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은 28일 11시 12분 기준으로 올해 수출이 600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70년 전에 비해 수출이 3만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니 격세지감이다. 1995년 1000만 달러를 수출한 이후 23년, 2011년 5000억 달러를 수출한 이후 7년 만에 일군 쾌거다. 연간 수출 6000억 달러를 넘은 것은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일곱 번째다.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을 달성한 것은 반갑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마냥 좋아할 일만도 아니다. 반도체 수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기 때문이다. 2014년엔 전체 수출액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11%였지만 올해는 21%까지 올라갔다. 세계적인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덕을 본 측면이 크다. 그러나 내년 공급과잉이 예상되면서 이런 호황도 끝물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반도체 출하량이 16.3% 줄어들면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과거 옷이 마른오징어 자리를 차지하면서 수출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듯, 이제 또 다른 도약을 위해 반도체 이후를 준비해야 할 때다.
주성원 논설위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