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순덩어리이다. 나는 믿기도 하고 의심하기도 한다.
나는 소망을 갖기도 하고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지기도 한다.
또 사랑하기도하고 미워하기도 한다(중략). 신뢰하기도 하고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정직할 때도 있지만,내 생각을 감추고 구렁이 담 넘어가듯넘어갈 때도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이성적 동물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내가 맥주를 많이 마실 수 있는 천사라고 말한다.
”브레넌 매닝 저(著) 이용복 역(譯) 《하나님의 은혜》 (규장, 20, 21쪽)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가톨릭 영성작가 브레넌 매닝(Brennan Manning)의 이 고백이 참 진솔합니다.
하나님 앞에 우리의 밝은 면 뿐 아니라 어두운 면도 다 내어놓을 때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하나님의 은혜가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
흥부의 속성만 가진 사람, 놀부의 속성만 가진 사람은 없습니다.
한 사람 안에 흥부와 놀부가 섞여 있습니다. 굳이 가르마를 타서 색으로 표현하자면
우리는 완전한 검은색도, 흰색도 아닌 회색입니다.“제로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무엇에나 제로를 곱하면 그 어떤수라도 제로가 됩니다.
아무리 99가지를 잘해도 결정적인 한 가지를못해서 제로가 되면 곱해서 제로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사람에 대한 평가의 잣대가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성경의 증언처럼“모든 사람이 죄를 범한 것”이 사실이라면
아무도 완벽하게 결함이없는 삶을 산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가장 존경할만한 사람에게서도 결함의 흔적들을 찾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의 한두 가지 결함 때문에 그의 삶의 가치 자체를
다 부정하고 제로라고 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아량과 배려가 우리를 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