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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훈 의원의 독특한 사과 거부 논리..."야당은 불효정당으로 낙인찍힐 판"/ 프리미엄조선

鶴山 徐 仁 2014. 11. 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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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훈 의원의 독특한 사과 거부 논리..."야당은 불효정당으로 낙인찍힐 판"

입력 : 2014.11.03 07:18

 

조백건
프리미엄뉴스부 기자
E-mail : loogun@chosun.com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최근 정치권에선 국정감사 도중 한국관광공사 자니윤(윤종승·79) 상임감사에게 “연세가 많으면 판단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던 새정치민주연합 설훈(62·경기 부천원미을) 의원의 독특한 사과 거부 논리가 자주 회자되고 있다.

설 의원은 지난 31일 대한노인회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자신이 일으킨 ‘노인 폄하’ 논란에 대한 사과를 거부했다. 사과 거부 이유에 대해 그는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본인의 발언 취지와 의도는 ‘노인 폄하’가 결코 아니었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 최근 국감 중 노인폄하 발언을 한 부분에 대해 손짓을 해가며 해명을 하고 있다. 설 의원 왼쪽은 이심 대한노인회장. /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이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 최근 국감 중 노인폄하 발언을 한 부분에 대해 손짓을 해가며 해명을 하고 있다. 설 의원 왼쪽은 이심 대한노인회장. /뉴시스
이는 일반인은 물론 여느 정치인의 사과 상식과 크게 동떨어진 것이다. “본인의 발언 의도나 취지와 상관없이 그로 인해 상대방이 언짢아 하거나 상처를 받았다면 사과를 하는 것이 일반인과 정치인의 상식”(여권 관계자)이라는 것이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도 설훈 의원의 거듭된 ‘사과 거부’에 대해 “왜 논란을 더 키우는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정작 설훈 의원이 (사과에 대한) 판단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설훈의 독특한 사과론(論)…“일반인이 납득하긴 힘들 것”

설 의원은 지난 31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 “하늘에 두고 맹세하지만 우선 노인분들을 폄하하려는 뜻은 꿈에도 생각한 적이 없고, (폄하할) 이유도 없다”고 했다. 이어 “내 발언이 느닷없이 노인 폄하로 (언론을 통해) 전달돼 저로선 억울하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그래도 국민께 사과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대한노인회 관계자의 요구에 대해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사과하면 비겁한 것”이라며 끝내 사과를 거부했다.

새누리당의 한 초선 의원은 “자신이 내뱉은 말로 인해 상대방이 상처를 받았다면 오해였다고 해도 먼저 사과를 한 뒤에 발언 취지를 설명하는 게 인지상정이고 상식 아니냐”고 했다. 이 의원은 “더구나 인기를 먹고 사는 정치인은 일단 논란이 벌어지면 재빨리 사과를 해서 진화 하려고 하는데 설훈 의원의 행동은 굉장히 특이하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이 31일 오후 국감 중 노인폄하 발언을 한 부분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찾아 이심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이 31일 오후 국감 중 노인폄하 발언을 한 부분에 대해 해명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찾아 이심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뉴시스
정치인은 보통 자신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면 “본의(本意) 아니게 물의를 일으킨 점 사과 드린다”는 식으로 사과를 한 뒤, 자신의 발언 의도를 설명하는 ‘선(先) 사과, 후(後) 설명’의 방식을 취한다.

그러나 설훈 의원은 지난 31일 대한노인회 방문 직전 기자들과 만나서도 “사과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발언을 이해시켜 드리러 간다”고 했다. ‘선(先) 설명, 무(無) 사과’인 셈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일반 국민들이 납득하기는 힘든 행동 아니겠느냐”고 했다.

반발만 키우는 설훈식 사과 거부…대한노인회 “대단히 거북”

설훈 의원의 ‘선(先) 설명, 무(無) 사과’ 방식은 이날 만남에서부터 반발을 샀다. 설 의원이 자신의 발언 취지만 설명하고 끝내 사과를 하지 않자, 옆 자리에 앉은 이심 대한노인회장은 “좋은 말씀을 할 걸로 알았는데, 내용이 너무 달라서 저도 옆에 앉아 있기가 대단히 거북스럽다”고 했다. 이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지방에서 계속 (설훈 의원을) 규탄하자고 전화가 온다. 울분을 토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태진 대한노인회 선임이사도 이 자리에서 “계속 이렇게 말씀하신다면 이런 일은 불이 꺼지는 게 아니라 활활 탈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은 설 의원의 태도를 고리로 새정치연합 전체를 공격하고 있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최근 브리핑에서 “당명이 바뀌어도(민주당→새정치연합) 패륜 정당, 불효 정당의 DNA가 제1야당에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최근 노인 폄하 논란을 일으킨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 그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이다. /뉴시스
최근 노인 폄하 논란을 일으킨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 그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이다. /뉴시스

野지도부도 당혹…“노인층에 완전히 찍히는 거 아니냐”

설 의원의 발언과 이후 태도에 대해 새정치연합 지도부도 당혹해 하는 분위기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당 지도부는 전반적으로 설 의원의 발언에 대해 ‘불필요한 발언으로 논란만 키웠다’는 반응”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의원이 지난 대선에서 ‘효자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했을 정도로 새정치연합은 효자 정당 이미지 구축에 신경을 써왔는데 설 의원의 발언으로 큰 타격을 받게 됐다”고 했다.

새정치연합의 한 당직자는 “설 의원이 지금처럼 계속 논란을 만든다면 효자 정당 이미지는 고사하고 불효 정당으로 노인층에 완전히 찍히는 거 아닌지 걱정”이라며 “이 사안에 대해선 설 의원이 적절한 판단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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