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막말하면 영웅 되는 세태,
정치가 主犯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입력 : 2014.09.06 03:02
5일자 본지 '막말 폭력에 멍드는 국격(國格)' 기사에 소개된 23세 여대생 사례는 우리 사회의 폭언(暴言) 병폐 실태를 생생히 보여준다. 이 학생은 지난 3일 세월호 집회에서 "박근혜가 재난 대비를 위한 보험을 활성화하잡니다. 이거 완전 미친 거 아닙니까"라고 했다. 그는 이어 세월호 유족 김영오씨의 단식을 비판한 보수 단체의 중장년 회원들을 겨냥해 "이런 놈들 입에 들어가는 쌀이 아깝다"고 했다. 대통령과 연장자(年長者)에 대한 예우나 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적대(敵對)와 증오만 번득일 뿐이다.
세월호 사태를 계기로 한국 사회의 '막말병(病)'이 급성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46일 단식했던 김영오씨는 청와대로 가려다 경찰에게 제지당하자 "X발, 이런 개 같은 놈들이 충성하니까 저 안(청와대)에 있는 X도 똑같은 거 아냐. 아주 씨XX이지"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새정치연합 장하나 의원은 "(세월호) 진상 규명에도 나서지 않는 대통령, 당신은 국가의 원수"라고 했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원수(怨讐)'라고 부른 것이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단식 농성 중인 유가족들을 '노숙자'에 비유했고, 한 배우는 "그냥 단식하다 죽어라"고도 했다.
이 나라가 '막말 공화국'으로 치닫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막말을 하면 명성을 얻고 '영웅' 대접까지 받는 잘못된 사회 풍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지역·세대·이념·정파로 갈린 진영(陣營) 논리가 도사리고 있다. 정치적으로 자신과 입장을 달리하는 상대를 향해 막말과 저주를 퍼부으면 같은 진영에선 박수와 찬사가 쏟아진다. 심지어 '막말 스타'들이 국회의원 후보로 공천을 받기까지 했다. 그러다 보니 일반 시민, 국회의원, 학자, 교사, 시민운동가, 학생, 법조인, 언론인에 성직자들까지 서슴없이 막말을 입에 올리고 있다. 진영 갈등을 확대 재생산해 온 정치의 문제가 막말을 양산(量産)하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사태가 지금처럼 극단적 대립과 갈등으로 번진 것 역시 이 문제를 정쟁(政爭)으로 끌고 간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우리 사회의 '막말병'을 고치려면 나와 다른 생각과 이해(利害)관계를 가진 사람들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그러나 우선 정치권이 막말과 폭언·저주를 퇴출시키는 데 앞장서기만 해도 지금의 잘못된 흐름을 되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폭언 정치인에 대해선 여야를 가리지 않고 무(無)관용 원칙을 적용해 단번에 퇴출시키는 등 단호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 같은 막말 세태를 그대로 두고선 이 나라는 결코 선진국 문턱을 넘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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