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航空 宇宙 관련

[스크랩] '지상의 모든 적이 한눈에'

鶴山 徐 仁 2005. 8. 25. 23:06
무인항공기 훈련장 탐방기
 

2005.5.27(금) 18:06

 

애리조나 주 포트 후아추카. 드문드문 늘어선 목조 막사들을 보고 있자니, 미 병사들이 제로미노가 이끄는 아파치 전사를 뒤쫓던 1880년대의 장면이 떠올랐다. 앞이 트인 2층짜리 현관에서는, 지휘관들이 모여 미 육군 최후의 기병 작전을 세우던 벽돌집이 지금도 보인다. 30년 전의 일이다.

5마일 떨어진 북서쪽 경계 지역에 홀로 선 활주로에서 주방위군과 예비군으로 구성된 225명의 병사들이 최첨단 현대전 준비 훈련을 받고 있다.

현재 이들이 조종법을 익히고 있는 무인항공기(UAV)는 이라크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올 연말이면 여기서 훈련을 마친 조종사들이 바그다드와 팔루자 같은 위험 지역에 배치된다. 그리고 로봇 항공기를 이용해 은밀히 반란 세력의 동태를 살피며 미 지상군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지난 3월, 와이어드(Wired)의 파견으로 후아추카 기지를 방문한 기자는 이 새 시대의 조종사들을 취재했다.
미국이 연방 차원에서 마련한 비행 규정부터 무인항공기의 적외선 카메라 작동에 이르기까지 이 곳 포트 후아추카의 수업은 대부분 외부 강사진에 의해 진행된다. 그 중 한 사람 빌 헴펠의 역할은 트윈 조이스틱으로 길이 7미터 짜리 “헌터 UAV”를 이착륙시키는 '원격 조종사'를 훈련시키는 일이다.

말하자면 일종의 무인 항공기 전문가 양성을 담당하는 것으로, 무인항공기를 공중에 띄우는 법(그래 봐야 마우스를 움직여 클릭하는 정도다)을 미리 익힌 병사들만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아 나중에 외부 조종사로 근무할 수 있다.

“이들은 비행기를 보고도 어디가 앞이고 어디가 뒤인지도 모르던 사람들이다. 그렇게 무에서 출발하여 조종사에게 필요한 모든 비행술을 가르치는 일이 우리 일이다.” 헴펠의 설명이다.


UAVs 무인항공기의 모습

헴펠은 벌써 35년째 원격 조종 항공기를 날려온 사람이다. 전국 대회에서 비행 곡예 부문 챔피언에 오른 적도 다섯 번이나 된다. 이런 경력 덕에 그는 병사들이 지상에서 무인항공기를 조종해야 하는 미 육군에서는 꼭 필요한 인물이 되었다. 그는 1993년부터 계속 후아추카에서 UAV 강사로 일해왔다.

헴펠은 우선 학생들을 PC 시뮬레이터에 앉혀, 3차원으로 생각하게 하는 훈련부터 시킨다. 그리고 나서 무선으로 조종하는 실지 비행기로 옮아가고, 이어 3분의 1 크기로 줄인 헌터를 조종하는 훈련을 40시간 한다. 마지막으로 정식 크기의 헌터를 대상으로 40시간 훈련을 하고, 그것이 끝나면 병사들에게 외부 조종사 자격을 주게 된다.

병사들이 이 단계에 이르면, 대개 모델 항공기에 푹 빠지게 된다. “곡예 비행 대회에도 참가하고 싶다. 그래서 헴펠 강사가 아는 것을 몽땅 전수 받으려고 조르는 중이다.” 일년 동안 이라크에서 무인항공기를 조종하다가 최근에 귀국한 데어릴 오셀레토 상병의 말이다.

그러나 이런 훈련을 철저하게 다 받아놓고도 필드에서 까다로운 착륙을 시키면 학생들은 지레 겁을 먹고 조이스틱을 포기한다. 그리고는 외부 전문가에게 대신 해달라고 한다. 지미 바가스는 5명으로 구성된 노스롭 그럼맨 병참 지원 팀의 일원으로 미 육군의 제 15 정보대대에 배속되어 발칸 지역에서 4년, 이라크에서 1년을 보냈다.

병장 계급장을 단 헌터 조종사로서 그가 맡은 공식 임무는 지휘관들에게 “학교에서 배운 기억을 되살려주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정식 군인인 그들에게 이들이 다루는 기계의 능력을 알려주려고 그곳에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날씨가 험해지자 “조종을 불편해하는” 병사들이 생겼다. “이들은 내게 ‘어떻게 생각하느냐?’ ‘대신 띄워줄 수 있겠느냐?’ 묻곤 했다.”
이라크에서는 그런 일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꼭 있었다. “내가 있던 부대에서 우리(강사)와 그들(군인) 사이에 차이라고는 우리한테는 무기가 없었다는 것뿐이었다.” 그의 말이다.

UAV는 장병 위문단?

미국의 무기 체계에서 차지하는 무인 항공기의 중요성에 관해 말할 때, UAV 신봉자들은 대개 이것이 조종사의 희생을 줄일 수 있다는 점과 지상전 전개 상황을 공중에서 관찰할 수 있다는 전술적 이점을 강조한다. 이상하게도 오락으로서의 가치에 대해서는 좀처럼 언급하지 않는다.

