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양영태
61세.치과의사.전체 1위
서울대 등 다닌 대학만 4곳"워낙 발이 넓어
'선거대책본부장 시키면 100점'이라는 말을 듣지요." 3453명(같은 세대에서는 1927명)의 엘리트와 학연으로 이어져 있는 양 원장의 학력은
특이하다. 대학 졸업 후 7개의 석.박사 과정을 거쳤다. 치의학.신문학.경영학.음악 등 서로 연관되지 않는 학문을 두루 공부했다. 다닌 대학도
서울대.중앙대.오사카대(일본).서강대 등 4개나 된다. 그러다 보니 연결된 사람들의 직업 분포도 다양하다. 교육인(1214명)이 가장 많고,
기업인(627명).의료인(396명).법조인(356명) 등의 순이다. 그는 "하고 싶은 일이 많아 나만의 세계를 좇아 여러 분야를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경력도 폭넓다. 현재 치과병원을 운영하면서 주간신문 '치과타임즈' 발행인이다. 서울 글로리아 합창단 단장도 겸하고 있다. 전에는
대통령 치과 주치의, 고려교향악단 단장을 지냈다. 그는 "일요일조차 약속이 꽉 찬다"며 "여러 분야의 사람과 정보 교류를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2. 이애주
58세.무용가 겸 서울대 사범대 교수.여성 1위
"사람 만나는 게 창작의
일부""한 시인이 '이애주는 문화계의 큰 누님'이라는 말을 한 적은 있지만…." 이 교수는 자신이 여성 학연 네트워크
1위로 선정된 데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다. "엘리트라는 말에 거부감이 있거든요. 민초들의 몸짓이 바로 춤인데…."그는 2259명(같은 세대에서는
1094명)의 엘리트와 연결돼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27호인 '승무'의 예능보유자이기도 한 이 교수는 1987년 6월항쟁 당시 숨진 연세대생
이한열씨 장례식에서 한풀이 춤을 춘 것으로 유명하다. 창덕여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에서 학사와 석사(무용전공)를 마치고, 75년 서울대 국문과에서
다시 공부했다. 국문과 편입에 대해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려다 보니 춤의 어휘부터 다시 공부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무려 12년 동안
서울대에서 공부했다. 이 교수가 대학을 다니던 시기에 이해찬 총리,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그와 같은 캠퍼스에 있었다. 그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창작의 일부"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3. 황창규
52세.삼성전자 사장.50년대생 1위
국내 물론
해외 인사와도 친분"성을 쌓는 자는 이동하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
12일 황 사장은 16기가비트
낸드(NAND)플래시 메모리 양산 기술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처럼 그는 반도체 시장 확보를 위해 늘 움직인다. 학력도 국내외를
넘나든다. 부산고 졸업 후 서울대 전기공학과에서 학.석사를 마쳤다. 박사학위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 전자공학분야에서 받았으며, 스탠퍼드대에선
전기공학과 책임연구원도 역임했다. 같은 세대에서는 1191명, 전체 세대에서는 2040명과 연결돼 있다.
"90년대 초 국제학회에서
미국.일본 학자들 외에는 찾아볼 수 없었어요. 이 때문에 아무리 좋은 이론을 발표해도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국제학회에서 영향력 있는 인사들을 부지런히 찾아다녔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가 스탠퍼드대에 몸담고 있을 때 가깝게 지낸 학자들이 국제학회를
좌지우지하고 있었던 점이다. 그는 "그분들이 나를 학회 논문 심사위원으로 추천했고, 나중에 심사위원장까지 되자 이후 부당하게 설움 당하는 일이
없어졌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4. 안상원
45세.탑앤와이즈 대표.60년대생 1위
다양한 만남이 사업에 큰
도움"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화번호만 720개입니다."
안 대표의 신조는 '사람이 재산'. 그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나면 정보도 얻고 조언도 구할 수 있어 사업 구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대에 걸쳐 연결된 사람은 적지만(313명)
같은 세대 연결망(140명)에서는 1위다. 안 대표는 87년 서울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뒤 98년 현 회사의 전신인 포톤미디어를 설립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 뒤 국민대 e-비즈니스 최고경영자 과정, 연세대 경영대학원 마케팅 과정, 서울대 자연과학대 과학기술정책 최고과정 등을
다녔다. "인맥이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느냐"라는 질문에 그는 "필요한 분야의 좋은 사람을 추천받거나 마케팅을 할 때, 또는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 처음 접촉할 사람을 아는 사람을 통해 소개받기도 했다"고 답했다.
5. 최누리
32세.FEA소프트
이사.KAIST출신 1위
기숙사 생활 통해 인맥 쌓아최 이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쳤고, 현재 KAIST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그는 'KAIST 학연 1위'(전체 세대에서 263명과 연결)에 오른 데 대해 "벤처기업을
창업하느라 재학기간이 길어졌고, 덕분에 만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과학고를 2년 만에 조기 졸업한 그의 고교 동문
중에는 핵심 두뇌로 활동 중인 이가 즐비하다. 김재욱 영국 사우샘프턴대 항공우주공학과 조교수, 정재승 KAIST 바이오시스템학과 조교수, 배진수
세종대 전자정보공학대 조교수 등이 고교 동기다. 그가 90년부터 15년째 적을 두고 있는 KAIST는 더욱 든든한 후원처다. "KAIST는 한
학년이 500명 정도인데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집중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훌륭한
동업자를 어김없이 찾아낼 수 있는 곳이죠."
6. 김인택
52세.경북대 의대 교수.지방대 1위
지역 기반 끈끈한
연결망 유지"고교 동기들이 대구 시내에서 송년회를 하면 100명쯤 모이는데, 면면이 대단합니다."
허준영
경찰청장, 박노병 삼성전자 부사장, 이재홍 서울대 공대 교수…. 김 교수가 소개한 경북고 동문들이다. 고교 졸업 후 그는 경북대 의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학연 파워'(전체 세대에서 209명, 같은 세대에서 84명과 연결)를 끌어올린 데에는 경북고 인맥이 한몫했다.
중앙일보 조인스 인물정보에는 그의 고교 동기생만 55명이 올라 있다. 경북대 의대도 끈끈한 연결망을 유지하는 대표적인 곳이다. 서재성 영남대
의대 정형외과 교수, 김재룡 계명대 동산의료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등 그의 의대 동문들은 지역 의료기관 곳곳에서 중추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방대 출신의 학연 파워가 서울 명문대에 비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대해 그는 "서울 명문대에 비해 지방대 출신은 두세 배 이상의 성과를
내야 해당 분야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탐사기획팀=이규연(팀장),
정선구.양영유.강민석.김성탁.정효식.민동기.임미진.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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