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鶴山의 넋두리

한국형 헬기사업(KHP)과 공중조기경보통제기(E-X) 도입 사업에 대한 당부

鶴山 徐 仁 2005. 11. 21. 23:11

작일 유용원 군사전문기자(조선일보 국방부 출입기자)의 보도에 의하면, 한국형 헬기사업(KHP)과 공중조기경보통제기(E-X) 도입 사업에서 유럽과 ·이스라엘 업체가 각각 미국의 업체들을 제치고 사실상 선정됐거나 유력한 선정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조4500여억원에 이르는 KHP사업이나 1조8000억원에 이르는 E-X사업과 같은 대형 무기도입 사업이 미국 업체를 탈락시키고 다른 국가로 사업체를 선정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임에는 틀림 없는 일이기에 각계의 주목을 받을 만한 중요한 변화임에는 틀림 없는 사안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군당국이나 정부 및 국내 업체 관련기관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신중하게 여러 국면에서 빈틈없는 검토를 거쳤을 것으로 믿는다.

하지만, 오랜 기간이 흘렀으나 과거 국방부에서 직접 육군항공사업단장으로 헬리콥터 사업을 관장 했던 경험을 통해서 볼 때 우리 군의 주력무기체계를 선정하는 중요한 대형사업을 통해서 정치적 논리나 배려가 개입되어서는 국가적인 큰 위난을 초래할 수 있다는 노파심에서 몇 가지를 조언하고 싶어진다. 우선 이 번의 선정에서는 해당 군의 요구성능조건(ROC)을 충족 할 시에는 가격 면에서 싼 것을 매우 중요한 우선순위로 고려하여 선정하기로 하였다는 데는 선듯 이해가 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는 군사적 문제 이외의 다른 측면에서 제문제가 내재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시대는 다르지만 앞서서 전력증강사업부문에 종사했던 많은 사람들도 미국업체나 미정부의 간섭을 못 마땅하게 여겨 여러 차례 도입이나 기술제휴 파트너를 미국 아닌 제3국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싶었지만 단기적 안목에서가 아니라 장기적  측면에서 본다면 득(得)보다는 실(失)이 훨씬 크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는 데 유독 현 노무현정부 하에서 이런 변화를 접하고 보니 더 큰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금세기에는 과거에 비해 오히려 세계의  초강대국으로 급부상한 미국을 상대로 하여 이 같은 과감한 도전적 결정을 했다는 게 과연 올바른 판단의 결과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만에 하나라도 현정부가 가지고 있는 대미관계의 매끄럽지 못한 외교의 단달마적 오류에서 창출된 변수가 아니기를 바랄뿐이다.

특히 이와 관련해서 염려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노대통령이 지난 국군의 날 행사식전에서 공개적으로 천명한 미국으로부터 군의 전시 작전권을 환수하는 문제와 맞물려 고려되지 않았느냐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초등학생 정도만 되도 자주국방이 중요하고 독자적인 전평시 모든 작전권 행사를 우리 군이 하는 게 너무나 정당한 것이라고 당연 시 하고 바랄지는 모르겠으나 그에 앞서서 고려해야 할 것은 한반도의 현실적인 주변상황과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총체적 현상을 도외 시 한 채 단순한 허세나 오기로 국가적 중대사를 쉽게 논할 수 있는 국제적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제 철을 만난듯이 날 뛰고 있는 좌경화 세력들이 바라는 바대로 미군이 우리나라로부터 철수를 감행하게 된다면 문제는 완전히 다른 방향에서 완전히 달라지겠으나 미군이 우리나라에서 철수 하지 않고 한미연합사가 존속하는 한 한미 간의 연합전력의 운용과 작전체제를 고려 한 무기체제의 유지는 군사작전 상 매우 중요한 문제 가운데 한 가지로 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는 현재 중요시 거론되는 가격조건 못지 않게 중요한 고려 조건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설사 미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가격 면에서 유럽이나 이스라엘 측에서 당장에는 상대적으로 저평가 된 협상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고 유추할 수 있으나, 군의 중요한 전력증강으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프로젝트의 경우에는 한 번 결정하여 군이 장비를 갖추게 되면 문제가 발견되었다고 판단할 경우가 있더라도 수 년 안에는 다른 장비로의 전환이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차후에 지속적으로 공급 될 각종 정비기재와 부수장비에 따르는 각종 예측 가능한 위험부담까지도 함께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생산물량과 실제 각국이 보유 및 운용하는 수량적 면에서도 유럽제나 이스라엘제가 미제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얼마나 많은 수량이 실전에 배치되어 얼마나 장기적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운용되어 질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자칫 잘못하면 애보다 배꼽이 크지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측면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섣부런 무기 도입선의 전환이 가져 올 다양한 측면의 모든 양상을 빠짐 없이 짚어본 후 선정하는 데 하등의 하자가 없는 것인지 심히 우려 하는 바가 크기에 한 번 더 신중한 분석과 검토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쓴다.

이 같은 사업의 결정은 국가 전체에 미칠 영향을 총체적으로 고려해야만 할 것이다. 좋던 싫던 미국이 가지고 있는 초강대국의 막강한 힘을 진솔하게 인정하지 않는다면 국가의 총체적 악영향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 역시도 현재 육군항공을 중심으로 3군에서 운용 중인 미국의 불랙호크(UH-60) 기종급의 강습헬기의 도입선 결정 시에는 당해 기종뿐만 아니라 유럽의 여러 기종들도 함께 선정 대상기종으로 고려하여 다각도로 검토하면서 여러 측면에서 심사숙고 하면서 깊은 고민에 빠졌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와 달리 국제적 상황의 변화가 다소 존재하긴 하지만 우리나라 안보 상황이 근본적으로는 크게 변화의 조짐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에 기본적이 고려사항들은 지금도 유사하게 고려되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정히 미국업체들과는 다른 상당한 호혜적 조건을 유럽이나 이스라엘이 제공하고 장기간의 보장과 안전장치에 확신을 가지고 하더라도 대미 의존도가 모든 면에서 높은 수준에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정부 각 부처가 상호 유기적인 협조체제 하에서 세세히 검토 후에 결정 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요인이라고 보인다.  

끝으로 외교적 경제적 사안들을 제처두고라도, 단지 군사적 측면에서만 고려해서 보더라도 무엇보다 중요한 한 가지는 장비자체의 성능이나 가격만이 아닌 그 장비가 실전에 운용될 실전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아무쪽록, 국민의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 나오는 혈세로 충당되는 군장비의 선정에 조금도 오류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한 동안 첨단기종을 들여온다고 보도를 내놓던 아직 실전배치도 되지 않은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F-15K에도 문제가 있다는 보도를 들을 때 과연 지금 거론되는 사업들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끝으로, 간곡히 부탁하는 것은 본 사업관계자 여러분 모두가 대의명분을 가지고 진정한 애국심을 잃어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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