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는 대북 원칙과 정책 지속성을

 

 

흔들리지 않는 대북 원칙과 정책 지속성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장순휘 | 2014-08-21 17:56:38

 

 

북한은 박근혜 정부의 '신뢰프로세스'는 대결적이고 호전적 구호일 뿐이며, '통일 대박론'은 황금만능의 논리이고, '드레스덴 한반도 평화통일 구상'은 흡수 통일의 흉괴라고 원색적으로 비방하며 배격하고 있다. 동시에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대북압살공세로 규정하며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북방한계선(NLL)을 위협하는 포사격 훈련과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강행하고 있다. 아울러 이같은 대북적대정책이 지속되면 자신의 핵 억제력을 더욱 강화하는 조치로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배제하지 않을 것임을 위협하는 등 공세적 도발을 지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의 반복되는 도발은 2월 27일부터 7월 26일까지 4차례에 걸친 스커드나 노동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은 총13발을 발사하여 안보리 4개 결의(제1718․1874․2087․2094호)를 무시한 채 도발을 저지르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심지어 지난 28일 황병서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미국을 상대로 백악관과 펜타곤을 겨냥해 핵공격을 할 수 있다고 위협을 하는 행위까지 나왔으니 적반하장도 보통이 아니다. 북한의 도발적인 군사적 행위는 자위권발동이라는 미명하에 저지르고 있으나 유엔의 미사일통제규정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이처럼 남북 간 신뢰구축과 통일기반조성을 대북정책 목표로 설정한 박근혜 정부에 대해 북한의 비난과 도발 행위가 지속되고 오히려 격화되고 있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북한 내부에서 찾을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장성택 처형 이후 내부 통제와 결속을 강화해 김정은 중심의 체제가 공고해졌으나 김정은 정권의 대내외 정책 방향과 내용은 여전히 불안정하고 불투명한 상태이다. 그러자 대외 위협을 빙자한 군 내부 동요와 민심이반을 통제하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단기적인 전술로 보여진다.

북한 군부의 실세 황병서 등 김정은 측근 세력이 군부를 장악하고 김정은의 군부대 시찰도 요란하게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 북한 내부에서 정책의 일관성이나 지속성은 확보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는 현상의 한 단면이라고도 보인다.

북한은 대외 정책에서도 북 ․ 일관계 정상화 협상 추진외에는 북중, 북미, 남북관계에서는 북한의 전략적 판단이 부재하거나 북한의 정책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같이 경직되고 폐쇄적인 북한 지도부의 좌충우돌식 정책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리 대북정책의 이행 전략을 상황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도록 다변화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우리의 전략 목표를 실현하도록 대북정책의 원칙과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우리의 대북 및 통일 정책은 박 대통령이 언급한 '북핵 불용' 과 '튼튼한 안보' 에 기반해 추진돼야 한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및 드레스덴 통일 구상 등 각종 대북 및 통일정책 구상 등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안보의 중요성과 우선 순위를 분명히 해야 한다.

특히 북핵 문제는 양보할 수 없는 절대적인 국가안보과제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북핵문제를 해결하도록 6자회담 참가국과의 공조 체제를 강화하고 튼튼한 안보를 위해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면서, 한 ․ 미 ․ 일 공조체제 및 한중 관계의 전략적 협력 구도를 발전시켜 나가는 차원에서 남북 관계 개선과 통일 기반이 구축되어야 한다.

지난 4년 동안 5․24조치는 남북 관계의 경색을 가져온 일면이 있으나 우리의 정권교체 시마다 바뀌는 대북정책의 혼선을 막고, 일관성과 지속성을 가지고 추진되어 왔다.

일부에서 북한에 대한 압박의 효과가 적으며, 남북교류협력증진과 인도적 지원 확대를 위해서 이제는 해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으나 북한이 '도발-단절-대화-보상-도발' 의 악순환고리를 끊는 차원에서 단호하면서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드레스덴 구상에서 제기한 대북 인도적 지원과 민생지원 및 남북교류협력 활성화는 남북 관계 단계별 개선조치로서 의미 있는 제안이나 이를 실천하기 위해 대북 설득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성은 있다.
지난 주 박대통령의 제69주년 8.15경축사에서 제안한 '작은 제안'은 대북정책의 원칙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남북이 협력 가능한 실질적인 사업을 제안한 것으로 적절했다고 평가된다. 특히 남북간의 환경과 문화분야에서 소통과 신뢰를 구축하는 것은 통일을 여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일부계층에서 무분별한 대북 양보를 주장하는데 결코 흔들려서는 안되는 것이 국민적인 분위기라는 점을 정부는 인식해야한다.

어제 17일 고 김대중대통령서거 5주기 조화를 인계하기 위해 개성에 온 김양건의 발언은 한 마디로 오만불손하고 후안무치한 주장으로 일고의 가치도 없는 선전선동에 불과하다. 지난 과거에 저지른 천인공노할 도발사건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없이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없던 일로 하자는 식의 발언은 결코 수용해서는 안될 것이다.

북한의 양면전술로 분석되는 아시안게임참가 등의 유화전술과 불시에 저지를 수 있는 대남무력도발에 철저히 대비하면서 남북대화의 주도권을 잡아나가야한다. 북한의 도발은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