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歷史. 文化參考

親明노선으로 병자호란 부른 인조, 親中으로 孤立無援 자초할 촛불정권

鶴山 徐 仁 2017. 12. 21. 10:25

조갑제닷컴


   


親明노선으로 병자호란 부른 인조,
親中으로 孤立無援 자초할 촛불정권


趙甲濟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明은 어디에 있나?
  
 
   淸태종의 편지
 
   1637년 음력 1월2일 淸(청)의 태종이 포위당한 남한산성 내 조선왕 仁祖(인조)에게 보낸 편지는 그 내용이 직설적이고 당당하다.
   <(前略)내가 요동을 점령하게 되자 너희는 다시 우리 백성을 불러들여 명나라에 바쳤으므로 짐이 노하여 정묘년에 군사를 일으켜 너희를 정벌했던 것이다. 이것을, 강대하다고 弱者(약자)를 없신여겨 이유없이 군사를 일으킨 것이라 할 수 있겠느냐.
   너는 무엇 때문에 그 뒤에 너희 변방 장수들을 거듭 타이르되, '정묘년에는 부득이하여 잠시 저들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여 화약을 맺었지만, 이제는 正義(정의)로 결단을 내릴 때이니 경들은 여러 고을을 타일러 충의로운 사람들로 하여금 지략을 다하게 하고, 용감한 자로 하여금 적을 정벌하는 대열에 따르게 하라'는 등등의 말을 했느냐. 이제 짐이 친히 너희를 치러왔다.
   너는 어찌하여 知謨(지모) 있는 자가 智略(지략)을 다하고 용감한 자가 從軍(종군)하게 하지 않고서 몸소 一戰(일전)을 담당하려 하느냐. 짐은 결코 힘의 강대함을 믿고 남을 침범하려는 것이 아니다. 너희가 도리어 약소한 國力(국력)으로 우리의 변경을 소란스럽게 하고, 우리의 영토 안에서 산삼을 캐고 사냥을 했으니 이는 무슨 까닭인가. 그리고 짐의 백성으로서 도망자가 있으면 너희가 이를 받아들여 明나라에 바치고, 또 명나라 장수 공유덕과 경중명 두 사람이 짐에게 귀순코자 하여 짐의 군대가 그들을 맞이하러 그곳으로 갔을 때에도, 너희 군대가 총을 쏘며 이를 가로막아 싸운 것은 또 무슨 까닭인가.
   짐의 아우와 조카 등 여러 왕들이 네게 글을 보냈으나 너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정묘년에 네가 섬으로 도망쳐 들어가 화친을 애걸했을 때, 글이 오고간 상대는 그들이 아니고 누구였더냐. 짐의 아우나 조카가 너만 못하단 말인가. 또 몽고의 여러 왕들이 네게 글을 보냈는데도 너는 여전히 거절하고 받아들이지 않았었지, 그들은 당당한 元(원)나라 황제의 후예들인데 어찌 너만 못하랴!
   元나라 때에는 너희 조선이 끊이지 않고 조공을 바쳤는데, 이제 와서 어찌하여 하루아침에 이처럼 도도해졌느냐. 그들이 보낸 글을 받지 않은 것은 너의 昏暗(혼암)과 교만이 극도에 이른 것이다. 너희 조선은 遼(요), 金(금), 元 세 나라에 해마다 조공을 바치고 대대로 臣(신)이라 일컬었지, 언제 北面(북면)하여 남을 섬기지 않고 스스로 편안히 지낸 적이 있었느냐.
   짐이 이미 너희를 아우로 대했는데도 너는 갈수록 배역하여 스스로 원수를 만들어 백성을 도탄에 빠뜨리고 都城(도성)을 포기하고 대궐을 버려 처자와 헤어져서는 홀로 山城(산성)으로 도망쳐 들어갔다. 설사 목숨을 연장해서 천년을 산들 무슨 이로움이 있겠느냐. 정묘년의 치욕을 씻으려 했다면 어찌 하여 몸을 도사려 부녀자의 처소에 들어앉아 있느냐. 네가 비록 이 城 안에 몸을 숨기고 구차스레 살기를 원하지만 짐이 어찌 그대로 버려두겠는가.
   짐의 나라 안팎의 여러 왕들과 신하들이 짐에게 황제의 칭호를 올렸다는 말을 듣고, 네가 이런 말을 우리나라 군신이 어찌 차마 들을 수 있겠느냐고 말한 것은 무엇 때문이냐. 대저 황제를 칭함이 옳으냐 그르냐 하는 것은 너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이 도우면 匹夫(필부)라도 天子(천자)가 될 수 있고, 하늘이 재앙을 내리면 천자라도 외로운 필부가 될 것이다. 그러니 네가 그런 말을 한 것은 방자하고 망령된 것이다.
   이제 짐이 大軍(대군)을 이끌고 와서 너희 八道(팔도)를 소탕할 것인데, 너희가 아버지로 섬기는 명나라가 장차 너희를 어떻게 구원할 것인가를 두고볼 것이다. 자식의 위급함이 경각에 달렸는데, 부모된 자가 어찌 구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만일 그렇지 않다면 네가 스스로 무고한 백성들을 물불 속으로 몰아넣은 것이니, 억조중생들이 어찌 너를 탓하지 않으랴. 네가 할 말이 있거든 서슴지 말고 분명하게 고하라.
  
