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政治.社會 關係

[한국 사회 파워 엘리트 대해부] <메인> 그들은 지금 해체되고 있다

鶴山 徐 仁 2005. 9. 22. 23:32

1. 학연 사회에서 학력 사회로
파워 엘리트 3만1800명 분석해 보니

지난 40년간 한국 사회는 거칠게 요동쳤다. 격동의 한복판에 권력.금전.지식을 거머쥔 '파워 엘리트'가 있었다. 이들의 모습은 우리 사회의 과거.현재를 평가하고 미래를 읽는 척도다. 본지는 창간 40주년을 맞아 정치인.법조인.교육인.의료인 등 각계 엘리트 3만1800여 명을 해부했다. 분석 결과 이들은 810만 개의 학교.지역.직장.집안 연줄로 이어져 있었다. 지금까지 정치.재계 등 일부 영역이나 제한된 표본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엘리트 분석은 있었지만 국내외를 통틀어 한 사회의 엘리트를 모두 해부한 적은 없었다. 취재팀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사회연결망 분석업체인 '사이람'과 함께 중앙일보 조인스 인물정보를 분석하고 관련 인물을 인터뷰했다.

◆ 전통 엘리트 학연 분화.해체=엘리트 사회의 모습은 크게 폐쇄형과 개방형으로 나뉜다. 외부에서 새로운 인물이 거의 충원되지 않거나 몇몇 연줄에 많은 엘리트가 몰려 있는 형태가 폐쇄형이라면 그 반대가 개방형이다. 본지 조사 결과 한국 엘리트의 학연 구조는 빠른 속도로 분화.해체하면서 개방형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0년간 출생연대별 엘리트 구조는 '집중형(1950년 이전 출생)-강한 집중형(50년대 출생)-분화형(60년대 출생)-해체형(70년대 출생)'으로 변했다.

 

60년대 출생인 386세대는 주요 대학별로 나눠지기 시작했으며, 포스트386 세대는 해체 양상을 보였다. 엘리트 한 명이 지닌 '힘 있는' 동문 규모도 386세대가 50년대 출생 세대의 69%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대별 상위 30개 고교의 엘리트 배출 비율은 지난 40년 사이 10년 단위로 62→64→30→24%로 떨어졌다.

◆ 영.호남 격차 줄어=전체 엘리트의 출생지별 순위는 서울-경북-경남-전남-충남-전북 등이었다. 이 중 경북 출신의 비율은 50년대 출생 세대(11.7%)와 386세대(12.0%)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전남은 7.7%에서 10.2%로 뛰었다. 같은 기간에 영남보다는 호남 인구가 더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두 지역의 격차는 크게 좁혀진 셈이다. 충청.강원.경기 출신의 엘리트 비율은 지난 40년간 약간씩 감소해 왔다. 

◆ 여성 도전 거세지다=전체 엘리트 중 여성 비율은 5.5%. 여성 엘리트의 규모 자체는 아직 작다. 하지만 그 증가 속도는 매우 빠르다. 50년대 이전 출생 세대에서 여성 비율은 4.9%였지만 386세대에서 6.1%, 포스트386 세대에서는 21.3%로 늘었다. 대졸 이상의 고학력 여성이 늘어나고, 여성 인재 할당제가 생겨나며, 결혼 후에도 직장생활을 하는 풍토가 보편화하면서 남성 위주의 엘리트 구조가 흔들렸다.

◆ 직종 간 학연 차 줄어=30년 전만 해도 학연이 단단한 직종은 의료인.법조인에 한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강도 높은 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학연의 힘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386세대를 지나면서 다른 직종 엘리트의 학연도 강해졌다. 특히 경제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교육을 많이 받은 인재가 경제인이 되거나 경제인이 꾸준히 공부해 학연을 넓힌 덕분이다. 50년대 출생 세대에서 경제인의 학연 규모는 의료인의 17%였지만 386세대에서는 40%대로 뛰었다. '지식'을 상품으로 만드는 산업구조가 만들어졌음을 의미한다.

