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권 대못 박기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한국
이나 일본과의 해상 영토 분쟁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어 향후 동북아 정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진찬룽(金燦榮)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8일 “최근 중앙정부에 남중국해 난사(南沙)군도(영어명 스프래틀리군도, 베트남명 쯔엉사)의 융수자오(永暑礁·영어명 피어리 크로스 암초)에 활주로와 항만시설을 갖춘 인공섬 건설 초안이 올라갔다”고 밝혔다. 진 교수는 그러나 어떤 기관에서 이 같은 초안을 올렸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중국이 이미 난사군도 남쪽 암초에서 진행하고 있는 매립 작업의 진척에 맞춰 인공섬 건설도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섬 건설은 매우 복잡한 해양 토목 프로젝트여서 (존슨 남 암초의) 매립 경험을 살려 인공섬을 건설한다는 것이다. 인공섬은 인도양 디에고가르시아 섬에 있는 미군기지보다 두 배 이상 큰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디에고가르시아 섬은 미 인도양 함대 해군기지로 240여 명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
앞서 중국 해군군사학술연구소의 리제(李杰) 군사 평론가도 7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융수자오에 인공섬이 곧 건설되며 여기에는 활주로와 항만 시설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 기지로 활용될 인공섬 건설은 중국이 동중국해에 이어 남중국해에도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융수자오가 중국 대륙에서 1370㎞나 떨어져 있으나 한나라 때부터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1988년부터 각종 군사 시설을 설치해 난사군도에 대한 감시 기지로 활용하며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필리핀 등 주변 6개국은 암초가 대부분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이 융수자오에 인공섬을 설치할 경우 동남아 6개국의 반발이 거셀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년 동안 국책 연구소와 일부 건설사가 난사군도에 인공섬 건설을 건의했으나 주변국과의 영토 분쟁을 우려해 보류했었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 인근 분쟁 해역에서 석유 시추시설 설치를 강행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 언론은 7일 필리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마르티 나탈레가와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이 오는 8월로 예정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외무장관회의(AMM)에 앞서 남중국해 분쟁을 집중 논의하기 위한 대책회의 개최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현재 개최 일자와 장소 등을 논의 중인데 아세안이 남중국해 분쟁에 공동 대처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찰스 호세 필리핀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중국 선박이 최근 우리의 EEZ 범위 내에 있는 개빈·칼데론 등 산호초 부근 해역에 출현해 동태를 살피고 있는 만큼 곧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