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보관 잘못했다고 장군이 사병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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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10.28 10:11 06' / 수정 : 2005.10.28 12:03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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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병이 지휘관 부부의 폭행과 폭언을 인터넷에 올려 육군 당국이 수사에 나섰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한겨레는 28일, 한 여단장 관사에서 생활하던 사병(공관병)이 지휘관 부부의 폭행·폭언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고 보도했다. 육군 당국은 이 내용이 상당부분 사실임을 확인했으며, 장군에게는 서면경고를, 이 사실을 밖으로 알린 사병에게 근신 10일의 징계를 내렸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5월 초 한 여단장 공관병 김모 상병은 휴가를 나와 국방부 인터넷 홈페이지에 신모 준장에 대한 글을 올렸다. 상추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의 비닐 3㎝ 가량을 찢었다는 이유로 신 준장이 김 상병에게 발길질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공관병은 여단장 부인에게서도 “너 같은 애 낳고도 너희 부모님이 미역국 드셨냐”는 등의 폭언을 들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준장은 멸치를 잘못 보관했다고 김 상병 정강이를 걷어찼고, 준장 부인은 ‘병신같은 새끼’라는 욕설을 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김 상병의 글을 확인한 육군본부는 곧바로 감찰에 들어갔고, 헌병감실은 신 준장이 공관병은 물론 운전병, 당번병과 공병장교(대위)에게까지 그동안 주먹과 상황판, 지휘봉 등을 이용해 폭행과 폭언을 해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신문은 또한 “아침식사가 준비됐다”고 보고하면 신 준장은 “너 같으면 이 상황에서 밥이 넘어가겠냐”며 신문을 말아 김 상병 양볼을 10여차례 때렸고, 수시로 “개만도 못한 놈” 같은 폭언을 해왔다고 보도했다.

집무실 당번병은 경유 난로에서 나는 소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맞기도 했다. 운전병은 운전미숙을 이유로, 한 공병장교는 “답변 태도가 민간인 같다”는 이유로 지휘봉으로 머리를 맞기도 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신 준장 부인도 공관병·운전병에게 폭언과 모욕을 끊임없이 해온 사실이 알려졌다. 공관병에겐 “너 같은 애가 음식하면 사람들 식중독 걸려 해를 입는다”고 말했고, 운전병에겐 “(출신 학교가) S대가 아니라 N대 아니냐”며 조롱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런 조사 결과에 대해 신 준장은 “기억이 안난다”거나 “꿀밤 정도의 훈계 차원이었다”, “함께 작업하던 중 무의식적으로 툭 찼다”고 해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 준장의 부인 또한 “전입 초기에 음식 조리상태가 나쁘고 성의가 없을 때, 음식 보관상태가 나쁠 때 교육 차원에서 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폭언과 폭행을 확인하고도 김장수 육군참모총장은 ‘여단장이 공관근무병을 완전히 이해시킬 것’이라는 단서를 달아 2군사령관에게 처리를 위임했고, 징계권자인 권영기 2군사령관(대장)은 3개월 동안 징계를 유예했으며, 9월1일로 징계유예 기간이 만료되면서, 신 준장 징계는 서면경고로 마무리됐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