◆ 탐사기획팀=이규연(팀장), 정선구.양영유.강민석.김성탁.정효식.민동기.임미진.박수련 기자

◆ 제보=<deep@joongang.co.kr>, 02-751-5673, 5644

 2005.09.22 05:00 입력 / 2005.09.22 06:55 수정

 

 

 

[한국 사회 파워 엘리트 대해부] 1. 주변의 '힘센 동창' 갈수록 줄어들어 1인당 엘리트 동창 수 50년대생은 282명 포스트386은 106명 한국은 이미 고학력 사회로 접어들었다. 40년 전에는 고교 졸업자 열 명 중 세 명이 대학에 진학했으나 지금은 여덟 명 정도가 들어간다.

이처럼 학력은 높아졌지만 동문끼리 끌어주고 밀어주는 '학연의 힘'은 크게 약해지고 있다는 게 본지 조사 결과다. '학연' 사회에서 능력 중심의 '학력' 사회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력은 좋은 학교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은 결과물로 개인의 능력을 말한다. 반면 학연은 개인의 능력보다 능력을 가진 동창들을 동원할 수 있는 연결된 힘을 의미한다.



우선 한 명이 동원할 수 있는 '힘 있는' 동창 수가 줄어들었다. 특히 포스트386 세대의 경우 평균 106명으로 1950년대생(282명)의 37%에 불과했다. 이는 74년부터 단계적으로 실시된 고교 평준화와 엘리트 충원 대학의 다양화가 주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주목할 만한 세계 50대 여성 기업인'으로 선정한 SK텔레콤 윤송이 상무가 학력사회 인물의 대표주자다. 그는 서울과학고 조기졸업, 한국과학기술원(KAIST) 수석졸업, 미국 MIT 최연소 박사 등의 경력이 있다. 하지만 윤 상무의 학연 엘리트 수는 50년대생 평균의 2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그는 "고교는 3회, 대학은 6회 졸업이라 동문이 많지 않다"고 했다.

한 명 이상의 다른 엘리트와 학교.학과.학위.재학기간 중 셋 이상이 겹치는 '강한 학연'이 있는 엘리트는 전체 분석 대상의 26.7%였다. 이들은 평균 2.9명, 최대 9명만 거치면 서로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로 몰라도 동문의 동문끼리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가다 보면 결국 연결된다는 뜻이다.

학연 응집도는 세대가 변하면서 느슨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집도는 각 학연 그룹의 엘리트가 얼마나 서로 가깝게 뭉쳐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50년대 이전 출생을 100점으로 했을 때 대학원 진학이 많았던 50년대생은 109.7점으로 커졌다가 60년대생에서는 31.5점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신흥 명문인 과학고나 KAIST 등이 등장해 전통 학연 분산이 가속화했기 때문이다.


◆ 탐사기획팀=이규연(팀장), 정선구.양영유.강민석.김성탁.정효식.민동기.임미진.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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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2 05:24 입력 / 2005.09.22 06:55 수정

 

 

 

[한국 사회 파워 엘리트 대해부] 1. 닫힌 학연사회서 열린 학력사회로  분석 주도한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장덕진 교수 어느 사회에서나 존재하게 마련인 최상위 엘리트에 대한 관심은 늘 있었다. C W 밀스의 '파워 엘리트'나 로버트 달의 '누가 지배하는가'와 같은 고전적 연구들은 이런 관심의 반영이다. 한국 사회는 연줄 사회라는 말에 대다수가 동의하고, 학연.지연.혈연이라는 단어가 일상적으로 통용되는 우리 풍토에서 최상위 엘리트에 대한 관심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들의 개인적 배경이나 라이프 스타일 같은 것들도 대중적 관심의 대상이 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 간에 얽혀 있는 네트워크의 구조와 강도다.

최상위 엘리트가 자기들끼리 똘똘 뭉쳐 폐쇄적인 집단을 형성하고 능력 있는 다른 사람의 진입을 막는다면 그 사회에는 희망이 없다.