   崇德(숭덕) 2년 정월2일>
 
 
   조선조 엘리트의 수준
  
   이 편지의 마지막 부분은 폐부를 찌르는 직격탄이다. 명나라의 배경만 믿고 나를 황제라 부르지 못하겠다고 도발했으니 그 명나라의 구원병으로 나를 막아보라. 만약 明軍이 오지 않으면 너는 오만과 오판으로써 백성들을 파멸로 이끌고 들어간 죄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대충 그런 뜻이다. 청태종의 이 직격탄은, 황제라고 불러달라고 하는 요구를 굳이 거부하여 참혹한 겨울 전쟁을 부른 인조와 그 신하, 특히 명분론의 인질이 된 척화파의 무능한 안보와 국방태세에 대한 조롱이다.
   상황을 전쟁으로 몰고간 척화파 사대부들은 淸에 반대함으로써 자신의 지조를 높이는 데만 신경을 썼지 그런 외교가 전쟁을 불러 국가와 백성들을 파멸로 몰고갈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눈을 감았고 전쟁을 불러놓고는 전쟁 준비에도 반대했다. 구제불능의 이런 신하들은 패전한 뒤에도 존경을 받았고 애써 淸과 협상하려 했던 최명길 등은 대대로 욕을 먹었다. 이런 조선조는 병자호란 때 망했어야 했다.
   1637년 음력 1월29일 남한산성에서 농성중이던 인조는 주화파 최명길을 淸軍 진영으로 보냈다. 최명길은 淸에 대한 강경론으로 병자호란을 부른 책임이 있는 오달제 윤집을 데리고 갔다. 청태종은 두 사람에게 '너희들은 무엇 때문에 두 나라 사이의 盟約(맹약)을 깨뜨리게 했느냐'고 물었다.
   오달제가 말하기를, '우리나라는 300년 동안 명나라를 섬겨왔소. 명 나라가 있다는 것만 알 뿐 청나라가 있다는 것은 모르오. 청국이 황제를 참칭하고 사신을 보내왔으니 諫官(간관)의 몸으로 어찌 화친을 배척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이오'라고 했다. 윤집은 '우리나라가 天朝(명나라)를 섬겨온 지 이미 300년이나 되어 의리는 임금과 신하요, 정은 아버지와 아들이오. 더 할 말이 없으니 속히 나를 죽여주시오'라고 말했다.
   두 충신의 말은 기개가 있으나 답답하기 그지 없다. 漢族(한족) 나라 明에 대한 충성과 일편단심만 보일 뿐 자신들이 불러들인 전쟁으로 죽어나가고 있던 백성들에 대한 배려는 보이지 않는다. 망해가는 明에 대한 일편단심은 在野(재야) 선비가 해야 할 일이지 在朝(재조)의 관리가 할 일은 아니었다. 국제정세에 대한 無知(무지), 외교와 군사에 대한 無知, 백성들에 대한 무관심만 보여주는 조선조 엘리트의 수준이다.
 
   현실이 명분을 배반하다
  
   민족사의 극과 극을 이야기하라면 對唐(대당) 결전으로 唐軍(당군)을 한반도에서 몰아내고 민족통일국가를 완성한 문무왕, 김유신 등 7세기의 신라 지도부가 최상이다. 최악은 사대주의와 위선적인 명분론에 혼을 빼앗겨 할 필요가 없는 전쟁을 초대하여 王朝(왕조)도 民生(민생)도 도탄으로 밀어넣었던 仁祖 시대의 집권세력이다. 신라 지도층과 인조 시절 지도층은, 같은 민족인데 어떻게 이처럼 다른 사람들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신라 지도층의 성격은 개방, 활달, 文武(문무)겸전, 풍류, 자주, 명예, 오기, 자존심, 품격으로 표현된다. 인조 지도층의 성격은 편협, 명분, 위선, 독선, 무능, 文弱(문약)으로 표현된다. 신라는 국가와 불교가 기능을 분담했다. 국가가 종교에 복종하지도 종교가 국가에 이용만 당하지도 않았다. 신라와 불교는 각기의 영역을 인정하면서 상호 협력하였다. 흔히 신라 불교를, 호국 불교라고 말하지만 통치 이데올로기화된 불교는 아니었다.
   조선조 시대에는 朱子學(주자학)이 통치 이데올로기로 변했다. 정치가 주자학을, 주자학이 정치를 이용하면서 전례가 없는 수구성과 명분성과 위선성을 보여주었다. 정치와 철학이 결탁하면 정치는 생동감을 잃고 철학은 흉기가 된다. 주자학적 명분론이 부른 전쟁이 병자호란이었다.
   척화파의 대의명분은 근사하였다. 하늘 아래 황제가 두 사람이 될 수 없고, 事大의 대상이 둘일 수 없다는 의리론이었다. 문제는 이런 명분론이 현실에서 실천될 수 있도록 할 힘이 없었다는 점이다. 은행 잔고가 바닥 났는데 호화주택을 지으려 하였으니 不渡는 필연적이었다. 현실이 명분을 배신하였던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의 정체성 해체와 함께 한미동맹 해체도 꾀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든다. 親中反美 노선으로 간다면 한국은 든든한 미국의 지원을 잃고 인조처럼 고립무원이 되어 중국 북한 러시아 등 아시아 대륙의 전제주의 체제에 짓밟힐 것이다.  

 

언론의 난
[ 2017-12-20, 21: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