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歷史. 文化參考

[행복한 책읽기] 한국책 세계화 어디까지 왔나

鶴山 徐 仁 2005. 10. 31. 18:50
외국어판 한국책, 효자가 따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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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23일까지)에서 한국문화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책 100권을 전시장에서 바로 단말기로 내려받아 인쇄까지 하는 첨단기술에 시선이 집중됐다. 하지만 문화는 이벤트로 성숙되는 게 아니다. 우리 문화를 알리는 지름길인 한국 책의 번역 출간은 여전히 숙제투성이다. 최근 관심이 부쩍 높아진 책의 세계화를 살펴본다.



# 영어책도 돈이 된다

2002년 첫 출간된 'How Koreans Talk'(은행나무)는 아이디어의 승리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 궁금해 하는 우리 말의 독특한 표현을 재미있게 풀이했다. 일상 회화 중심의 한국어 교재가 아니다. '식사했어요' '맨땅에 헤딩하기' '니 죽고 내 죽자' '당근이지' '화장발' 등 우리 말 417개의 배경을 외국인이 알아듣기 쉽도록 풀어놓았다.

일례로 '식사했어요'(Have you eaten yet?)는 함께 밥을 먹자는 제안이 아니라 전쟁과 기근의 시대에 시작된 가벼운 인사라고 설명한다. AP통신 서울지국 최상훈 기자와 지국장 크리스토퍼 토쉬아가 한국어에 들어있는 문화.역사적 경험을 주목됐다. 반응도 좋은 편이다. 지금까지 1만5000여 부가 팔렸다.

은행나무 주연선 대표는 "웬만한 인문서도 3000부 팔기 어려운 국내 출판상황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며 "한국에 있는 외국인은 물론 영어를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이 즐겨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종의 틈새시장을 개척한 셈. 출판사 측에선 무당.택견 등 전통문화, 대중가수 이박사, 영화감독 홍상수 등 현대문화를 망라한 'Korea Bug'(스콧 버거슨 지음)를 지난달 내놓았다.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 가운데 한국편을 영어로 재편집한 'Korea Unmasked'(김영사)도 히트작이다. 2002년 2월 이후 2만여 부 나갔다. 성철 스님의 법어집 '이뭐꼬'를 영역한 'Opening the Eye'(김영사)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김영사 신은영 주간은 "앞으로 도서 기획단계부터 외국어 번역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치부터 서원까지

현암사는 최근 '마틴씨, 한국이 그렇게도 좋아요?'의 한국어.영어판 두 종을 동시 출간했다. 한국에 5년째 살고 있는 네덜란드인 마틴 메이어가 바라본 우리의 오늘이다. 그는 영어공부를 위해 아이들 혀까지 수술하고, 통일을 부르짖으면서도 북한동포에게 적대적 태도를 보이고, 세계화를 강조하면서도 외국인 노동자를 홀대하는 우리 사회의 음과 양을 들춰낸다.

현암사 조근태 대표는 "한국어판보다 영어판이 오히려 다섯 배가량 잘 팔린다"며 "외국인 독자를 배려하고, 한국인의 이중언어 능력을 높이는 영어판을 계속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현암사는 '인물화로 보는 조선시대 우리 옷' '우리 풍속화 100가지' '불교성전' '온 세상은 한 송이 꽃' '우리 새소리 백가지'등의 영어판을 냈었다.

최근 달라진 출판계 풍속도 중 하나는 단행본 출판사들이 영어판 도서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 아직 종수가 많지 않지만 한국어 교재나 관광 가이드북 등에 집중됐던 영어판 도서의 주제와 소재가 다양해지고 있다. 사계절은 '생활사 박물관'시리즈(전 12권)의 '고려편'을 올해 영어판으로 냈으며, 문학동네도 김진경씨의 팬터지 소설 '고양이 학교'를 영어책으로 펴낸 주목을 받았다.'고양이 학교'는 프랑스.중국.대만에 판권을 수출되기도 했다.

영어책 출간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63년 설립된 한림출판사다. 올해만 해도'Modern and Contemporary Art in Korea(한국의 현대미술)' 'Seowon(서원)' 'Good Morning, Kimchi!(굿모닝, 김치)' 'Dictionary of Korean Art and Archaeology(한국미술.고고학사전)'등을 냈다.



# 실용서에 눈 돌려야

서울 사간동에 있는 서울셀렉션은 한국 관련 외국어책, 한국영화 DVD 등을 전문 판매하는 곳이다. 이곳에는 약 600종의 영어판 도서를 구비돼 있다. 그러나 '품종' 측면에서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서울셀렉션 김형근 대표는 "서점 부근 인사동에서 다기(茶器)를 구입한 외국인이 그 사용법을 알려주는 서적을 구하려 해도 막상 추천해줄 책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 출판계는 주로 문학작품의 번역에 신경을 써왔지만 외국인들이 실제로 원하는 책은 한국인의 일상, 한국 문화, 한국 역사 등을 다룬 것들"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인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실용서.정보서 등을 활발하게 내야 한다는 것.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물론 해외 독자를 겨냥한 기획력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림출판사 이희정 대리는 "한글판 도서 번역에 치중된 국가 지원도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처음부터 외국어로 된 도서는 항상 '열외' 취급을 받기 때문에 일선 출판사들이 의욕은 있어도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김영사 신은영 주간도 "최근 해외에서 인도 소설.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에는 인도 출판계가 동일한 콘텐트를 자국과 외국에서 동시 출간하는 전략이 주효했다"며 "더 이상 외국어 출판을 문화계의 공백지대로 방치해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국문학번역원 통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각국 언어로 번역된 한국 책은 1750여 종. 문학을 제외한 일반 도서에 관한 믿을 만한 통계도 없는 실정이다. 김형근 대표는 "현재 한국에 상주하는 외국인이 대략 90만 명에 이르고, 우리의 삶이 외국의 모델이 될 만큼 문화.경제적 역량이 성숙했다"고 밝혔다.

박정호 기자<jhlogos@joongang.co.kr>


한국 관련 영어책 어떤 게 잘 팔리나

1. Korea Unmasked / 김영사

2. 서울시 사진집 Seoul Through Pictures / 서울시

3. A Field Guide to the Birds of Korea / LG Evergreen Foundation

4. How Koreans Talk / 은행나무

5. Joseon Royal Court Culture / 돌베개

6. Lee Wade's Korean Cookery / 한림

7. Korean Children's Favorite Folk Tales / 한림

8. Korea Old and New A History / 일조각

9. Handbook of Korean Art: Folk Painting / 예경

10. Handicrafts of the Korean People / 다할미디어

자료: 서울셀렉션(www.seoulselection.com)  
  2005.10.21 20:40 입력 / 2005.10.22 04:28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