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공격기술 보편화되자… 주요國, 방어무기 개발 나서]
레이저로 드론 격추하는 군함… 美, 여름쯤 페르시아만에 배치
지대공 장갑차도 곧 실전 운영
러시아도 미사일로 드론 잡는 개량형 장갑차 선보여
2011년 레이더로 탐지 못하는 20㎝짜리 드론 나오자 "제대로 막기 어렵다" 반론나와
이런 '드론 강국' 미국도 지난 2010년 드론에 자국 영공을 침범당해 체면을 구겼다. 멕시코 드론이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에 추락할 때까지 침투 사실조차 감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당시 미국 영공방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만큼 소형 무인기인 드론을 탐지하는 일은 어렵다. 미국은 이러한 사태를 거치면서 대(對)드론 방어 정책 수립을 시작했다. 러시아도 2000년대 중반부터 드론의 위험성을 깨닫고 방어 병기 개발에 나섰다. 현재 미·러 외에도 중국·이란 등 80여개국이 드론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 파괴 무기들
최근엔 드론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한 레이저 무기가 주목받고 있다. 저(低)고도에서 날아오는 드론을 미사일이나 포탄으로 공격할 경우, 도심에 포탄이 떨어져 사상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점점 작아지는 드론을 명중시키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지대공 장갑차 HELMD로 드론을 격추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HELMD가 발사한 레이저는 드론의 방향을 결정하는 방향타(꼬리날개)를 파괴해 무력화시키거나, 드론 내의 각종 센서에 혼란을 일으켜 추락하도록 만든다. HELMD는 현재 10㎾ 출력의 레이저를 발사하나, 앞으로 성능 보완을 통해 출력을 100㎾로 강화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Tor-M2 장갑차를 개량해 드론을 상대할 계획이다. 보이스 오브 러시아는 최근 Tor-M2 장갑차가 최신형 9M338미사일을 이용해 시험용 드론 5기 전부를 격추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드론 탈취(하이재킹) 수법
다른 방법은 '무인기'라는 드론의 장점을 역이용한다. 드론은 기지국에 앉은 오퍼레이터가 수천㎞ 밖을 타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원격 조작이라는 한계 때문에 전파 교란에 취약하다. 드론을 원격조종하는 송수신 장비를 방해하면 드론을 추락시키거나 통제불능 상태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 드론 조종에 필요한 복잡한 암호를 풀어야 한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컴퓨터 해킹을 통해 아예 드론의 통제권을 빼앗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미국·러시아식 대응으로는 드론을 제대로 막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 고위 장성은 "아직 드론 공격 능력에 비해 방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1년 20㎝짜리 소형 드론이 개발되는 등 드론은 점점 소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존 빌라세노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은 LA타임스에 "이대로라면 곧 테러리스트 등 적대 그룹의 보이지 않는 드론들이 미국 하늘을 장악할 수도 있다"며 "국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일반 시민도 드론이 사생활을 침해할까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2018년까지 '허가받은' 민간 드론만 7500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드론을 막아준다는 민간 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미국 오리건주의 '가정침투드론대책(Domestic Drone Countermeasures)'은 작년 3월 "새 아우디 차량 한 대 값이면 드론의 사생활 침해로부터 당신을 보호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드론의 음성 녹음과 사진 촬영을 무력화하는 보안 체계를 조성해 주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