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6.28 07:41
美, 6년 만에 GBI(지상배치요격미사일) 실험 성공으로 경사 났다는데…
美 미사일 방어, 더 촘촘해져
기존 SM-3나 사드 미사일로
고도 500㎞까지는 제거…
1500㎞ 상승하는 ICBM은
GBI로 상층부서 요격 가능
방패 뚫는 창도 만만찮다
요격前 여러 개로 분리되는
다탄두 기술 발전하고
비행궤적 바꾸는 미사일도…
"막고 뚫는 전쟁 더 치열해져"
주한미군 "사드 배치 추진"
사드, 北미사일 방어 효과적
1개 포대 구매 비용만 2조원
비싼 무기 들여와 준다면
한국軍 입장으로서는 '생큐'
마하 20.
시속 2만4480㎞이다. M16 소총이 쏜 총알이 날아가는 속도보다 7배가 빠른 이 무시무시한 속도를 둘러싼 창과 방패의 공방(攻防)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최근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실험을 성공시키자 '미사일 방어(MD)'라는 방패가 더욱 강력하게 진보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 22일 날아오는 ICBM을 고도 500㎞ 바깥 외기권(外氣圈)에서 직접 맞혀 파괴하는 미사일 방어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통상 ICBM은 속도가 마하 20에 이른다.
실험은 태평양 마셜 제도 서쪽 콰절린 환초(環礁)에서 표적 미사일이 발사되면서 시작됐다. 태평양에 떠 있던 미 해군 구축함과 해상 배치 X밴드 레이더가 이를 포착해 추적했고, 6분 뒤 7885㎞ 떨어진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지상배치요격미사일(GBI)이 화염을 내뿜으며 공중으로 치솟았다. 3단계 로켓의 추진력을 받은 1.5m짜리 요격미사일은 지상 수백㎞ 상공에서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했다. GBI 요격 실험 성공은 6년 만에 처음이었다.
이 성공으로 미 국방부와 군수 업계는 경사를 만난 분위기다. 총 개발비가 400억달러(약 40조원)인 이 프로젝트는 그동안 명중률이 떨어져 효용성 문제가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지난 수십년간 심혈을 기울여 진행해 온 미사일 방어 체계가 단계별 완결성을 갖게 되는 데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그동안 MD 체계는 고도 500㎞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었는데 GBI가 추가 실험과 보완으로 완성도가 높아지면 그 이상 높이에서도 ICBM을 요격할 수 있게 돼 전체적인 MD 체계가 빈틈없는 구도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시속 2만4480㎞이다. M16 소총이 쏜 총알이 날아가는 속도보다 7배가 빠른 이 무시무시한 속도를 둘러싼 창과 방패의 공방(攻防)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까. 최근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실험을 성공시키자 '미사일 방어(MD)'라는 방패가 더욱 강력하게 진보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 22일 날아오는 ICBM을 고도 500㎞ 바깥 외기권(外氣圈)에서 직접 맞혀 파괴하는 미사일 방어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통상 ICBM은 속도가 마하 20에 이른다.
실험은 태평양 마셜 제도 서쪽 콰절린 환초(環礁)에서 표적 미사일이 발사되면서 시작됐다. 태평양에 떠 있던 미 해군 구축함과 해상 배치 X밴드 레이더가 이를 포착해 추적했고, 6분 뒤 7885㎞ 떨어진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지상배치요격미사일(GBI)이 화염을 내뿜으며 공중으로 치솟았다. 3단계 로켓의 추진력을 받은 1.5m짜리 요격미사일은 지상 수백㎞ 상공에서 목표물을 정확하게 타격했다. GBI 요격 실험 성공은 6년 만에 처음이었다.
이 성공으로 미 국방부와 군수 업계는 경사를 만난 분위기다. 총 개발비가 400억달러(약 40조원)인 이 프로젝트는 그동안 명중률이 떨어져 효용성 문제가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지난 수십년간 심혈을 기울여 진행해 온 미사일 방어 체계가 단계별 완결성을 갖게 되는 데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채연석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그동안 MD 체계는 고도 500㎞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었는데 GBI가 추가 실험과 보완으로 완성도가 높아지면 그 이상 높이에서도 ICBM을 요격할 수 있게 돼 전체적인 MD 체계가 빈틈없는 구도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2012년 말 발사에 성공한 대포동 2호 개량형(은하 3호) 로켓은 미사일로 전환될 경우 사거리가 1만㎞ 이상이다. 북한에서 미국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다. 이런 ICBM을 막기 위해 태어난 것이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다.
미사일 방어는 단계와 고도에 따라 추진·상승(Boost) 단계와 중간(Mid-Course) 단계, 종말(Terminal) 단계로 구분된다.
우선, 미사일 발사 초기 대응을 위해 항공기 탑재 레이저(ABL)가 개발됐다. 비행기에서 고출력 레이저를 발사해 파괴한다는 개념이다. 2011년 4월 요격 실험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사거리 400~600㎞인 레이저를 쏘려면 비행기가 미사일 발사장 근처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점과 레이저 출력이 약하다는 점 등 때문에 개발이 중단됐다.
