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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治.社會 關係

[사설] 경제위기 태풍 닥쳐왔는데 국회는 휴업, 여야는 내부 싸움 중

鶴山 徐 仁 2022. 6. 15. 09:08

[사설] 경제위기 태풍 닥쳐왔는데 국회는 휴업, 여야는 내부 싸움 중

 

조선일보


입력 2022.06.15 03:26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행정부의 시행령에 대한 국회의 통제 권한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뉴스1

 

 

인플레이션이 덮쳐오고 생산·소비·투자가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제가 복합 위기에 빠졌는데 위기 극복에 앞장서야 할 국회와 여야 정치권은 내부 싸움에 쉬는 날이 없다. 이번 위기는 미국의 기록적 인플레이션과 초긴축에 따른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충돌 등 초대형 대외 악재에 큰 영향을 받고 있어 우리 내부의 단합과 고통 분담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1998년 외환 위기, 2009년 금융 위기 때도 고용 유지와 임금 인상 자제를 골자로 한 노·사·정 고통 분담 모델로 위기를 넘겼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뭉쳐 위기 해결에 앞장섰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정반대다. 정치권은 사분오열돼 정쟁에 빠져 있고 민노총 화물연대 등 강성 노조는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연일 파업 중이다. 새 정부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문제 해결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동시다발로 닥쳐오는 위기의 쓰나미 앞에서 자칫 경제가 표류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국회를 장악한 170석의 민주당은 8월 자신들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부 계파 투쟁에 몰두해 있다. 친문·친명·비(非)명 등으로 갈려 당권 싸움을 벌이고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해체를 둘러싼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여당 역시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 후 당내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됐다. ‘친윤 사조직’을 둘러싸고 이른바 ‘윤핵관’과 당대표 측이 부딪친 데 이어 최고위원 두 자리를 놓고 이준석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충돌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여야가 각기 내부 싸움에 휩싸이면서 국회는 보름 넘게 공전 중이다. 법사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대립으로 21대 후반기 국회는 지금껏 원(院) 구성조차 못 하고 있다. 민주당은 대통령과 여당의 반대에도 윤석열 정부의 행정 입법 권한을 통제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 발의를 강행했다. 입법 폭주도 모자라 정부까지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독재적 발상과 일방적 밀어붙이기가 계속되는데 여야 협치가 어떻게 가능하겠나. 국회의 원활한 작동도 기대하기 힘들다.

 

경제 위기를 헤쳐 나가려면 정부는 규제 완화를 포함한 경제 활성화 해법을 담은 정책들을 내놓고 국회는 이를 시급히 처리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은 위기 극복에 관심이 없다. 화물연대 파업이 제조업 생산과 수출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는데 정치권은 이를 방치하고 있다. 정부와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를 3년간 더 연장하는 식의 절충안에 합의하더라도 이를 처리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체가 아직 구성돼 있지 않다. 국회 공백 사태로 화물연대 파업 피해가 더 커지면 여야와 국회는 어떤 책임을 질 것인가. 정치가 문제 해결은커녕 분열과 갈등만 일으키고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