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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준의 차밀> 우크라이나 사태를 본 중국군의 딜레마

鶴山 徐 仁 2022. 2. 21. 20:20

 

<윤석준의 차밀> 우크라이나 사태를 본 중국군의 딜레마

 

작성자 : 윤석준(120.142.xxx.xxx)


입력 2022-02-21 13:16:42

 

<윤석준의 차밀, 2022년 2월 21일>

 

우크라이나 사태를 본 중국군의 딜레마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가 미국과 러시아 간 파국으로 치닫고 있으며, 이는 중국군에게 ‘양면의 동전’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안보 전문가들은 유럽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도-태평양 전구에서 중국이 전략적 이득을 볼 것이라는 논평을 내놓았으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미국과 유사하게 중국에게도 적지 않은 딜레마를 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선 대부분 전문가들이 제기한 중국의 전략적 이득은 지정학이었다. 

 

이는 비록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해 일방적인 군사작전을 감행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지만, 현 상황이 미국에게 유럽 전구에서의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투입할 전력을 당분간 중단해야 할 상황으로, 중국이 그 사이에 서남아시아, 동남아시아와 남태평양 지역 내 국가들에 대해 거친 외교적 공세(일명: 戰埌外交)를 가하며 전략적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주된 이유로 미국 조 바이든이 지난 2월 11일 발표한 자유와 개방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나토와 유럽연합 등을 포함한 동맹국들의 지원과 도움으로 중국을 견제해야 하나, 오히려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 전구의 러시아을 견제하기 위해 병력을 유럽으로 재배치해야 하는 상황이 될 가능성을 들었다.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전으로 돌입하면 미국와 유럽연합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상황으로 전개되어, 중국은 국제금융시장에서 러시아를 대신한 대행 금융업무를 해 주고 그댓가로 러시아의 천연자원을 값싸게 도입할 수 있는 혜택을 받아 전략적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다음으로 전략적 이득보다 딜레마도 있다는 지적은 미중 전략 경쟁 영향에 따른 후유증이었다.

 

첫째, 만일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의 나토 동진정책 중단을 거부하는 경우 남중국해, 동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일방적 권리 주장을 미국이 적극적으로 거부할 것이라는 논지였다. 예를 들면 미국이 러시아 요구대로 나토 동진정책을 중단하는 것과 같이 중국도 나토와 같이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그리고 대만해협에서의 무리한 팽창을 포기해야 한다고 요구한다는 논지였다. 

 

둘째,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내 동맹국과 전략적 파트너십국에게 미국을 대신해 중국을 견제하도록 하여 중국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줄 것이라는 가정이었다. 실제 지난 2월 11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최된 미국 주도의 제4차 쿼드 외교장관 회담은 공동선언문 발표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규탄함과 동시에 동맹국들에게 중국의 남태평양 진출을 견제하도록 미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 구축에 동참을 촉구하였다. 

 

셋째, 중국에 대한 우려 증폭였다. 세계와 중국 주변국들은 지난 2월 3일부터 개최된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보인 중국의 텃세를 일종의 『중국식 먼로주의』 시초라고 우려하였다. 특히 쇼트랙에서 서운함을 느낀 한국의 반중 정서가 최고치에 이르자, 급기야 주한국 중국대사관이 입장을 발표하는 상황에 이르렸다. 중국식 먼로주의는 중국이 과거 미국 먼로주의와 같이 인도-태평양에서의 중국의 기득권을 주장하면서 미국과 유럽연합의 개입을 반대하여 중국 주도의 지역 질서를 구축한다는 의미이다. 

 

그동안 많은 중국 학자와 전문가들은 중국이 근대기 유럽과 같이 패권을 지향하지 않을 것인바, 중국이 중국식 먼로주의를 선언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항변해 왔으나, 갑자기 유럽 전구에서의 우크라이나 사태로 얼떨결에 중국식 먼로주의 징조가 나타난 것이었다. 

 

넷째, 중국의 러시아 의존성 우려였다. 예를 들면 러시아와의 가스수송관 건설사업 추진으로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에 있어 소극적 태도를 보여 비난을 받은 독일과 같이, 향후 중국이 러시아 에너지에 더욱 의존하게 되어 나중에 중러 관계형성에서 대등한 입장에 서지 못하는 모순을 갖게 될 것으로 우려이다. 

