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年 두번째 겨울 여행
최북단 동해의 여명
강원도
거진港
아침마다 눈을 뜨면
환한
얼굴로
착한 일을 해야지
마음 속으로 다짐하는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하나님은
날마다
금빛 수실로
찬란한 새벽을 수 놓으시고
어둠에서 밝아오는
빛의 대문을
열어젖혀
우리의 하루를 마련해 주시는데
불쌍한 사람이 있으면
불쌍한 사람을 돕고
괴로운
이가 있으면
괴로움을 함께 나누고
앓는 이가 있으면
찾아가 간호해 주는,
아침마다 눈을 뜨면
밝은 하루를
제게 베푸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착한 일을
마음 속으로
다짐하는,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빛같이 신선하고
빛과 같이
밝은 마음으로
누구에게나 다정한,
누구에게나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고
내가
있음으로
주위가 좀 더 환해지는,
살며시 친구 손을
꼭 쥐어주는,
세상에
어려움이
한 두 가지랴.
사는 것이 온통 어려움인데.
세상에 괴로움이 좀 많으랴.
사는 것이
온통 괴로움인데.
그럴수록 아침마다 눈을 뜨면
착한 일을 해야지,
마음 속으로 다짐하는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서로서로가
돕고 산다면
보살피고 위로하고
의지하고
산다면
오늘 하루가
왜 괴로우랴.
웃는 얼굴이 웃는 얼굴과
정다운 눈이 정다운
눈과
건너보고 마주보고
바라보고 산다면,
아침마다 동트는 새벽은
또 얼마나
아름다우랴.
아침마다 눈을 뜨면
환한 얼굴로
어려운 일 돕고 살자,
마음으로
다짐하는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박목월 < 아침마다 눈을
>......
1. 설악산 가는 길
밤 12시.
차는 횅하니 비어가는 겨울의
도심을
빠져 나가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경부 고속도로를 타고 달렸다.
이른 아침에 동해의 일출을
만나려는 욕망으로 잠시라도
눈을 붙여 보려 애를 썼다.
언양 휴게소를 지날 때부터 뒷좌석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한 30~40분 잤을까 ?
차는 대구에서 중앙 고속도로로 올려져 있었다.
<땅
사기꾼>이라는 아이디를 가진 의동생.
토목쟁이로 자칭 < 땅의 성형외과 의사 >라 하는
그가 핸들을
잡고 있다.
텅빈 고속도로.
어두움과 짙은 적막.
그 신비스럽기까지 한 공간속을 쉬지않고 헤쳐
달렸다.
안동 휴게소에서 따끈한 우동 한그릇으로 출출함을 덜고 다시 달렸다.
운전을 하고 있는 그가 혹시라도 깊은 밤의
어둠에 현혹되어
깜박이라도 졸까 싶어 쉬지 않고 말을 붙여야 했다.
워낙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타고난 친구이긴 하나
그래도 알 수 없다.
강원도 홍성을 지나 춘천으로 드는 길목에서 국도를 탔다.
그리곤 나도 모르게 다시 살짝
잠이 들었으나,
때 아닌 닭 울음소리에 눈을 뜨니 국도변 작은 휴게소.
어둡고 좁은 국도를 돌고 돌아 진부령 고개를
넘었다.
진부령 고개를 향하는 길목에
오랜만에 눈에 익은 풍경들이 어두움속에서 추억처럼 떠
올랐다.
한계령 넘는 길.
백담사.
미시령 넘는 길.
알프스 산장.
진부령을 넘어
간성을 지나 거진港으로 들었다.
6시 20분.
정확하게 6시간 20분만에 도착한
거진항이었다.
2. 낯선 바다에 혼자 남아...
<땅 사기꾼>과 함께 그의
단골 식당
(그는 지금 강원도에서 토목공사를 하고 있다)
그것도 아직 불꺼진 채로 문을 열지 않은 식당에 전화를
걸어
문을 열게 하여 친절하게 맞아주는 주인 아주머니의 환대를 받으며
맛있고 얼큰한 도루묵 찌개로 이른 아침 식사를
했다.
평소에는 아침을 먹지 않으나 타지에서의 여행중에는 가능한 아침을
거르지 않으려 한다. 체력 보강도
보강이지만
배가 든든해야 낯선 것이 두렵거나 서럽지 않기 때문이다.
식사후
동해바다에 떠 오르는
해를
거진 바닷가에 둘이 서서 바라 보았다.
대자연은 정말 신비하다.
우리가 사는 이 지구와
우주.
밤새 운전을 한 그를 숙소로 먼저 들어가라 하고
홀로 그 바다에 남았다.
바닷길을 따라
거진항으로 천천히 걸어 드니
해는 어둡고 푸른 바다에서 알을 깨고 나오는 새처럼,
하늘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붉은 작은 불덩어리로 푸른 바닷빛과 싸우다
온 바다와 하늘을 핑크빛으로 물들이고는
이내 금빛, 은빛으로 온 세상을 장식해 갔다.
나는 아직 아무도 대하지 않은
작은 백사장 깨끗한
모래위에다 2004년의 기원을 적었다.
....shadha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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