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외국작가 畵壇

[스크랩] 싱그러운 햇빛, 찬란한 색깔의 축제 - 인상주의2/모네

鶴山 徐 仁 2005. 7. 25. 11:31

Claude Monet(1840~1926)



Claude Monet, 〈개양귀비 꽃〉 캔버스에 유화, 50×65cm, 1873, 파리 오르세 미술관 소장

근대성을 겨냥한 시선



19세기 자본주의의 수도 파리는
이미 받아들여진 부르주아의 문화코드로는 해독하기 어려운
무수한 기호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 맥락에서 발터 벤야민은 상가 아케이드의 인공조명으로
화려하게 빛나는 진열장의 상품들과
그 반사되는 이미지들을 마치 변화무쌍한 칼레이도스코프로 비유했다.
인상주의 화가들은 근대성의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고
그 신비로운 이미지들을 추적했다.
문자 그대로 그들은 퍼즐을 맞추어 나가는 탐정과도 같이 피의자를 미행하고
증거보존을 위한 장면들을 모터드라이브가 달린 카메라의 망원렌즈로 포착하듯
시지각의 망막 위에 각인한다.

Claude Monet, 〈개양귀비 꽃〉 캔버스에 유화, 50×65cm, 1873, 파리 오르세 미술관 소장, Photo RMN/BMF, Seoul, 2000

모네는 자연으로 눈을 돌려 빛을 색으로 전환시킨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어김없이 중산층은 등장한다.

이런 이미지 사냥을 위해서 인상주의 화가들은
우선 전통과 규범에 억눌려 있던 그들의 아틀리에서부터 탈출을 기도한다.
마네도 그의 연인 베르트 모리조의 손에 이끌려 아틀리에를 벗어날 수 있었다.
제2제정 후반 1863년 <낙선전> 무렵
오스망 남작의 도시계획으로 인해 파리는 신작로와 공원들
그리고 화려한 외관의 개인 호텔들
그리고 쇼핑몰의 전신이라고 할 아케이드 상가로 얼굴을 바꾸고 있었다.
이러한 스펙터클은 루브르 박물관에서
과거의 걸작품들을 모사하던 모네나 르누아르 같은
젊은 미술학도들에게는 경이로운 소재였다.
그들은 낮부터 늦은 밤까지 내면적 자아의 공간을 벗어나 쏘다녔다.
그러면서 길거리에서, 카페 테라스에서,
아니면 술집이나 오페라에서 만난 창녀나 종업원이나
댄서와 함께 호흡하며 동시대의 ‘현재’를 공유했다.

그러나 이런 인상주의 화가들이 가진 감수성의 전환은 무엇보다
그들의 그림과 관람자 사이에 새롭게 형성되는 관계에서 두드러진다.
전통적인 회화의 시선은 타블로를 객체로 대상화하며
동시에 고전적 규범과 미적 이상을 담지한 특정 소수 감상자들의 것이었다.
이에 반해 인상주의 화가의 시선은 타블로와 관객 사이에
‘너와 나’라는 1, 2인칭을 통한 대면적 상호주관적 관계라는
특징을 가진 이는 미술사상뿐 아니라 심지어 미학 차원에서도
획기적인 사유의 패러다임 전환을 야기한다.
화가 스스로 자신을 ‘영감 받은 천재’로 이해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보들레르가 언급한 대로 단지 군중을 주시하는 것이 아니라
플라뇌르로서 '군중' 가운데 하나가 된다는 사실은 실로 대단한 변화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입장 바꾸기의 가능성은 사진이나
또는 그에 힘입어 더욱 활성화된 석판화도 같은
대량 복제 수단에 의해 열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 결과 신권화되었던 '저자'의 개념이 격하되면서
창작자 그 자신이 이번에는 수용자가 될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낭만주의 미학의 기치 아래 가능했던 회화의 문학적 국면이나
과장된 파토스는 이제 빛과 색채를 통한 외양을
중시하는 주관적 인상에 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한마디로 말해, 대량복제 생산과 화폐교환 탓에 무너져내린
‘예술창조’의 신화 이후 사물과의 인접성,
즉 거리감의 소멸은 화가들로 하여금 재현된 대상과
바라보는 이 사이에 ‘살’(메를로-퐁티의 표현을 빌리자면)이라는
존재관계를 모색하게 했다.
이를 위해서는 끝없이 변하는 자연현상 앞의 시간 경험과
유아적이면서도 동물적이기도 한 신체적 기억,
그리고 신체의 움직임 또는 사물의 운동과 더불어 생겨나는
시지각 등이 탐구 주제로 등장했다.

그리하여 기후와 날씨의 변화에 따른 대기의 변화(눈·비·홍수·해빙·잔설),
하늘의 구름과 수면 위의 반사 또는 갑자기 이는 바람
또는 굴뚝의 연기 등은 그들이 즐겨 찾는 자연 의 소재였다.
한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도시건축 환경이나
사진기의 보급은 화면구성이나 회화적 형식에 실험적 의식을 북돋워주었다.
예를 들자면, 높은 건물에서 내려다보는 조감앵글이나 스냅 사진과도 같은
힐끔 쳐다본 장면처리 또는 분산초점의 관점 그리고 화면의 인물이
프레임 밖으로 잘려 나가는 화면구성들이 그러하다.

그리고 일본 목판화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는데
모네의 <루앙 성당> 연작은 시간계열에 따른
동일한 장소의 변화하는 이미지를 보여준
호쿠사이의 <후지산 36 장면>에 직접적으로 연관지어 볼 수 있다.
또한 뮈브리지의 신체동작을 재현한 시간계열 사진들 역시
드가나 모네에게는 중요한 참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드가나 모네의 작품에서 발견되는
부감앵글은 무대 위의 무희들이나 언덕 위의 여인들과 같은,
그림의 모티프가 보는 이의 시선을 지배하는 보기 드문 사례이다.

 


 
가져온 곳: [..]  글쓴이: 너와집나그네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