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신-범죄-깡패 家門(2001년 3월27일 이 사이트에 게재되었던 글)
주한미군 사령관의 특별보좌관인 스티븐 브래드너(Stephen Bradner)씨는 한반도의 정치동향 정보를 수집, 분석하여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보고, 자문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올해 70세인 그는 지난 40년간 서울에서 살면서 한국과 북한의 정보를 다뤄온 사람으로서
미국의 정보사회에서는 가장 말발이 센 정보통으로 꼽힌다. 그는 왕년의 농구스타 박신자씨를 아내로 맞은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예일 대학, 하버드
대학원을 졸업했고 소설도 쓴다. 브래드너씨가 작년 8월1일자로 발표한 [북한의 전략(North Korea's Strategy)]이란
논문은 미국의 핵비확산 연구 단체인 NPEC(Nonproliferation Policy Education Center)의 웹사이트에 올라 있고,
주요 부분은 월간조선 2001년4월호에 실려 있다. 이 논문에는 1류 북한 전문가가 쓴 글답게 아주 깊은 분석과 냉철한 시각이 들어 있다.
이 논문의 결론은 아주 간단하다. 1. 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개혁, 개방할 수 없다. 북한의 개혁 개방은 김정일의 희생 위에서만
가능하다. 2. 개혁, 개방이 자살행위라는 것은 김정일 자신이 잘 알고 있다. 3. 그는 이 딜레머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
대안(代案)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나는 단기적인 대책으로서 남한을 상대로 협박, 회유, 속임수를 동원하여 뜯어먹는 전략이다. 김정일이 目下
시행중인 이런 방법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아니다. 4. 두번째 代案은 남한의 공산화에 의한 한반도 통일이다. 이 목적을 위해선
군사력이 동원되어야 하며 전쟁만이 최종적인 해결책이다. 5. 따라서 김정일은 남침전쟁 문제를 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브래드너씨는 이 논문에서 북한정권을 아주 재미있게 묘사했다. 金家 정권(Kim family regime=KFR). 그는 북한정권이
본질적으로 공산주의 정권이 아니라 김일성-김정일 일가가 지배하는 정권이라고 단정하여 이런 식으로 불렀다. 우리식으로 이름짓는다면 金氏朝鮮이란
뜻이다. 브래드너씨는 또 김정일 정권을 [종교적 광신 범죄 깡패 가문(religious cult-crime family gang)]이라고
단정했다. 미국 CIA(중앙정보부)에선 북한을 컬트 집단, 즉 광신집단으로 개념규정한 다음 그 말로를 예측한다고 한다. 광신집단의
행태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엄천난 재물을 축적한다(김정일의 스위스 은행 비자금은 약40억 달러로 추정된다). 둘째,
교주와 신도 사이의 복잡한 이성관계. 셋째, 혹세무민의 교리(주체사상과 김정일 부자 우상화 작업). 넷째, 인간생명의 존엄성을
무시(아우슈비츠 같은 강제수용소 운영) 다섯째, 집단 자살 또는 대량살상으로 종말을 고한다(남미 가이아나에서 있었던 인민사원의 집단 자살
사건, 오대양 집단 자살 사건 등). 북한정권도 결국은 컬트 집단과 같은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즉, 집단자살식으로
종말을 본다는 것이다. 막다른 골목으로 몰렸다고 판단할 때 김정일은 측근들과 함께 자폭하든지, 남침하든지 하는 방법으로 종말을 볼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김정일은 비겁자이기 때문에 망명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문제는 남한까지 그의 자살극에 끌고들어가는 것인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즉 남한이 북한에 끌려 함께 지옥의 불구덩이로 들어가지 않기 위해서는 북한과 공동운명체가 되지 않도록 양체제의 연결을
최소화해야 하며 비상시에 남한에서 빨리 그 연결선을 풀어버릴 수 있도록 해두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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