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國際.經濟 關係

‘3高’ 닥친 한국경제.. 美 보조 맞추려면 올해 최소 4번은 금리 더 올려야

鶴山 徐 仁 2022. 4. 14. 20:02

‘3高’ 닥친 한국경제.. 美 보조 맞추려면 올해 최소 4번은 금리 더 올려야

 

손진석 기자


입력 2022.04.14 18:13

 

주상영 금통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뉴스1

 

 

“한은의 최대 사명은 ‘물가 안정’이다.”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직후 한은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경기 하강 우려도 크고, 금통위 의장(한은 총재)이 없는 상황이었지만 참석한 6명 만장일치로 정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3월 소비자 물가(4.1%)가 10년만에 4%선을 뚫은 충격이 컸다는 것이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이 불가피했지만, 경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유가를 중심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질 전망이고,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올라 수입 물가가 더 치솟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고(高)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高)’가 경기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고(高) 경제’의 불확실성 커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말 이후 전세계적으로 ‘전쟁 리스크’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에너지를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데다, 식량 자급률이 낮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3월에 경유(37.9%), 휘발유(27.4%) 가격이 폭등했다. 6.6% 오른 외식 물가는 24년 만에 최고치였다. 금통위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도 상당 기간 3% 내외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지난달부터 금리를 올리며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가동하기 시작한 것도 국내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강(强)달러로 원화가 평가절하돼 수입품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3월 수입물가지수 상승률(전월 대비)이 7.3%로 2008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건 국제 유가 상승과 원화 가치 하락이 맞물린 결과다. 주상영 금통위 의장 대행은 “2월말 금통위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경제 금융 여건에 큰 변화가 있었다”며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이 장기간 지속되면 물가에 상당히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 연준 ‘빅 스텝’ 충격파 우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파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41년만에 닥친 8%대의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이겠다고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글로벌 금융 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지게 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980년대 초 금리를 19%까지 끌어올려 오일 쇼크가 촉발한 물가를 진정시킨 폴 볼커 당시 의장처럼 ‘인플레 파이터(전사)’가 되려고 하는 중이다.

 

연준은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상적인 금리 인상 폭의 2배인 0.5%포인트를 올리는 이른바 ‘빅 스텝(big step)’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연준 내 비둘기파(완화적 통화 정책 선호)조차 올 연말까지 금리를 연 2.25~2.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럴 경우 올해 남은 6차례의 FOMC에서 매번 금리를 인상하고, 두 번은 ‘빅 스텝’을 밟아야 한다. ‘빅 스텝’이 2000년 5월 이후 한번도 없었고, 한 해 두번 이상의 빅 스텝은 1994년이 마지막일 정도로 드문 조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연준발 금리 태풍은 세계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연준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서둘러 금리를 올리고 있다. 13일 캐나다와 뉴질랜드가 동시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렸는데, 두 나라 모두 ‘빅 스텝’이 22년만에 처음 나왔다. 이날 아르헨티나도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인상폭이 2.5%포인트나 된다.

 

◇연준 속도 맞추려면 금리 4번 더 올려야

연준이 올해 연 2.25~2.5%까지 끌어올린다면 한은은 올해 남은 5번의 금통위에서 적어도 4번은 금리를 인상해 미국과 같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금리가 미국보다 낮으면 달러를 중심으로 자본 유출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급격한 금리 인상이 경기 둔화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의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져 고용, 투자, 소비에 지장이 생긴다”며 “점진적이고 꾸준히 유동자금을 줄이는 방향으로 조심스러운 정책을 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주상영 금통위 의장 대행은 “(지난 1월)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출에 지장이 없고 3월 이후에는 소비도 회복되는 모습이 관찰되는 긍정적인 요인들이 있어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