 

지금까지 중국 관영 『환구시보(Global Times)』가 보인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은 러시아를 지지하는 적극적 기사보다, 나토의 동진정책 중단을 요구하는 러시아 입장과 보도하면서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의 입장을 인정하여 유럽에서의 안정, 평화와 번영을 지속해야 한다는 원칙적 내용들이었다. 아마도 이는 러시아가 유럽 전구에서 “중국 카드(China Card)”를 미국에 들여대고, 중국이 인도-태평양 전구에서 “러시아 카드(Russia Card)”를 미국에 적용하는 중러 간 상호이익이 합치된 양국의 헷징(hedging)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양면의 동전과 같은 우크라이나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중국군(PLA)은 적지 않은 딜레마에 빠져 있을 것으로 부여진다. 주된 이유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우선 중국군이 미군과의 군사력 능력과 운용 비교에 있어 열세한 형세로서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용하여 멀 더 해볼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 올해 1월 말부터 2월초 간 미 해군이 대대적인 대중국 견제용 연합해군훈련과 종합해상훈련(COMPTUEX)을 남중국해에서 실시했으나, 이에 대응하여 중국은 미 해군 훈련이후에 대규모 공군력을 대만해협 공역에 투입하여 2차례 공중훈련을 한 것이 고작이었다. 

 

다음으로 미군과 비교하여 일부 비대칭 전력에서 중국군이 다소 우세하나, 전체적인 무기체계 능력 평가에서는 미군이 우세하다. 지난 2월 15일자 『미 해군연구소 뉴스(USNI News)』는 2021년에 약 6개월 간 인도-태평양 전구에 전개된 칼빈슨 핵항모 타격단(CSG)이 과거 대테러전쟁 지원용 근접항공지원(CAS), 특수작전 지원 등의 CSG 작전 개념에서 중국을 가장 적으로 상정한 정밀타격과 전자전 등의 CSG 작전 개념으로 전환한 COMPTUEX를 실시하였다고 보도한 반면, 중국 『함재무기(艦載武器)』 1월호는 2021년간 중국 해군 단위함 건조 실적과 성분작전 훈련 횟수만 보도한 수준에 그쳤다. 

 

 

 

또한 차세대 전력 수준 차이이다. 지난 2월 15일자 『USNI News』는 지난 1월말 칼빈슨 CSG의 COMPTUEX에서 F-35C 스텔스 함재기, EA-18G 그로우러 전자전기, 기존 C-2 수송기를 대체한 CMV-22B 틸트드 헬기와 개량형 E-2D 공중조기경보/통제

 

 

(AEW&C)기에 대한 작전능력을 검증하였다고 보도하면서 중국보다 우위에 있는 자신감을 보도한 반면, 지난 1월 24일 중국 환구시보(Global Times)는 대만해협에서의 공중작전 훈련에 J-16D형 전자전기가 처음으로 투입되었다고 보도하였으며, 중국 『함재무기(艦載武器)』 1월호는 중국 텐진(天津)헬기개발사가 이제서 2013년에 선보인 미군 CMV-22B 틸트디 헬기의 시제기형 V-280과 유사한 『란징(藍鯨: Blue Whale)형 틸티드(旋翼: tilted) 헬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하여 첨단 전력을 차이를 보였다. 

 

현재 중국 해군은 스키점프식(STORBAR)식이 아닌, 사출기이륙방식(CATOBAR)식의 Type 003형 민대머리형 항모를 상하이 장난(江南) 조선소에서 건조중이며, 3번 항모에 탑재할 미 해군 F-35C형 함재기 수준인 FC-31 또는 J-31 스텔스 함재기와 E-2D형 AEW&C와 유사형 형태의 KJ-600형 AEW&C를 개발하고 있으나, 여전히 육상기지 시험 단계로서 이들 항공기를 3번 항모에 탑재하는 것은 또 다른 과제로서 아직도 전력화가 요원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점에서 중국군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은 러시아군과 함께 인도-태평양 전구에서의 연합훈련과 연습을 강화하는 방안이 제기될 것이나, 이마저 유럽 전구에서의 우크라이나 사태를 고려할 시에 중국이 무리하게 러시아와의 군사동맹을 구축한다고 주변국에게 비추어지는 모양새는 중국군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 

 

예를 들면 중국이 지난 2월 3일 중국 시진핑 주석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사절단 파견을 거부한 바이든 대통령에 대응하여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개회식에 초대해 중러 밀원관계를 과시하였으나, 이에 대한 평가는 냉전적 사고에 따른 중러 밀착관계라는 비난과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활용했다는 비난으로 이어진 사례였다.

 

이는 중국군이 유럽 전구의 우크라이나 사태가 파국으로 치닫아 인도-태평양 지역 경제와 무역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러시아군과의 밀접한 군사동맹을 보이는 것은 중국 주변국에게 그리 긍정적 시그널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또한,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에 따라 중국군이 취할 수 있는 선택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미군이 유럽 전구로 재배치되어 인도-태평양 전구 내 힘의 공백이 발생해도 중국군이 파고들 ‘틈새’는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지난 2월 3일 『프로젝트 신디케이트』가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어떻게 보나”를 평가한 논단은 세계가 나토 동진정책과 중국의 남중국해, 동중국해와 대만해협으로의 힘의 팽창을 같은 안보적 문제로 다루어야 한다는 논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군이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집중하다고 하여 러시아와 연합훈련을 하여 중국 주변국에 대해 거친 행동을 보일 수는 없는 노릇일 것이다.

