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통상 녹차밭으로만 알고있는 경우가 많이 있으나 보성소리 또한 유명하고 그 자부심도
대단하다
아무튼 이번 여행은 녹차밭이 주제이므로 녹차이야기부터...
보성은 우리나라 녹차의 약 40%를 생산하는 국내최대의 차 주산지요 차 산업의
발상지이며
지난 85년에 시작된 “다향제”는 매년 5월중, 첫 찻잎을 따는 무렵에 열리고
있으며
이때는 일림산 철쭉축제가 병행해서 함께 열린다고 하니... 차밭과 철쭉등산을 함께해도 좋을듯
싶었다.
아무튼 무박으로 밤을 달려 한달음에 보성까지 달려내려간 우리는 차밭을 지나 율포해수욕장에
도착,
국내유일의 녹차해수온천탕으로 피로를 먼저 풀기로 했다.
<율포해수욕장의 풍경>
<녹차해수온천탕....군청에서 공무원들이 운영한다>
녹차온천으로 피로를 풀고나서 주변을 둘러보니 눈치빠른 상점은 일찍 문을 열었다.
그런데 아래 이집은 자기집이 안보인다구 버스를 치워달라해서 약간의 언쟁이 있었다.
에구, 우리 버스 손님들이 자기집 물건 팔아주는건 깜빡 했나보다...ㅎㅎ
목욕후 아침식사를 마친후 율포해수욕장을 떠나 보성차밭으로 향하는 길은 봇재라는 고개를 넘어야
하는데
봇재마루에는 차밭을 전망할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차를 세워 올라보니 차밭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차밭 전경>
<올려다본 차밭 전경....산꼭대기까지 차밭이다>
감탄사를 뒤로하고 본격적인 차밭 답사를 위하여 조금 더 달려서 우리는 대한다업농장으로
들어섰다.
버스에서 내려 차밭까지 가는길에는 곧게 들어선 삼나무 숲이 참 보기에도 아름답다.
<삼나무 숲길을 걸어서 차밭으로 이동...>
<보기에도 시원한 차밭 풍경들....>
■ 녹차이야기.....
차는 색(色), 향(香),
미(味)가 뛰어난 것을 좋은 차라 하는데,
이는 찻잎을 따는 시기, 시간, 환경조건, 만드는 방법, 보관방법, 우려내는 방법 등에 따라서
달라진다.
또 같은 시기의 같은 성장도의 찻잎일지라도 위치에 다라서 성분이나 맛에 차이가 있다.
그래서 차는
맑은 날 새벽 이슬이 덜 마른 때 딴 것을 으뜸으로 하며, 따는 방법은 손따기, 가위따기, 기계따기가 있다.
차의 종류는 발효 정도, 차모양, 차따는 시기와 품질 등에 따라 나눌 수 있다.
ㅇ 발효정도에 따른 분류
발효라 함은 적당한 온도와 습도에서 찻잎의 탄닌(폴리페놀)에 산화효소가
작용하여 녹색이 누런색이나 검은 자색으로 변하게 되고 독특한 향기와 맛이 만들어지는 작용을 발한다.
발효가 많이 된 마른차는 검붉은 색이 되며 차탕은 홍색이 진하고, 발효가 적게 된 것은 차탕이
녹황색이나 황금색이다.