엘리트 네트워크가 비교적 개방적이어서 노력을 통해 엘리트가 될 수 있다면 그 사회는 건강하다. 한국 최상위 엘리트 3만1800명의 네트워크를 모두 분석한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나온 어떠한 엘리트 연구보다도 상세하고 실증적인 자료에 근거해 우리 사회를 들여다 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분석 결과는 희망과 과제를 동시에 던져준다. 엘리트를 배출하는 명문교의 파워가 아직도 엄존하지만 이들을 세대별로 비교해 보면 386세대부터는 학연의 다양화가 두드러진다. 과거에는 엘리트가 되려면 하나의 경로밖에 없었고, 그 과정에서 한번이라도 탈락한 사람은 엘리트가 되지 못했다. 하지만 386세대부터는 다양한 길이 생겨났다. 과거에 '학연'이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던 극소수 학교 외에 KAIST의 급격한 부상, 차별화 전략으로 성공한 일부 사립대, 여학생만을 받아들이는 구조적 한계에도 선전하는 이화여대 등은 희망의 메시지다.

과제는 엘리트 교육의 질을 더욱 높이는 것과 예측 가능성의 확보다. '학연'과 '학력'은 엄밀히 구분돼야 한다. 폐쇄적인 학연은 부정적 결과를 가져오기 쉽지만 다양한 경로가 존재하는 상태에서 학력이 높아지는 것은 지식정보사회로 접어든 한국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진입 경로를 다양하게 열어놓되 교육의 질을 어떻게 높여 나갈지 고민해야 한다. '다양성'과 '예측 불가능성'은 다르다. 다양한 길이 있지만 자신이 선택한 길에서 어떤 것들을 이루면 엘리트가 되는지 젊은 인재들이 예측해 스스로 관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한국은 학연사회'라는 말에 너무 쉽게 수긍해 온 것은 아닐까. 한국 사회의 폐쇄성에 대한 지나친 자괴감을 거두고 우리가 대한민국 건국 이후 성취한 목록에 '최상위 엘리트의 다양화'를 추가해도 괜찮을 것 같다.

2005.09.22 05:30 입력 / 2005.09.22 06:55 수정

 

 

 

 

 

 

[한국 사회 파워 엘리트 대해부] 1. 어떻게 취재·분석했나

본지 취재팀은 5월 중순 중앙일보 조인스 인물 정보에서 각계 엘리트 3만1800여 명의 자료를 뽑아냈다. 추출 기준은 취재팀과 중앙일보 콘텐트기획팀 및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측과 함께 만들었다. 예를 들어 의료인의 경우 종합병원 과장급 이상, 경제인은 100대 기업 부장급 이상 등이었다.

군인의 경우 영관급 이상으로 정했으나 조인스 인물 정보 데이터베이스에 100여 명밖에 들어 있지 않고 기재 내용이 부실해 아쉽게도 분석 대상에서 빠졌다. 군 인사들이 보안상 이유로 자세한 개인 신상이나 경력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추출 과정에서 사생활 침해가 우려되는 내용은 철저하게 걸러냈다. 주소의 경우 읍.면.동이나 번지, 아파트 명칭 등은 뽑지 않았다. 전화번호.생일.병역.신체 조건 등도 추출하지 않았다. 취재팀은 1차 분석을 '사이람'(대표 김기훈)에 맡겼다. 이 회사는 서울대 캠퍼스 연구동에 있는 네트워크 전문업체다. 이 업체의 특수 소프트웨어(넷 마이너)를 통해 엘리트의 학연.지연.혈연.직연을 분류해낼 수 있었다. 이렇게 나온 1차 자료를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장덕진 교수가 2차 분석했다. 분석 내용을 검증.보완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었다. 포스트386 세대의 경우 아직 엘리트로 본격 진출할 연령대가 아니어서 분석 대상이 적었다(1200여 명). 다른 세대보다 결과의 신뢰도가 떨어졌지만 경향을 파악하는 데는 충분한 숫자라고 조사팀은 판단했다.

취재팀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100여 명의 엘리트를 인터뷰했다. 분석 결과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해방 이후 나온 20여 편의 관련 논문과 각종 정부 자료를 참조했다. 취재 및 분석에 모두 4개월이 걸렸다. 장덕진 교수는 " 국내외를 통틀어 한 국가의 주요 인사 전체를 분석한 사례는 없었다"며 "언론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했다.

