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읽기’와 ‘반복적으로 읽기’의 과정으로 완성된 독서는
뛰어난 장인이 수십 번의 담금질을 해서 만든 명검이며,
반대로 ‘생각하며 읽기’와 ‘반복적 읽기’가 빠진 독서는
실력이 미천한 대장이장이가 담금질 없이 급조한 졸검(拙劍)에 지나지 않는다.”
최인호 저(著) 「지독재독」(프라하, 55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공자의 『논어(論語)』‘위정’편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배우되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하되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
(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胎, 학이불사즉망 사이불학즉태)
배운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생각의 과정이 필요하고,
또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지 말고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독단에 빠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독서도 이와 같습니다.
생각하지 않고 읽는 독서는 눈만 피로한 졸검(拙劍)일 뿐입니다.
바둑의 고수들은 이른바 복기(復棋)를 합니다.
양 대국자가 서로의 수를 되새겨 보기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두는 것입니다.
한 수 한 수가 다 의미 있는 수였기에,
다시 말하여 생각하며 두는 바둑이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바둑 알을 한 웅큼 쥐고는 모내기 하듯이 생각 없이 바둑판에 던지면
복기를 할 수 없음을 물론이고, 바둑이 아니라 알까기에 가깝습니다.
생각 없는 독서는 알까기 독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