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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3년 만 환율 1400원대, 한국 경제 닥쳐온 ‘복합 위기’ 신호탄

鶴山 徐 仁 2022. 9. 23. 13:04

[사설] 13년 만 환율 1400원대, 한국 경제 닥쳐온 ‘복합 위기’ 신호탄

 

조선일보


입력 2022.09.23 03:14

 

 

22일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15.5원 오른 1409.7원에 마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 시세가 표시되어 있다.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미 기준금리는 14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연 3.00~3.25%로 올라갔다. 여기에다 연준이 공개한 위원들의 향후 금리 예측이 시장 예측치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어서 앞으로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임을 예고했다. 금융가에선 미국이 내년 초까지 1.5%포인트가량 추가 인상해 연 4%대 후반까지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은 미국발 충격에 요동쳤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한때 2300선 근처까지 내려가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위험 선으로 여겨지던 1400원 선을 뚫었다. ‘1400원대 환율’은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3년여 만이다. 원화 약세가 계속되면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 금융 불안을 가속하고 수입 물가를 올려 민생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국의 기준금리는 미국에 0.75%포인트 역전당했다. “한번에 0.25%포인트씩 올릴 것”이라 공언해오던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제 조건이 많이 바뀌었다”며 0.5%포인트 이상의 대폭 인상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은도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연 4%대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 고물가에 이어 고금리 충격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금리 상승은 경기 침체를 부른다. 돈값이 비싸지면서 투자와 소비가 줄고 기업 활동을 위축시켜 소득 감소와 실업 증가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2분기 경제성장률은 0.7%로, OECD 회원국을 포함한 주요 35국 중 20위에 머물렀다. 수출이 부진하고 원자재 수입액이 늘어나면서 무역수지까지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금 한국 경제는 금융 불안과 실물 경제 위축이 동시 진행되는 복합 위기를 맞고 있다. 고물가에 따른 민생 압박 속에서 고금리와 경기 침체, 고환율과 국제 환경 악화 같은 대내외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옥죄어 오고 있다. 경험하지 못한 초유의 상황 앞에서 경제 팀은 위기 대응 시나리오를 완전히 새로 짜야 한다. 인플레이션과 금융 불안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경제가 침체되지 않도록 활성화해야 하는 고난도 과제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