ICBM의 본격 추진·상승 단계에서 가장 믿을 만한 해결사는 이지스함의 SM-3 미사일이다. 초기 모델은 요격 고도가 70~250㎞, 개량형은 500㎞이다. 2001년부터 실시된 30차례 요격 실험에서 24번 성공, 성공률이 80%이다. 최고 마하 7.88로 날아가 표적을 직접 맞혀 격추한다. 미 해군은 순양함 5척, 구축함 16척 등 모두 21척의 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이지스함을 실전 배치해 놓고 있다. 이지스함 규모는 올해 27척, 내년 38척으로 늘어날 것으로 알려졌다.
ICBM이 중간 단계에 진입하면 SM-3 미사일로는 맞힐 수 없다. ICBM은 고도 1500㎞ 이상까지 상승한다. 이때 나서는 것이 이번에 실험 성공한 GBI이다. 이 미사일은 최대 상승 고도가 2000㎞로 알려져 있다. 3단 로켓 추진으로 2003년 첫 시험 발사 때 고도 1770㎞까지 올라가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동안 GBI는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1기 가격이 7500만달러인데 1999년부터 작년까지 16번 요격 실험 성공률이 50%에 그쳤다. 특히 최근 8번에선 3번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미 의회에선 이 미사일 도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요격 실험 성공은 군과 업체에는 '구세주'가 된 셈이다. 미군은 현재 알래스카 포트그릴리 기지에 26기,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기지에 4기를 보유하고 있고, 2017년까지 14기를 더 배치할 계획이다.
이런 방어망을 뚫고 종말 단계까지 진입한 탄도미사일은 '사드(THAAD)'와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이 제거 임무를 맡는다.
고(高)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라고 하는 사드의 유효 사거리는 200㎞. 마하 8.24로 날아가 지상 150㎞에 있는 탄도미사일을 직접 맞혀 파괴한다. 사드는 미국이 19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 스커드 미사일 공격에 대한 효과적 방어망을 구축하려고 개발하기 시작했다. 당시 패트리엇 미사일은 파편형 탄두를 썼는데 스커드 미사일이 요격된 뒤에도 큰 파편이 남아 도심이나 기지에 피해를 줬다. 이 때문에 사드도 '직접타격(hit-to-kill)' 방식을 적용했다.
PAC-3는 고도 30㎞ 이하 목표물을 공격한다. 핵심인 레이더는 조그만 송수신기 5000여개를 한 평면에 정렬한 형상이다. 목표물 100여개를 추적·식별하고, 패트리엇 미사일을 최대 9발 유도해 목표물을 타격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GBI 실험 성공으로 MD가 더욱 촘촘한 방어망을 구성하게 될 것이고, 이는 미 본토를 향한 ICBM 공격은 꿈도 꾸지 말라는 뜻"이라고 했다. 하지만 방패를 뚫으려는 대응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탄도미사일이 요격당하기 전에 여러 탄두로 분리되는 다탄두 기술의 발전, 미사일 비행 궤적을 수시로 바꾸는 전술 등이 대표적이다. 한 군사 전문가는 "공중을 나는 미사일을 막고 또 이를 뚫으려는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했다. 중국 등도 미사일 방어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한반도 지키는 수비수 될까
그동안 우리 군은 북한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이 커다란 숙제였다. 미국은 그동안 여러 차례 자기들의 MD 체계에 참여하라고 했지만, 우리 군은 요격 고도 10~30㎞ 이내 하층(下層) 방어 시스템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이었다. 비용도 엄청난 부담인 데다 중국 등 주변국 반발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변수가 생겼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이 이달 초 한 조찬 강연에서 "사드를 주한 미군에 배치해 달라고 (미군 당국에) 요청했다"고 밝힌 것이다.
사드 미사일은 유효 사거리(200㎞)나 요격 고도(150㎞)로 볼 때 주변국에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지만 최대 탐지 거리가 1800㎞인 X-밴드 레이더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중국의 ICBM 등을 겨냥해 일본 내 기지 두 곳에 이 레이더를 배치해놨다.
우리 군도 주한 미군에 배치된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다. 사드 1개 포대는 발사대 6기로 구성되고, 발사대 1기당 미사일 8발이 장착된다. 1개 포대 구매 비용은 2조원에 이른다. 남한 전역을 방어하려면 사드 2~4포대가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이런 비싼 무기를 주한 미군이 들여와준다면 우리 군으로서는 '생큐'라고 말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군 안팎에선 SM-3 미사일 도입 얘기도 끊이지 않고 흘러나온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작년 국정감사에서 "(기존 미사일과 SM-3를) 상호 보완적으로 운용할 경우 미사일 방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 날 군 당국은 SM-3 도입은 없다고 했지만 해군은 작년 4월 합참에 SM-3 필요성을 공식 제기한 상태다. 한국에서 미사일 방어가 더욱 주목받아가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