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아침 강릉시청. 심기섭(沈起燮) 강릉시장이 소리쳤다. 강릉단오제가 이날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다는 소식이 프랑스 파리에서 날아왔다. 1000년을 이어온 지역 축제가 당당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날 단오제의 문화유산 등재 소식에 강릉시는 하루 종일 축제분위기였다. 저녁 6시부터는 강릉시청 광장에 설치된 임영대종각 앞에서
‘강릉단오제 유네스코 등록 기념잔치’가 질펀하게 펼쳐졌다. 단오제와 관련된 이 지역 무형문화 전승단체 회원들이 모두 나와 풍물을 잡히고
관노가면극을 공연했다. 거리에 나온 최명순(38·공무원)씨는 “물난리와 산불로 엉망이 됐는데,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
“평생 이렇게 기뻐해본 적이 있나 싶어요. 1974년 강릉 단오제를 처음 본 순간 이런 축제가 우리에게 있구나, 하고 완전히
감동했었거든요.” 황루시 교수를 주변에서는 ‘단오제에 미친 여자’라고 부른다. 지난 20여년 동안 굿을 연구해온 그는 88년 관동대에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단오제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강릉단오제를 무형문화유산에 올리는 일은 간단치 않았다. 한창 작업 중이던 지난해, 중국 학계에서 느닷없이 “한국이 중국 명절 단오를
가로채려 한다”고 딴죽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자 강릉시가 본격적으로 나섰다. “작년과 올해 잇달아 세계무형문화유산의 보전 전승을 위한
국제 시장단 회의를 열고 전문가 워크숍도 마련했지요. 지난해 가을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 OS) 회의 때도 강릉단오제가 한국의 고유한
문화유산이란 것을 알리려고 뛰었습니다.” 심 시장은 그때가 가장 어려웠던 때라고 기억한다.
유네스코에 제출할 강릉단오제 영상자료를 만든 주인공은 김진순 코리아루트 대표. “연출도 안 되고, 재촬영도 안 되는 작업이었지요. 모두
400시간 분량을 찍어 2시간으로 줄였습니다.” 문화재청과 강릉시가 제작비를 지원했지만, 이것저것 제하고 나니 오히려 빚을 졌다. 김 대표는
“강릉시민 수만명이 모두 출연자였다”며 이 작업의 의미를 새긴다.
'歷史. 文化參考'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구려 방앗간 유적 첫 발굴 (0) | 2005.11.29 |
---|---|
전통/역사자료 (0) | 2005.11.28 |
역사도시 상주 곶감 마을 (0) | 2005.11.19 |
[스크랩] 신라를 뒤흔든 여인...미실 (0) | 2005.11.15 |
고종 ‘을사조약반대’ 사실 드러나…日‘을사조약유효설’ 반박할 중요자료 (0) | 2005.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