?사회연결망 분석=구성 요소 간의 관계를 따져 사회나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아내는 기법이다. '누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누구와 어떻게 연결돼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치열한 대통령 선거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어떤 인사가 특정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고 하자. 그가 해당 후보와 어떻게 얽혀 있고 캠프 외부의 주요 인사들과 어떤 연줄을 맺고 있는지 알면 앞으로 또 다른 인사들이 해당 캠프에 도움을 주거나 추가로 합류할 것인지 예측할 수 있다.

정보처리기술이 발달하면서 과거에는 엄두를 내지 못했을 정도로 방대하고 복잡한 사회 현상도 규명이 가능해졌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가 지난해 부시 대통령과 정치자금 기부자 간의 관계를 분석하고 본지 취재팀도 올해 초(본지 1월 24일자 1면) 17대 국회의원의 투표 성향을 네트워크 자료 형태로 보도하는 등 국내외 언론에서는 몇 년 전부터 이 기법을 보도에 활용해 왔다. 분석 과정이 워낙 까다롭고 기간도 오래 걸려 지금까지 분석 대상이 최대 수천 명 선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본지 취재의 분석 대상은 3만 명 이상이었다.

◆ 탐사기획팀=이규연(팀장), 정선구.양영유.강민석.김성탁.정효식.민동기.임미진.박수련 기자

◆ 제보=<deep@joongang.co.kr>, 02-751-5673, 5644  

2005.09.22 05:32 입력 / 2005.09.22 06:55 수정

 

 

 

 

 

 

[한국 사회 파워 엘리트 대해부] 1. 용어 풀이

◆ 엘리트=뛰어난 사람을 뜻하는 프랑스어. 대중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의 각 영역에서 정책을 결정하고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소수자를 일컫는다. 엘리트가 되기 위한 조건은 사회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 독일 사회학자 베버는 재산.권력.명성을 지배계층의 조건으로 꼽았다. 미국 사회학자 C W 밀스는 현대 미국 사회의 정책 결정을 주도하는 정치.경제.군사 권력자를 '파워 엘리트'라고 불렀다.

◆ 학연(學緣)=같은 학교를 나와 생기는 인간관계. 본지는 출신 학교와 재학 기간.학과.학위 과정 등을 고려해 엘리트 사이의 학연을 측정했다.

◆ 직연(職緣)=같은 직장을 다니며 생긴 인간관계. 본지는 엘리트들이 거친 직장을 분석, 같은 직장에 근무한 적이 있는 엘리트들 사이의 직연을 측정했다.

 
◆ 지연(地緣)=태어나거나 살고 있는 지역을 근거로 하는 사회적인 연고 관계. 출생 지역이 같은 엘리트들의 연결 관계를 살폈다.

◆ 혈연(血緣)=가족.친척 등 같은 핏줄로 이어진 인연. 본지는 분석대상 중 5촌 내 혈족과 동서.사돈이 포함된 사람을 혈연 소유자로 분류해 분석했다.


◆ 탐사기획팀=이규연(팀장), 정선구.양영유.강민석.김성탁.정효식.민동기.임미진.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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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2 05:33 입력 / 2005.09.22 06:55 수정

 

 

 

 

 

 

 

[한국 사회 파워 엘리트 대해부] 1. 엘리트 어떻게 분화했나

엘리트의 분화는 세대를 거쳐오면서 더욱 확연해진다. 취재팀 조사에서 1950년 이전에 출생한 엘리트 가운데 상위 20위 중 무려 17명이 의사다. 나머지는 기업인 두 명(강문창 두산중공업 부회장, 김종신 한국서부발전 사장)과 목사 한 명(한만영 서울 부활의 교회 담임목사, 전 국립국악원장)이다. 50년 이전생은 산업화가 태동되는 시기에 대학교를 다닌 세대다. 그러다 보니 기업인이나 법조인보다는 의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엘리트 상층부를 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50년대생부터는 확연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난다. 상위 20위 안에 의사들은 크게 준다. 대신 기업인(황창규 삼성전자 사장 등 3명).교수(나성린 한양대 교수 등 5명).고위 공직자(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약진했다. 엘리트를 구성하는 직업군이 다양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60년대생에서는 50년대 이전 출생자의 의사 독식 현상을 법조인이 대신하고 있다.

