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삼위일

鶴山 徐 仁 2005. 11. 4. 10:22
`삼위일行` 전라남도 영암

그득한 벚꽃내음, 군침도는 먹거리, 우뚝솟은 월출산…
독천-영암읍간 819번 지방도 "벚꽃 눈길" 15km
남도 굽어보는 월출산 기암괴석에 잠시 쉬었다
왕인문화제


벚꽃길, 명산, 온천, 별미, 축제. 이 정도면 환상적인 여행 궁합이다. 꽃놀이에 산 타는 묘미, 건강 온천욕에 군침 도는 먹거리, 게다가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축제까지 있다. 이번 주말 전남 영암을 찾는 사람들은 여행의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호남 고속철 개통으로 가는 길도 한층 가까워져 서울에서 목포행 고속철을 이용할 경우 4시간이면 닿는다.

영암=글.사진 전인엽 기자

영암은 요즘 온통 벚꽃 동산이다. 어딜 가나 활짝 핀 벚꽃이 환영한다. 특히 독천에서 영암읍에 이르는 길은 운치 만점의 벚꽃터널을 이루고 있다.

월출산의 기암괴석

영암 월출산 도감사

#벚꽃향에 취하는 영암

영암은 요즘 군 전역이 벚꽃으로 덮여 있다. 특히 갈낙탕으로 유명한 학산면 독천에서 영암읍에 이르는 819번 지방도의 15??구간은 숫제 벚꽃 터널이다. 차창을 열어 놓고 달리면 금세 좌석에 벚꽃눈이 하얗게 내려앉을 정도. 월출산 기슭의 왕인 유적지도, 도갑사 가는 길도, 영암읍에서 월출산 온천으로 이어지는 821번 지방도로도, 천황사지 입구 쪽도 온통 벚꽃 세상. 이 때문에 멀리서 월출산을 보면 하얀 띠가 산 주위를 두른 듯하다.

영암의 벚꽃은 월출산의 기암괴석, 들판의 푸른 보리밭과 어우러져 그림같은 풍경을 빚고 있다. 그러나 군청 직원을 비롯 영암 군민들은 걱정이 태산같다. 벚꽃이 왕인 문화제가 끝날 때까지 버텨줘야 하기 때문. 왕인 문화제는 9일 개막된다. 현재 개화 상태로 미뤄 축제 기간 영암의 벚꽃은 나무에 달린 꽃잎보다 땅에 떨어진 꽃잎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크게 낙담할 필요는 없다. 도로나 읍내 벚꽃이 시들한 것 같으면 월출산으로 향하면 된다. 탐스럽지는 않지만 산 중턱에 이르기까지 소박하게 꽃망울을 터뜨린 산벚이 멀리서 찾아온 손님들을 수줍은 미소로 반갑게 맞이할 것이다.

#다가갈수록 높이 솟는 월출산

영암 어딜 가나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이 국립공원 월출산. 어찌 보면 불꽃 같기도 하고, 왕관 같기도 하고, 뾰족한 지붕을 가진 고성의 윤곽 같기도 하다. 아무리 보아도 평지 한가운데 불쑥 솟은 바위산은 신비 그 자체이다. 그저 바라만 봐도 황홀할 지경.

월출산은 그리 높지도, 규모가 크지도 않지만 만만한 산이 아니다. 대부분 암반으로 이뤄진 등산로는 좁고 경사가 급하며,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하는 철계단을 수 없이 통과해야 한다. 산에 대한 경외감과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 그리고 고통스런 발품을 팔아야 월출산의 품으로 들어갈 수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등산로는 동편 천황사 매표소를 들머리로 천황사지~구름다리~천황봉~구정봉~억새밭을 거쳐 서편 도갑사로 내려오는 8.5??능선 종주코스. 6시간 정도 걸린다. 도갑사에서 출발하면 처음은 쉬우나 나중이 무척 힘들다.

천황사지에서 구름다리를 건너 월출산 최고봉인 천황봉(809m)에 올라보기로 한다. 매표소에서 10분 정도 걸으면 닿는 천황사지는 3년 전 화재로 소실된 천황사가 있던 자리. 원효대사가 창건한 고찰의 흔적은 간 데 없고, 주춧돌만 휑하게 남은 빈 터 곳곳을 번식력 강한 산죽이 점령하고 있다. 천황사 재건이 늦어질 경우 절터는 대숲에 파묻히게 될 것 같다.

등산로 옆 암봉에 매달려 요란스럽게 구호를 내지르는 대학 산악반원들의 암벽 훈련 장면을 곁눈질하며 1시간 남짓 걸어올라가면 월출산의 명물 구름다리를 만난다. 구름다리는 시루봉과 매봉을 연결한 다리로 지상 120m 까마득한 높이에서 출렁이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정말 아찔하다.

구름다리를 건너면 철계단과 가파른 암릉의 연속. 고생스럽지만 기암괴석이 빚는 풍광은 그 고생을 능히 보상하고도 남는다. 능선과 골짜기를 빼곡하게 채운 갖가지 형상의 바위들은 어느 하나 비경 아닌 것이 없다. 말 그대로 "호남의 소금강"이다.

사자가 포효하는 듯한 사자봉을 시계방향으로 돌아 천황봉 쪽으로 올라가면 한 사람이 겨우 빠져나갈 수 있는 통천문에 닿는다. 통천문 틈 사이로 보이는 월출산 능선의 자태가 장관이다. 마치 바위 전시장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 통천문을 통과하면 천황봉 정상으로 연결된다.

정상은 100여 명이 앉아도 여유 있을 정도의 넓고 평평한 바위. 영암읍내와 초록빛이 완연한 영암벌판, 멀리 영산강 물줄기와 강진만 등 남도경관이 아스라이 펼쳐진다. 맑은 날에는 장흥의 천관산과 해남의 두륜산, 광주의 무등산까지도 볼 수 있다고 한다. 힘들게 올라온 초행객들의 입에서 연신 탄성이 터져나온다.

#왕인문화제

9일부터 12일까지 벚꽃이 만개한 영암군 군서면 구림마을 왕인박사 유적지 일대에서 열린다. 1600년 전 천자문과 논어를 일본에 전해줘 일본의 고대문화를 꽃피우게 한 백제의 왕인 박사를 기리는 축제로 일본에서도 단체 관광객이 대거 찾아올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축제는 9일 왕인박사 춘향대제를 시작으로 개막돼 도포제 줄다리기, 영암 화전놀이, 정동정호제, 월출산 달맞이굿, 솟대세우기 등 영암주민들이 꾸미는 대형 행사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이와 함께 전국퀴즈왕인 선발대회, 영암 명가음식전, 영암도기특전 등 관람객이 직접 참가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축제주무대인 왕인박사 유적지는 왕인 탄생지, 왕인묘, 성천 등 왕인 관련 유적들이 보존돼 있으며 유적지내에 대규모 공원을 조성, 축제에 맞춰 개장한다. 영암군청 (061)470-2348, 축제추진위 (061)473-1878.

또 축제장을 찾았다면 인근 영암도기문화센터(061-470-2566)도 들를 만하다. 한국 도기문화의 역사를 엿볼 수 있으며 직접 도기 제작을 체험해볼 수도 있다.



자료출처 / 일간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