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스크랩] 길..

鶴山 徐 仁 2005. 9. 27. 15:05


나의 소년 시절은 은(銀)빛 바다가 엿보이는 그 긴 언덕길을 어머니의 상여(喪輿)와 함께 꼬부라져 돌아갔다.
 
내 첫사랑도 그 길 위에서 조약돌처럼 집었다가 조약돌처럼 잃어버렸다.
 
그래서 나는 푸른 하늘 빛에 혼자 때없이 그 길을 넘어 강(江)가로 내려갔다가도 노을에 함뿍 자줏빛으로 젖어서 돌아오곤 했다.
 
그 강가에는 봄이, 여름이, 가을이, 겨울이 나의 나이와 함께 여러 번 다녀갔다. 가마귀도 날아가고 두루미고 떠나간 다음에는 누런 모래둔과 그리고 어두운 내 마음이 남아서 몸서리쳤다. 그런 날은 항용 감기를 만나서 돌아와 앓았다.
 
할아버지도 언제 낳은지를 모른다는 동구 밖 그 늙은 버드나무 밑에서 나는 지금도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 돌아오지 않는 계집애, 돌아오지 않는 이야기가 돌아올 것만 같아 멍하니 기다려 본다. 그러면 어느새 어둠이 기어와서 내 뺨의 얼룩을 씻어 준다. 
 
 
길 - 김기림
 

 
 
추억이 있는 장소에 가면 그곳에 꼭 그사람이 나타날것만 같아 마음이 설렌다.
물론 오지 않을것을 뻔히 알지만,
그때의 기분을 느낄수 있단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김윤아 -  야상곡


 
가져온 곳: [푸른자전거..]  글쓴이: 아스라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