상위 20위 가운데 무려 11명이나 차지했다. 기업인 수도 5명으로 늘었다. 반면 의사 수는 3명으로 줄었다. 법조인 강세는 포스트386세대인 70년대생에서도 이어진다. 1위부터 11위까지 모두 서울대 법대 출신 판.검사들이다.

 

                                             
그 뒤를 KAIST 출신 IT 기업 임원(윤송이 SK텔레콤 상무와 최누리 FEA소프트 이사)들이 잇고 있다. 포스트386세대는 20, 30대 젊은 층이라 엘리트 층을 형성하는 기업인.정치인.고위 공무원이 적은 편.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사법고시를 통해 엘리트 진입이 가능한 법조인 층이 두텁다. 그럼에도 KAIST출신들이 엘리트 핵심에 진출했다는 것이 눈에 띈다.

◆ 탐사기획팀=이규연(팀장), 정선구.양영유.강민석.김성탁.정효식.민동기.임미진.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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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2 05:39 입력 / 2005.09.22 06:56 수정




 

 

 

 

[한국 사회 파워 엘리트 대해부] 1. 학연 최고 마당발 6인에게 들어보니

사람이 재산 … 휴대전화에 720명 저장도



1. 양영태
61세.치과의사.전체 1위
서울대 등 다닌 대학만 4곳


"워낙 발이 넓어 '선거대책본부장 시키면 100점'이라는 말을 듣지요." 3453명(같은 세대에서는 1927명)의 엘리트와 학연으로 이어져 있는 양 원장의 학력은 특이하다. 대학 졸업 후 7개의 석.박사 과정을 거쳤다. 치의학.신문학.경영학.음악 등 서로 연관되지 않는 학문을 두루 공부했다. 다닌 대학도 서울대.중앙대.오사카대(일본).서강대 등 4개나 된다. 그러다 보니 연결된 사람들의 직업 분포도 다양하다. 교육인(1214명)이 가장 많고, 기업인(627명).의료인(396명).법조인(356명) 등의 순이다. 그는 "하고 싶은 일이 많아 나만의 세계를 좇아 여러 분야를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경력도 폭넓다. 현재 치과병원을 운영하면서 주간신문 '치과타임즈' 발행인이다. 서울 글로리아 합창단 단장도 겸하고 있다. 전에는 대통령 치과 주치의, 고려교향악단 단장을 지냈다. 그는 "일요일조차 약속이 꽉 찬다"며 "여러 분야의 사람과 정보 교류를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2. 이애주
58세.무용가 겸 서울대 사범대 교수.여성 1위
"사람 만나는 게 창작의 일부"


"한 시인이 '이애주는 문화계의 큰 누님'이라는 말을 한 적은 있지만…." 이 교수는 자신이 여성 학연 네트워크 1위로 선정된 데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다. "엘리트라는 말에 거부감이 있거든요. 민초들의 몸짓이 바로 춤인데…."그는 2259명(같은 세대에서는 1094명)의 엘리트와 연결돼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27호인 '승무'의 예능보유자이기도 한 이 교수는 1987년 6월항쟁 당시 숨진 연세대생 이한열씨 장례식에서 한풀이 춤을 춘 것으로 유명하다. 창덕여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서 학사와 석사(무용전공)를 마치고, 75년 서울대 국문과에서 다시 공부했다. 국문과 편입에 대해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려다 보니 춤의 어휘부터 다시 공부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무려 12년 동안 서울대에서 공부했다. 이 교수가 대학을 다니던 시기에 이해찬 총리,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그와 같은 캠퍼스에 있었다. 그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창작의 일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3. 황창규
52세.삼성전자 사장.50년대생 1위
국내 물론 해외 인사와도 친분


"성을 쌓는 자는 이동하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12일 황 사장은 16기가비트 낸드(NAND)플래시 메모리 양산 기술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처럼 그는 반도체 시장 확보를 위해 늘 움직인다. 학력도 국내외를 넘나든다. 부산고 졸업 후 서울대 전기공학과에서 학.석사를 마쳤다. 박사학위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 전자공학분야에서 받았으며, 스탠퍼드대에선 전기공학과 책임연구원도 역임했다. 같은 세대에서는 1191명, 전체 세대에서는 2040명과 연결돼 있다.

