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향기 여러분, 잘 지내셨는지요? 정운찬 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지금까지 제가 여러분에게 말씀드렸던 동반성장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로 함축된 '동반성장은 새로운 자본주의의 핵심이다'입니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트렌드가 변하고, 소비자의 마인드가 변하고, 기업들이 번영을 구가하는 방식도 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의 정책과 의지, 재벌의 태도 또한 바뀌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가 제시한 경제정책이나 재벌이 사회를 보는 시각과 행동은 양극화를 해결하고, 고용안정을 증대시키는 데 역부족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그 이유로는 첫째, 경제 관료들은 기존의 인식과 시스템의 연장선상에서 문제에 접근해 왔고, 모든 일을 자신들의 통제로 관리하는데 급급합니다.
둘째, 재벌 대기업들의 태도 또한 미온적이고 수동적입니다.
협력업체와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갖고 있으나,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는 모르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갑을 관계의 타성에 젖어 내부 시스템이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동반성장은 결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닙니다.
동반성장은 가치와 관계에 대한 인식의 전환에서 출발합니다.
협력업체와의 관계개선을 넘어 더 근본적인 조직관의 변화가 요구됩니다.
한 때 가족 빼고 다 바꾸자는 말이 유행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재벌 총수들 자신이 바뀌어야 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총수 스스로 가치지향을 분명히 하고, 내부는 물론 외부를 함께 바라보는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합니다.
동반성장은 궁극적으로 진정성의 문제입니다.
기업이 스스로 선택하고,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미래지향적인 성장전략입니다.
다만 이러한 선택의 기준에는 반드시 ‘사람’이 들어 있어야 합니다.
좁게는 기업의 직원부터 넓게는 협력업체의 직원까지, 더 넓게는 현재의 고객과 미래의 잠재고객까지 포함됩니다.
고객은 비양심적이고 비도덕적이며, 나아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을 언제든지 버릴 수 있는 단호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양심 경영이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입니다.
또한 고객은 협력업체와 본사를 별개가 아닌 하나의 공동체로 바라본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대기업부터 협력업체를 하나의 공동체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동반성장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 대기업의 선도적 변화, 중소기업의 자조 등 삼위일체가 되어야 실현할 수 있습니다.
동반성장은 한국이 한 단계 더 도약해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중요한 바로미터입니다.
자본주의 위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 대안입니다.
아울러 우리 사회의 심각한 양극화 현상과 그로 인한 갈등, 분열, 그리고 정체된 현실을 더는 내버려 둘 수 없다는 사명감의 선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동반성장은 기업과 경제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철학이자 새로운 사회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가치입니다. 동반성장은 대기업을 위한 정책이자 철학이기도 합니다.
동반성장이 말하는 나눔의 가치는 곧 상생이고, 상생은 자본주의의 핵심철학이기도 합니다.
쇼펜하우어가 말했습니다.
“모든 진리는 첫 번째 단계에서는 조롱당하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심한 반대에 부딪히며, 세 번째 단계에서는 비로소 자명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저는 동반성장이 우리 사회의 역동성을 회복하고 선순환구조를 회복할 수 있는 확실한 열쇠임에도, 조롱받고 심한 반대에 부딪힌 것 역시 결국엔 자명한 것으로 인정받기 위해 거쳐 가는 일련의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동반성장은 험난했던 과정을 이겨내고 세 번째 단계의 문 앞에 서 있습니다.
이 문을 여는 힘은 우리 모두의 의지와 열망에서 비롯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여러분, 경청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