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스크랩] 침묵을 찾아 가는 일

鶴山 徐 仁 2005. 8. 13. 14:02

 

<침묵을 찾아 가는 일>

 

굳이 떠나야 할 이유는 없었지_
더우면 더운 대로
불행하게도 일상은 적당히 견딜 만하고
하루, 하루가 잔잔히 고여 아늑한데,
더 무얼 바라겠는가.

그러나, 내 안에서 어떤 반역의 힘이나,
역마살이 분출되어 새로운 전환이나 충전이 필요할 때,
가끔은 낯선 시간과 공간 속에
적막한 곳으로 훌쩍 여행을 떠나
나를 버려 보는 것. 

어떨까, 이 여름.
인적이 드문 산사를 찾아가 보는 것은_

첩첩 산 중, 절집을 찾아 가는 일,
먼저 그것은 고요를 만나는 일이다.
침묵을 내 몸 안에 침투시키는 일,
아무런 생각없이 전나무 숲을 바라보다
노승의 목탁소릴 경청하는 일,
하여, 청정해지면
너무 많은 말을 반성할 일이다.
그냥 묵묵히 하나의 풍경 속에 녹아 버릴 일,
그럴 때  나는 얼마나 사소한 것인지.
끽 해 봐야 나는 풍경 속의 일부인 것을_

 

2005.7.26 풀잎편지 (poolip.net)


 
가져온 곳: [오랜친구의 사랑이야기]  글쓴이: ┃오랜친구┃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