 

이에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군이 우크라이나 사태를 관망하면서 중러간 연합훈련보다 각자 따른 훈련을 실시하고, 미국과 소원한 관계에 있는 아세안과의 현상유지 상황을 관리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지난 2월 15일 일본 『Japan Times』는 2월 1일부터 러시아 태평양 함대가 오츠카해와 한반도 동해에서 이례적인(unusual) 해군훈련을 하였다고 보도한 사례와 지난 2월 17일 캐나다 『RCN International Outlook』은 중국군이 태국 해군이 도입하기로 결정한 중국 원(元)급 또는  Type-041형 공기불요추진체계(AIP)의 S26T 수출형 잠수함의 태국 인도가 S26T 잠수함에 탑재할 공기필요추진엔진 부품을 제공할 독일 엔진회사가 부폼공급을 중단하여 계약된 2020년에서 2023년 또는 2024년으로 늦어지자, 중국 해군이 운용 중인 Type 039A형 잠수함을 태국 해군에 무상임대하는 방안을 제시한 사례에서 발견되었다.  

 

미중 전략경쟁의 군사적 경쟁에서 중국군은 미군과 대등한 대결을 할 수 없는 상황이며, 겨우 인도-태평양 전구에 한하여 미군과 남중국해, 동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힘겹게 능력 경쟁을 치르고 있으나, 예기치 않게 유럽 준구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고조시켜 미국이 유럽 전구에 관심을 두게 되는 상황이 도래된 것이다. 

 

지정학적으로 이는 중국군에게 유리할 것으로 전망되었으나, 미군과 군사력 경쟁에서 여전히 열세인 중국군이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구에서 유럽 전구로 관심을 돌린다고 해서 전략적 이익을 얻기 위한 별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라는 것이 딜레마로 대두되고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말 미 해군은 2척의 핵항모 타격단과 원정타격단 1개 그리고 상륙대기군 1개와 동시에 합동해군훈련을 실시하였으나, 중국 해군은 여전히 훈련용 Type 001형 랴오닝항모가 보하이만에서 신형 함재기와 조종사 양상에 투입되는 훈련함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Type 002형 산둥항모는 하이난성 산야해군기지에 배속되었으나, 여전히 전천후 항모 공중작전을 수행하기에는 역부족이며, 실제 남중국해를 지나 제2도련을 나온 적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하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중국군에게 득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으나, 언론 매체들은 중국군이 이 기회를 틈타 주변국들에게 더욱 거친 외교적 공세와 군사적 압박을 가하여 전략적 이득을 챙킬 것으로 보도하고 있으나, 실제 여건은 중국군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되지 않아 중국군의 딜레마도 적지 않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결국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는 중국군에게 고민일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모두 내부 정치경제적 문제로 힘든 형국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위협하여 미국과 나토의 동진정책을 저지하는 가운데, 중국군이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을 밀어내고 중국 주도의 지역질서를 개편하려 하나, 여전히 미군과 비교시 전략적이며, 군사적 열세에 직면해 있어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취할 수 있는 군사적 선택은 제한적이라서 혹시 약자로 인식되지 않을까 지래 우려하고 있을 것으로 상상되고 있다.  

 

이러한 필자의 논지가 또 다시 친중적(親中的) 시각이라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상존하나, 미중 간 전략경쟁 국면에 애매모호하게 낀 한국이 미국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응해야 하는 전략적 부담에 추가하여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를 고려해야 하는 고민까지 갖고 있다는 것은 중국 주변국 한국으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도록 한다고 보여진다. 

 

궁극적으로 중국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정학적 이득을 챙길지, 아니면, 군사적 열세로 딜레마에 빠진 형국을 보일지는 예측이 어려우나, 앞에서 살펴본 평가를 기준으로 중국은 어느 쪽에도 치중하지 않는 중립적 입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한국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며, 지난 2월 11일 바이든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제안한바와 같이 한국이 한반도 전구를 넘어 포괄적 안보를 구사함으로써 중국에게 더 많은 고민을 하도록 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망된다. 아마도 이는 그동안 한국이 너무 중국의 위협론에 과대망상적으로 집착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이유일 것이다.  

 

 

작성자 윤석준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이자,

한국해로연구회 집행연구위원, The Diplomat 초빙연구위원과 육군발전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예비역 해군대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