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어떻게 오는가 / 도종환
시처럼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가슴을 저미며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눈물 없이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벌판을 지나
벌판 가득한 눈발 속 더 지나
가슴을 후벼파며 내게 오는 그대여
등에 기대어 흐느끼며 울고 싶은 그대여
눈보라 진눈깨비와 함께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쏟아지는 빗발과 함께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견딜 수 없을 만치
고통스럽던 시간을 지나
시처럼 오지 않는 건
사랑이 아닌지도 몰라
- 시집 '슬픔의 뿌리' 중에서..
시인은 “사랑은 눈물과 고통 없이는 오지 않는다”고 노래하고 있지만 그래도 난 살면서 사랑 없는 삶은 상상하지 못합니다. 난 늘 사랑을 찾아 헤매고 있지요. 사랑은 나에게 황홀을 가져 다 주고, 행복과 기쁨을 선사하고, 내가 이 세상을 살아갈 이유를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만약 사랑이 위 시처럼 눈물, 고통 등 힘겨움의 연속이라면, 우리 인생살이 그 얼마나 고달프겠습니까? 하지만 우리는 황홀한 사랑을 함으로써 이 외로운 인생에서 기쁨과 행복을 누릴 수 있음을 잘 압니다. 나의 사랑의 황홀이 얼마나 찬란한가 하면, 그 단 몇 시간의 기쁨과 행복을 위해 나는 내 남은 생애 전부를 희생해도 좋다고 생각할 정도니까요.
또한 사랑의 황홀은 나에게 이 세상 너머의 차고 생명 없고 끝도 없는 암흑의 심연을 바라보는 것 같은 저 무시무시한 외로움과 고독감을 덜어 줍니다. 사랑하는 순간에서만은 이 세상에서 곧 스러져 갈 ‘나’라는 유한한 생명체의 고독함과 외로움을 잊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나는 목숨이 붙어있는 한 끝없이 사랑을 찾아 헤맵니다.
약속 / 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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