로봇 비행기가 찍은 디지털 영상은 이제 군사 네트웍이 연결된 곳이라면 어디든지 보낼 수 있다. 이는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병사들이라도 전황을 일부나마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비디오 게임 같다. 낭자한 유혈 장면이 약간 끔찍할 수도 있으나, 재미는 엄청나다.” 카타르의 아스 사일리야 기지에 들어선 미 중부 사령부에 근무하는 한 시스템 분석자의 반응이다.

프레데릭 루이스 병장이 기억하는 2003년 7월 22일은 특히나 선혈이 낭자했다. 포트 후아추카에서 강사로 근무하는 그는 이라크에서 헌터 UAV 외부 조종사로 활약한 공로로 동성훈장을 받았다. 노스롭 소속의 지미 바가스도 그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는데, 그것이 인연이 되어 둘은 현재 애리조나에서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헌터 한 대가 모술 북부 외곽지대에 납작 업드린 저택을 내려다보는 동안, 루이스는 거기서 5마일 정도 떨어진 한 비행장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았다. 제101 공수부대 부대원들이 그 저택 주위로 집결하기 시작했다. 열 대가 넘는 브래들리 탱크와 험비 장갑차도 이들과 함께 있었다. 그는 “뭔가 크게 터지리라는 걸 단박에 알 수 있더라”고 한다.

이 때, 현지 지휘부로 쓰던 4.5x3.5미터 크기의 천막으로 40명의 병사들이 몰려들었다. 천막 안에 단 한 대 있던 25인치 평면 스크린에 뜨는 장면을 보려는 심산들이었다. 이윽고 제101 공수부대가 대포와 수류탄과 미사일을 동원하여 거의 직접 탄도 거리에서 그 저택으로 불을 퍼붓기 시작했다. 천막 안에 모인 병사들은 폭발 장면이 나올 때마다 환호를 보냈다.

루이스는 그 때를 회상하며 “수퍼볼 우승 파티나 마찬가지였다”며 벌어지는 입을 다물지 못한다. 그로부터 몇 시간 뒤, 저택 안에 있던 인물들의 정체가 알려지면서 환호성은 다시 터져 나왔다. 사담 후세인의 두 '살인마' 아들 우다이와 쿠사이였던 것이다.

국경선이 바뀌었다

미국 국경 순찰대 대원 플로이드 로빈스는 18개월 전 그의 상관이 로봇 비행기 문제를 처음 거론하기 시작했을 때 아예 말을 막은 적이 있다. 미국을 통틀어 밀입국자로 가장 붐비는 이 지역에서 국경 순찰대를 운용하는 로빈스에게는 이미 일감이 차고 넘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그가 애리조나주와 멕시코를 가르는 산등성이와 용설란으로 덮인 협곡 위를 날아다니며 작전에 들어간 무인항공기를 보게 되었다. 이제 밀입국 통제 경력 11년의 이 베테랑은 마치 풋내기처럼 침을 튀겨가며 그 무인 항공기 자랑에 열을 올린다.

로빈스 사무실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거무죽죽한 책상들이 포트 후아추카 헬리콥터 격납고에 아무렇게나 붙어 있다. 그가 빙그레 웃으며 지난 1월 중순에 무인 헌터가 찍었다는 영상을 보여준다. 후아추카 산맥의 한 능선 위로 약 80명의 밀입국자가 무리 지어 있는 장면이 담겨 있다. 화면의 우측 하단부와 상단부 구석에서는 대여섯 명의 단속 대원들이 거리를 좁혀 들어가고 있다.

헌터가 15,000 피트 상공에서 찍은 영상이라, 사람들이 마치 세균이나 개미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 개미 언덕이 갑자기 무너져 내리더니, 모두 사방 팔방으로 흩어진다.
무인항공기를 쓰기 전에는 이런 상황에 속수무책이었다. 그는 이럴 땐 그저 “손에 잡히는 만큼만 잡는 수 밖에 없었고, 기껏해야 두세 명 정도”였다며 껄껄거린다.

그러나 지금은 헌터가 공중에 떠 있는 한 밀입국자들은 단속대원의 눈을 피할 곳이 없다. 그중 한 무리가 덤불속에 숨어있는 것을 본 로빈스가 대원들에게 무선 연락을 취한다. 이어 대원들이 그 곳을 덮쳐 밀입국자들을 포박한다. 그러는 동안 20여명이 넘을 듯한 또 한 무리가 자지러지며 협곡 속으로 달아난다.

“저럴 땐 곧장 따라가서 잡기가 어렵다. 그래서 UAV를 시켜 위치를 추적하고 이튿날 대원을 보내 몽땅 잡아들였다.” 로빈슨이 다시 유쾌한 웃음을 터뜨리며 설명을 이어간다. “UAV만 있으면 숨을 곳이 없다. 일단 추적이 되면 그걸로 상황은 종료다.”

이 무인항공기는 국경순찰대에 쓸모가 있는지 6개월 기한으로 실험하는 과정에서 대여 형식으로 사용했다. 이 기간 동안 8명의 대원으로 구성된 로빈스의 순찰대는 1천200명 이상의 밀입국자와 2천700 파운드의 마리화나를 적발하는 개가를 올렸다. 물론 무인항공기 덕분이다. 결국 이 기계를 당장 국경 순찰대에 사주라는 법안이 의회에 상정되었다. 로빈스는 법안 통과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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