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돌연 “잘못했다”며 표 달라는 與, 속마음은 정반대 아닌가
조선일보
입력 2021.03.27 03:24 | 수정 2021.03.27 03:24
4ㆍ7 재보궐 선거운동 첫날인 25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이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광장에서 열린 토크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1.3.25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선대위원장인 이낙연 전 대표는 ‘국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오'라는 글에서 “잘못을 통렬히 반성한다”고 썼다. 문재인 정권 사람들이 잘못했다, 반성한다는 것은 참으로 희귀한 일이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해선 일절 말하지 않았다. 잘못을 하나하나 지적하면 거의 동의하지 않고 ‘뭘 잘못했느냐'고 따질 것이다.
문 정권은 마차가 말을 끈다는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밀어붙였다. 정권 성향 학자들조차 비판했지만 대통령은 끝까지 아집을 부렸다. 엄청난 부작용으로 많은 국민을 힘들게 했다. 결국 작년 총선 공약에서 ‘소주성’이라는 말을 슬그머니 빼버렸다. 하지만 누구도 잘못했다고 하지 않았다. 언제나 이런 식이다.
대통령이 울면서 본 영화가 촉발한 탈원전 정책은 세계가 부러워하던 우리 원전 산업 경쟁력을 초토화시켰다.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다 정부 부처를 동원해 조작까지 벌였다. 세금과 규제로 아파트 값을 잡는다는 부동산 정책은 20여 차례의 대책이 다 실패했다. 근로자가 월급을 전액 저축해서 아파트 사는 데 걸리는 기간이 15년이나 늘어났다. 임대차 3법 만들면 전세대란이 온다고 그렇게 말리는데도 기어이 강행해 전세대란을 만들었다. 제 집에 들어가 살지 못하는 희한한 세상을 만들어 놨다. 경기 규칙인 선거법을 제1 야당의 반대를 무시하고 군소 야당들과 야합해서 처리했다. 그 결과는 희극적 꼼수로 귀결됐다. 검찰을 무력화시키려고 공수처를 억지로 만들어 나라의 형사 사법 체계를 누더기로 만들어 버렸다. 이 밖에 오만과 무능으로 벌인 무도한 행태들은 열거하기조차 힘들다.
그러더니 선거가 코앞에 닥치고 지지율이 폭락하자 느닷없이 반성한다며 표를 달라고 한다. 정말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는 심정이라면 자신들이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책 하나하나에 대해 어떤 점이 잘못됐으며, 어떻게 고쳐 나갈 것인지 밝혀야 한다. 아니면 임시방편 거짓말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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