녹차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차라고 부르거나 마시는 잎차를 말하며, 찻잎을 다서 그대로 덖거나 쪄서 말린
것으로 차잎의 모양과 엽록소가 변형되지 않게 수분만 건조시켜 만든 차를 말하는데 엄격히 말하면 과정에서 조금은 자연발효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ㅇ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차의 종류
- 불발효차=녹차
(보성녹차, 봉로차, 유비차, 옥로차, 반야차, 수제차, 봉정차, 작설차, 설록차, 죽로차, 운상 등)
- 반발효차=우롱차 (중국에서 즐겨 마시는 차, 국내생산은 거의 없음)
- 발 효
차=홍 차 (대한홍차, 한국홍차, 태평양홍차, 한림홍차 등)
ㅇ 차잎의 채취
우리나라의 경우 차잎을 채취하는 횟수는 1년에 3-4회 정도로, 양력
4월 하순(곡우) ~ 5월 상순에 따는 차를 첫물차, 양력 5월 하순 ~ 6월 상순까지 다는 차는 두물차라 하고, 양력 6월 하순 ~ 7월에
따는 차는 여름차라 한다. 그리고 끝물차는 8월 하순(처서) ~ 9월 상순(백로)에 채취 제조하는데 봄차에 비하여 잎이 세고 큰 편이여서 일상
생활음료로 많이 음용되며, 홍차와 막차로 쓴다.
ㅇ 채취시기에 따른 분류
-
봄차
맏물차(첫물차) : 양력
4월하순(곡우) ~ 5월 상순 (금년 곡우는 4월
20일...)
두물차 : 양력
5월하순~6월 상순
- 여름차(세물차) : 양력 6월하순~7월
- 가울차(끝물차) : 양력 8월하순(처서)~9월 상순(백로)
ㅇ 찻잎에 다른 분류
- 세차(細茶, 여린차, 세작)
= 곡우 ~ 입하 경에 딴 차로 잎이 다 펴지지 않은 창(槍)과 기(旗)만을 따서 만든 가는 차
-
중차(中茶,보통차,중작) = 잎이 좀더 자란 후 창과 기가 펴진 잎을 한 두장을 따서 만든 차
-
대차(大茶, 왕작) = 중차보다 더 굳은 잎을 따서 만든 거친 차
- 막차 = 굳은 잎이
대부분으로 숭늉대신 끓여 마시는 차
보성에는 많은 다원농장이 있으나 우리는 대한다업을 들러서 구경하였고
대한다업은 011 이동통신에서 수녀와 비구니의 자전거 타는 CF를 찍어서 일약 유명해진
곳이다.
여기저기서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었고 선물판매센타에서는 녹차와 다양한 녹차상품을 판매하고
있었고
녹차아이스크림도 인기있는 상품중의 하나였다.
때마침 이슬비가 간간히 내려서 오히려 차밭의 풍경을 운치있게해주었고
아쉬움속에 우리는 발길을 돌려 순천 송광사로 향하였다.
<보성에서 순천가는 국도>
송광사는 그냥 절이라기보다는 절로 이루어진 마을같은 대찰(大刹)이다.
불교에서는 참으로 귀하고
값진 보배 3가지를 삼보라고 하는데 三寶는 부처님(佛), 가르침(法), 승가(僧)를 말하며
승보(僧寶) 사찰인 송광사는
법보(法寶) 사찰인 합천 해인사, 불보(佛寶) 사찰인 양산 통도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사찰이다.
<송광사 입구.... 여늬 절과는 달리 일주문으로 된 입구가
아니다>
<승보종찰조계산송광사 표석>
절입구를 들어서니 목제 빗을 만들어 파는 장인(匠人)의 가게가 있었다.
송광사는 참 아름다운 절이다.
이 생각은 절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나타난 누각에서부터 강하게 느끼게 되었는데
걸어올라가는 길에 개울을 건너도록 세워진 누각이 너무 아름다워 몇번을 돌아보았다.
<걸어올라가는 사람들이 개울을 건너도록 한 누각>
<누각을 뒤에서 바라보니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이다>
<절입구에 늘어선 부도탑>
<이건 부도는 아닌듯하구... 공덕비같은 탑석들???>
너무 깨끗하고 반듯해서 오히려 눈에 거슬리더이다...ㅎㅎ
<下馬碑....지금으로 말하면 차량통행금지?>
<절입구 바위에 이름새긴 이들은 극락왕생했을까???>
송광사에서 또하나 놀란것은 화장실이었다.
