 수도 없는 입장이다.

이런 일이 일어나기까지 우리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1천 수백 명이 대한민국 여권을 들고 WTO회의가 열리고 있는 중에 홍콩으로 간다는 것을 몰랐을 리는 없다. 그들이 그 곳에 가서 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전혀 몰랐을까. 몰랐다면 너무나 정보에 어두운 탓이라 하겠지만 만일 알고도 그대로 보낸 것이라면 우리 정부 측에 문제가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심각하고 민망하게 느껴지는 것은 홍콩에 가서 그렇게 나라 망신을 시키고 인천공항에 돌아온 이 시위자들의 모습이다. 신문에 실린 사진 한 장을 보니 홍콩 경찰에 연행되었다 풀려난 전국여성농민회 총연합회원들이라는 사람들이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마치 개선장군이나 된 듯이 주먹을 불끈 쥐고 구호를 외치고 있으니 이렇게도 배운 것이 없어가지고서야 어떻게 이 나라의 농민을 살릴 수 있겠는가.

피켓에 적힌 문구가 더욱 우리를 실망케 한다. “반WTO 투쟁에서 승리의 역사를 쓰고 돌아오신 동지들이여...” 꼭 이북에서 벌어진 광경만 같았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