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스크랩] 그래 어디든 가보는 거야 | 영종도 예단포

鶴山 徐 仁 2005. 8. 10. 23:16

고요한 바다 … 갈매기 제 울음에 놀라다




섬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건만 바다의 모습은 늘 새롭다.
이제는 ‘동네섬’이라고 할 만큼 가까이 있고 더 이상 새로울 것 없는 영종도이지만
월미도 선착장 앞에 서면 가슴이 늘 설렌다.
10여분간의 짧은 항해이지만 배를 타는 설렘은 아이나 어른이나 다를 바 없다.



# 섬 뒤편의 바다
영종도의 옛 이름은 자연도(紫燕島), 풀이하면 ‘자줏빛 제비섬’이다. 제비 날던 그 섬에 이제는 비행기들이 은빛 날개를 반짝이며 이리저리 날아다닌다. 용유도와 한몸이 되고 기다란 다리가 놓이면서 영종도는 섬이라기보다 커다란 땅뙈기로 변하고 있다. 사람들은 바닷가를 간다하면서 그 바다를 지나쳐 용유도 해안으로 나가거나 그 섬을 발판 삼아 무의도나 신·시도로 건너간다. 정말 그 섬에는 바다가 있기나 한 것일까. 영종도를 사방으로 나누는 섬의 주봉은 백운산(白雲山)이다. 해발 256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섬 속에 솟은 덕분에 늘 구름이 걸쳐 있어서 얻은 이름이다. 이 산은 섬을 크게 운남·중산·운서·운북 마을로 나눴다. 예단포는 산의 북쪽, 운북마을 쪽에 있다. 예단포 가는 길은 꼬불꼬불, 털털털…옛 영종도의 운치를 한껏 느끼게 해준다. 포구는 제 모습을 보여 주기 앞서 자신의 체취를 먼저 바람결에 실어 보내줬다. 비릿한 향과 짭짤한 냄새가 풍겨져 왔다. 그리고 척후병 갈매기 한 마리까지 마중 나왔다. 오솔길을 지나 집들이 다닥다닥 붙은 포구마을의 골목을 빠져 나오자 바다는 제 품을 활짝 열어 놓고 있었다. 바다가 그곳에 있었다. 새삼 ‘발견’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갯벌과 파도 그리고 고깃배를 품고 있는 바다가 그 섬 뒤편에 숨어 있었다.

 


# 품 넉넉한 바다
지금은 쇠락한 포구에 불과하지만 예단포는 한때 영종도에서 가장 번잡하고 부유했던 마을이다. 조기 파시가 이곳에서 섰고 각종 어선들이 기항을 하면서 사람과 돈이 늘 넘쳐났다. 도시 골목처럼 집들이 빼곡해서 외지인들은 길을 잃기 십상이었다. 예단포(禮丹浦)라는 이름은 옛날 수산업이 성황을 이루던 시절에 효자가 많은 마을이라 하는 예대포(禮待浦)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곳 사람들은 그 바다를 간혹 ‘여단포’라고도 부른다. 구한말 병인양요 때 강화도로 향하던 프랑스군들이 이곳에 상륙해 여인들의 목을 쳤다는 소문에서 얻은 으스스한 이름이다. 예단포는 왼쪽에 신도, 오른쪽에 세어도 그리고 중앙에 강화도를 두고 있다. 얼마나 가까운지 마니산의 참성단이 보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 수목원처럼 고요한 바다. 이곳에선 갈매기 울음조차 조용하다. 잔파도에 이리저리 쓸리며 고기를 낚는 쪽배들의 모습이 한폭의 동양화를 그려낸다. 한가롭게, 그것도 거의 혼자 독차지할 수 있는 바다가 이 바다 말고 또 있을까. 예단포는 그 바다를 찾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자신의 품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글 _ 유동현 (편집위원·batubatu@incheon.go.kr) /

사진 _ 김정식 (자유사진가·jsjsm@incheon.go.kr)

예단포 가는 길 _ 영종선착장에 내려 영종·용유출장소 쪽으로 향하면 용궁사 입구 부근에 <예단포> 이정표가 나온다. 금산초등학교를 지나 바다 쪽으로 달리면 포구가 나온다. 예단포에는 ‘바다가 보이는 집’ 등 몇 개의 횟집도 있다.


 
가져온 곳: [세포네]  글쓴이: 세포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