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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대 트라비스 메이
지난달 말 미국 보스턴 대학가의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하버드 신입생 트라비스 메이(Travis May·17).
‘괴짜경제학(Freaknomics)’라는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밥을 먹고 있었다. 갓 고교를 졸업한 학생에겐 어렵지 않느냐고 묻자
“경제이론이 실제 사회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왜곡되는지 풀어내 흥미롭다”며 “나도 경제학을 공부한 후 사업가로 세상에 뛰어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평범한 사립고교를 졸업한 그는 입학 전에 학교 근처에 집을 구해놓고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마련하는 중이라고 했다.
최고 명문이라는 하버드대에 합격한 메이 군의 SAT 점수는 1520점. 1600점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지원자 중 10% 정도만
붙는다는 하버드에 그는 에세이로 승부했다. 500단어 짜리 자기 소개서에서 그는 자신의 특성과 학문적 열정을 각(角)·구(求)·표면적 등 수학적
키워드로 독특하게 풀어냈다. 수학경시대회 입상 경력을 직접 내세우기보다는, 자신이 수학이라는 과목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역설한 것. 그는
“나중에 내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투자자들에게 설득시키려면 글쓰기 등 표현의 방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열일곱 살인 메이 군은 이미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올초 자신을 비롯해 아이비리그 대학에 합격한 친구들 몇명의 지원에세이를 모아 인터넷 홈페이지 ‘Essays that Worked’(www.ivyadmits. com)를 만들고 유료 공개한 것. 그는 “벌써 250달러를 모아 비영리 복지단체에 기부했다”며 뿌듯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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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리더가 되려는 이들에게 ‘멋있는 프랑스어’를 구사하기를 요구해요.”
작년 바칼로레아(고교졸업자격시험)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프랑스 교포 김민선양(18). 차분하고 조리 있게 말하는 그는 국제무대의
금융전문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 현재 경제 전문 그랑제꼴(특수전문학교) HEC 준비생으로, 학부 2학년에 해당된다. 프랑스에선 바칼로레아를 치른
학생 중 15% 정도의 우수자들은 일반 대학이 아니라 고급관료·학자·전문직 인력을 양성하는 그랑제꼴의 예비 학부과정인
‘콩코르(Concours)’ 과정에 들어간다.
김양은 바칼로레아에서 평균 20점만점 중 14점을 받았다. A급 성적이다. 한국 초등학교를 2년 다닌 그는 “프랑스에선 답만 쓰는 것과
달리 모든 풀이와 사고(思考)의 과정을 섬세하게 풀어써야 한다”며 “선생님들도 점수만 통보하는 게 아니라 뭐가 잘못됐는지 일일이 써주고 스스로
잘못을 고치게 한다”고 말했다.
이 공부방식은 대학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김양이 있는 그랑제꼴 준비반의 경우 매일 저녁 전공인 경제를 비롯해 역사·철학·불어·영어 등
필수과목에 대해 구술테스트가 이어지고, 주말마다 논술시험이 치러진다. 주어진 텍스트를 논평하는 ‘미니 논문’ 숙제가 일주일에 서너 건씩
주어진다. 1년 새 같은 반 친구 30명 중 6명이 중도포기하고 일반대학으로 빠져나갔다고 한다.
김양이 체득한 글쓰기 방식은 “고전(古典)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을 것, 최근 뉴스에 등장한 이슈를 잘 따라잡아 글에 최대한 활용할 것. 그리고 일기 형식으로 매일 글쓰기를 계속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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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대 3학년 김지훈(20)씨는 한국에서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졸업한 ‘토종’이다. 영국 최고의 대학, ‘말’과 ‘글’로 평가되는 환경에서
2년간 담금질한 그는 지금 완벽한 영국식 영어를 구사한다. 방학 중 김씨는 영국과 미국의 공공기관이나 기업에서 인턴을 하며 학비를 벌고 경력을
쌓고 있다고 했다. 전공인 심리학·철학을 계속 공부해 학자가 되는 것이 목표지만 다양한 사회경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옥스퍼드 지원 당시 SAT(영국에서 미국대학입학시험 점수도 통용된다) 1500점에 평범한 학교 성적이었지만, 김씨는 전공지식을 묻는 고강도
구술·논술고사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다. 면접관과 30분여 국제통화를 하며 ‘육체와 정신이 늘 합치한다는 이론에 대한 생각을 말하라’는 주제로
면접을 봤고, 직접 영국으로 가 ‘유아들의 수학 인지능력 발달에 관한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라’는 주제로 논술을 치렀다. 각각의 반영비율은
7대3. 김씨는 “영어가 유창하지 않다는 것보다, 정확한 근거와 주장을 표현하는 것이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영국 학생들은 중학교 때부터 서론·본론·결론이 갖추어진 글쓰기를 훈련 받기 때문에 아무리 짧은 숙제에서도 논리를 완벽하게
세운다”고 전했다. 자신을 비롯한 다른 나라 학생들이 그런 문화를 접하고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김씨는 “대학에 와서야 진짜 공부를
하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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