"90년대 초 국제학회에서 미국.일본 학자들 외에는 찾아볼 수 없었어요. 이 때문에 아무리 좋은 이론을 발표해도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국제학회에서 영향력 있는 인사들을 부지런히 찾아다녔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가 스탠퍼드대에 몸담고 있을 때 가깝게 지낸 학자들이 국제학회를 좌지우지하고 있었던 점이다. 그는 "그분들이 나를 학회 논문 심사위원으로 추천했고, 나중에 심사위원장까지 되자 이후 부당하게 설움 당하는 일이 없어졌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4. 안상원
45세.탑앤와이즈 대표.60년대생 1위
다양한 만남이 사업에 큰 도움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화번호만 720개입니다."

안 대표의 신조는 '사람이 재산'. 그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나면 정보도 얻고 조언도 구할 수 있어 사업 구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대에 걸쳐 연결된 사람은 적지만(313명) 같은 세대 연결망(140명)에서는 1위다. 안 대표는 87년 서울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뒤 98년 현 회사의 전신인 포톤미디어를 설립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 뒤 국민대 e-비즈니스 최고경영자 과정, 연세대 경영대학원 마케팅 과정, 서울대 자연과학대 과학기술정책 최고과정 등을 다녔다. "인맥이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느냐"라는 질문에 그는 "필요한 분야의 좋은 사람을 추천받거나 마케팅을 할 때, 또는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 처음 접촉할 사람을 아는 사람을 통해 소개받기도 했다"고 답했다.

5. 최누리
32세.FEA소프트 이사.KAIST출신 1위
기숙사 생활 통해 인맥 쌓아


최 이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쳤고, 현재 KAIST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그는 'KAIST 학연 1위'(전체 세대에서 263명과 연결)에 오른 데 대해 "벤처기업을 창업하느라 재학기간이 길어졌고, 덕분에 만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과학고를 2년 만에 조기 졸업한 그의 고교 동문 중에는 핵심 두뇌로 활동 중인 이가 즐비하다. 김재욱 영국 사우샘프턴대 항공우주공학과 조교수, 정재승 KAIST 바이오시스템학과 조교수, 배진수 세종대 전자정보공학대 조교수 등이 고교 동기다. 그가 90년부터 15년째 적을 두고 있는 KAIST는 더욱 든든한 후원처다. "KAIST는 한 학년이 500명 정도인데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집중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훌륭한 동업자를 어김없이 찾아낼 수 있는 곳이죠."

6. 김인택
52세.경북대 의대 교수.지방대 1위
지역 기반 끈끈한 연결망 유지


"고교 동기들이 대구 시내에서 송년회를 하면 100명쯤 모이는데, 면면이 대단합니다."

허준영 경찰청장, 박노병 삼성전자 부사장, 이재홍 서울대 공대 교수…. 김 교수가 소개한 경북고 동문들이다. 고교 졸업 후 그는 경북대 의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학연 파워'(전체 세대에서 209명, 같은 세대에서 84명과 연결)를 끌어올린 데에는 경북고 인맥이 한몫했다. 중앙일보 조인스 인물정보에는 그의 고교 동기생만 55명이 올라 있다. 경북대 의대도 끈끈한 연결망을 유지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서재성 영남대 의대 정형외과 교수, 김재룡 계명대 동산의료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등 그의 의대 동문들은 지역 의료기관 곳곳에서 중추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방대 출신의 학연 파워가 서울 명문대에 비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대해 그는 "서울 명문대에 비해 지방대 출신은 두세 배 이상의 성과를 내야 해당 분야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탐사기획팀=이규연(팀장), 정선구.양영유.강민석.김성탁.정효식.민동기.임미진.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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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2 05:45 입력 / 2005.09.22 06:56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