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마음에 드는 사람과 걷고 싶다 - 오광수

鶴山 徐 仁 2005. 11. 14. 18:12








    내 눈빛만 보고도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
    내 걸음걸이만 보고도
    내 마음을 읽어주는 사람

    그리고 말도 되지 않는
    나의 투정이라도 미소로 받아주는
    그런 사람과 걷고 싶다

    걸음을 한 걸음씩 옮길 때마다
    사람 사는 아름다운 이야기며
    얼굴을 한 번씩 쳐다볼 때마다
    하얀 이 드러내며 웃는 모습까지

    포근한 삶의 모습을 느끼는 속에서
    가끔씩 닿는 어깨로 인해
    약간의 긴장까지 더해주는
    그런 사람과 걷고 싶다

    이제는 세월의 깊이만큼
    눈가에는 잔주름이 가득하고
    흰 머리칼은 바람 때문에 자꾸 드러나며
    앞가슴의 속살까지 햇볕에 그을렸어도

    흘러간 먼 먼 시절에
    풍뎅이 죽음에도 같이 울면서
    하얀 얼굴의 소녀로 남아있는
    그런 사람과 걷고 싶다

    -오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