유명사찰마다 화장실(해우소)가 유명한곳도 많지만
송광사는 화장실건물이 너무나 반듯하고 깨끗하고...심지어 주변은 연못을 파서 조경을
하였고
화장실 안을 보니 현대식 변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화장실 입구....>
<T자형 건물앞 좌우에는 연못이 있어 고기가 노닐고~~>
<실내모습...변기설치>
송광사에는 3대 명물이 전해져 내려오는데
ㅇ첫째는 비사리구시. 270여년전인 1724년, 전북
남원시 송동면 세전골에 있던 싸리나무가 태풍으로 쓰러진 것을 조선 영조 이후 절에서 국재(國齋)를 모실 때 손님을 위해 밥을 저장했던 일종의
밥통이다. 천왕문 입구에 세워진 이 비사리구시는 약 쌀 7가마의 분량을 저장할 수 있다고 하여 승보종찰로서의 송광사 규모를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탱화전시관 바로 밑에는 비사리구시와 관련하여 당시의 거대한 규모를 짐작케하는 거대한 쌀 뒤주들이
차곡차곡 여러개 쌓여져 있다.
ㅇ두 번째 명물은 능견난사(能見難思)이다.
풀어보면 `능히 보기는 해도 그 이치를 생각하기는 어렵다`라는 뜻이다. 보조국사가 중국 금나라 황제
장종을 위해 갈 때 부처님전에 올리던 그릇으로 본래 명칭은 옹기이다. 재료는 놋쇠로서 구경 21.5 cm, 높이 3.3cm, 두께 0.1cm
이며 이름에 따른 유래로는 조선 숙종이 이 그릇이 어느 순서로 포개어도 포개지는 사실을 신기하게 여겨 장인에게 만들게 하였지만 어느
누구도 이와 똑같이 만들지 못해 이에 능견난사(能見難思)라는 어필제명을 하사하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약 500여개 였다고 하나 현재는 30여개가
남아 송광사 탱화전시관에 전시되어져 있다.
ㅇ세 번째는 쌍향수. 천연기념물 88호인 이 곱향나무는 높이가 12.5m, 가슴둘레
3.98m 로서 수령이 약 800년 정도 된다. 보조국사와 그의 제자인 중국 금나라 천자(天子)인 담당국사가 중국에서 짚고 온 지팡이를 꽂은
곳에서 자라 났다는 설화가 내려져 온다
호기심에 능견난사가 박물관에 전시되어있으려나.... 들어가보려했더니 11시부터 12시까지는 폐문이다.
(도착시간임)
이유를 물어보니 스님들 공양시간이란다....ㅎㅎ..... 스님들 점심시간을 처음
알았다.
쌍향수는 산위로 1시간 넘게 올라가야 볼수 있다해서리...포기 !!!
<송광사 대웅보전>
송광사 대웅전은 내소사가 소지단청으로 깨끗하고 목재의 기본을 그대로 유지하는데 반해서 화려하게 단청을
하였다
대웅전 마당이나 주변에는 여전히 아름다운 건물들, 나무들, 돌쌓은 계단등이 보기에 참
좋았다
<대웅전 마당>
<대웅전 뒤쪽....쌓아올린 계단식 축대와 소슬대문이 이채롭다>
송광사는 조계종 산하에서 외국 승려들이 공부하는 곳이기도 하다..
<국제선원>
대웅전 앞마당에 약간 비켜서서 전각2개... 보물이다 (이름??)
범종, 법고, 목어, 운판....네가지 4물이 걸린 누각
수녀님들이 경내를 다니시는데 이채로와서 지켜보았더니
스님들 선방으로 드셔서 차한잔씩 나누더이다.......^^
지눌, 진각을 비롯한 16국사를 배출한 송광사는 눈으로 보기에도 너무나 아름다운 절집이었지만
기실은 가슴으로 느낌을 강하게 가져다 주는 그런 대찰(大刹)이었다.
보성 차밭을 가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5월이지만
일년내 아무때나 다녀와도 고즈넉하고 이색적인 풍광에 흐뭇한 걸음이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