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우리나라 畵壇

[스크랩] 한폭의 비단그림에서 마음의 고향을 찾다 - 김성수 .. -10-

鶴山 徐 仁 2005. 11. 20. 14:31

 
바람부는 날 (2005)  85 x 38.5cm  비단 위에 석채 


 
남도기행-신록예찬(2005) 68 x 25cm  비단 위에 석채 



남도기행-신춘(2005)
75 x 26.5cm  비단 위에 석채


 
광야(2003) 163 x 67cm  비단 위에 석채 



갈대(2004)
460 x 160cm  비단 위에 석채 


 
메아리(2004) 117 x 45.5cm  비단 위에 석채


 
산수유(2004) 216 x 83cm  비단 위에 석채


 
따뜻한 겨울(2004) 195 x 72cm  비단 위에 석채


 
사당이 보이는 풍경(2005) 81.5 x 38cm  비단 위에 석채


 
망초(2004) 340 x 100cm  비단 위에 석채 


종로 안국동에 자리한 사비나미술관은 가을을 맞아 화가 김성호의 열한 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그 동안 한국의 산천을 여행하면서 담은 사진과 스케치를 바탕으로 그린 석채화 30여점과 드로잉 10여점을 선보인다. 바람에 나부끼는 나무가 서있는 시골길, 바람 따라 흐르는 구름이 드리워진 산등성이, 신비함이 묻어나는 망초들판, 작은 들꽃이 가득한 탁 트인 광야, 논두렁에 소복이 쌓인 눈, 새봄을 맞아 제일 먼저 꽃망울을 터트리는 산수유나무가 있는 풍경 등 사계절을 넘나드는 풍경화들이다.
얼핏 보면 평범한 풍경화로 생각할 수 있지만, 김성호 회화는 보면 볼수록 그림속으로 빠져드는 강한 매력이 있다. 그 이유는‘김성호 표’ 풍경화가 지닌 다음의 두 가지 특징들 때문이다. 이것은 그의 그림이 동양화 같으면서도 서양화 같은 느낌을 주는 까닭이기도 하다.

작가는 가로로 긴 프레임을 사용하여 서구식 캔버스의 전형적인 틀에 고정된 시야를 벗어나 한국의 전통화인 두루마리 그림과 같은 넓은 시야를 확보한다. 여행지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작가의 시선을 사로잡은 요소들을 스케치와 사진으로 남겨 수집한 후, 이것을 작가 특유의 탁월한 조형감각으로 재배치한다.

<바람부는 날>, <남도기행(신록예찬)>, <광야> 등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따라 가보면, 길을 따라 등장하는 들풀과 야생화에서 길 위에 우뚝 서있는 나무, 논고랑, 밭고랑, 먼 산, 산등성이 위로 보이는 하늘까지 자연스럽게 시선이 이동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전라도 일대를 여행하면서 그 지역의 풍광을 담은 그림에서는 <남도기행(신춘)>에 등장하는 길가에 나지막하게 자리 잡은 한 쌍의 작은 무덤처럼 작가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풍경요소들이 등장한다. <갈대>연작은 그 길이가 4.6미터에 달하는 대작인데, 화면을 꽉 메운 갈대숲 사이로 저 멀리 보이는 가을 들녘과 앙상한 나무를 배치해 관객의 시선을 이끈다.

김성호는 종이나 캔버스 대신 결 고운 비단 천을 사용한다. 작가는 비단을 자신이 그리고자 하는 화면의 크기에 맞게 자른 후 색채를 입히는데, 이 때 사용하는 기본안료는 천연 무공해 안료이다. 화가는 제조된 기성물감 대신 산과 들을 다니면서 채취한 자연재료로 직접 물감을 만들어 쓴다.

예를 들어 시골에 흔히 굴러다니는 자갈을 주워서 절구에 빻으면 흰색과 엷은 회색, 짙은 회색을 얻을 수 있다. 이때 자갈의 입자를 곱게 빻을수록 흰색에 가까워진다. 또 흙을 물에 개어 황토색을 얻고, 기왓장에서 신비한 검정색을 구하고, 붉은 화분 조각을 갈아 은은한 붉은색을 만들어 낸다. 자연에서 구할 수 없는 색조만 제조물감을 사용한다. 천연안료에서 채취한 안료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성물감이 흉내낼 수 없는 좀더 옅은 중간 톤이 지닌 은은한 느낌을 준다.

비단결에 따라 곱게 채색하기도 하고, 까치꼬리털로 만든 거친 붓의 두터운 자국을 남기기도 하는데 이런 독창적인 기법 때문에, 그림의 느낌은 전체적으로 수채화 같지만 실제 그림은 유화와 같은 두꺼운 표면감을 전달한다. 즉 그림은 수채화와+동양화+서양화의 장점을 모두 살리고 있는 것이다.

작가가 천연재료를 채집하여 깨고, 갈고, 빻는 고된 과정을 거치면서 천연안료를 고집하는 것은 이 땅에서 나오는 천연 재료로 한국의 흙과 나무, 하늘, 강을 표현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그의 믿음을 반영하듯이 김성호의 그림은 은은하고 부드러우며 한없이 소박하다. 인공적인 미에 길들인 사람들의 감성을 해독해준다.



김성호 - 1954년 대구생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 교육대학원 졸업하고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개인전 11회를 열었으며, '풍경의 풍경-4인의 풍경해석(부산시립미술관, 2001)’, 'The Dog(사비나미술관, 2002)‘, ’다섯 사람 여행도-인도기행전(갤러리피쉬, 2003)‘, ’대구청년비엔날레(대구문화예술회관, 2004)‘, ’그리스화필기행전(사비나미술관, 2004)‘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사비나 미술관의 보도자료 내용입니다. 사비나 미술관은 서울시내에서 대중적인 미술작품을 저렴한 입장료(1000원)로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 중 하나입니다. 아마도 우리네 감수성에 잘 맞을 그림들을 직접 가서 감상을 해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에 추천해 봅니다. 미술관 전관에서 총 40여점의 작품을 감상하실 수 있답니다. 저도 틈내서 한 번 가서 그림의 질감을 직접 느껴볼랍니다. 미술관 여직원분도 예쁘장하니깐요 총각 독자님들은 필히 가보시길...

전시기간은 2005년 9/7(월) ~ 2005년 10월 5일(수) 까지이니 넉넉하게 생각하고 가시면 되겠네요. 

  
출처 : 블로그 > .. | 글쓴이 : 너와집나그네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