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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際.經濟 關係

[시론] 산업융합 없이 미래 없다/ 한국경제

鶴山 徐 仁 2014. 5. 18. 10:48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

 

[시론] 산업융합 없이 미래 없다

 
입력
2014-05-16 20:35:58
수정
2014-05-17 07:47:37
지면정보
2014-05-17 A31면

"ICT가 매개하는 초연결사회엔
융합이 새로운 경쟁력의 원천
최고 인프라에 상상력 입히기를"

 

박수용 <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

 

미국의 한 회사가 개발한 전자 알약이 화제다. 프로테우스 디지털 헬스라는 회사가 만든 제품인데 알약 속에 지름 1mm 크기의 소형 센서가 들어가 있어 환자의 체온과 심장박동, 기타 여러 지표들을 정밀하게 알 수 있다고 한다. 위산이 센서의 전기회로를 활성화시켜 몸 밖에 부착해 놓은 소형 패치에 신호를 보내는 방식인데, 상용화가 눈앞이라니 의료분야에 커다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단순히 기술의 발전이 있었기에 이런 혁신이 가능하게 됐을까. 아니다. 기술 발전과 더불어 인류의 삶을 어떻게 하면 더 가치있고 유익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응용하는 과정에서 이런 제품을 개발할 생각을 하게 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영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웹사이트를 통한 민원처리 시스템도 주목할 만한 사례다. 안전문제라든지 공공기물 파손 등과 같은 거리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시민들이 웹사이트를 통해 즉시 알려 공무원이 보다 구체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 도입 전후 어떻게 변했을까는 불을 보듯 명확하다. 세상에 이미 수많은 웹사이트가 있지만 이것을 어떻게 응용하고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세계는 현재 기술적으로는 산업혁명, 정보화혁명을 거쳐 사람, 사물, 데이터 등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초연결 혁명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이런 정보통신 혁명 시대에는 이 기술을 어떻게 응용하고 융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것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는 이미 산업혁명에 성공했던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역사적으로 잘 알고 있다. 그렇듯이 이 시점에서 기술 발전에 맞춰 새로운 세상을 만들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되겠는가.

이미 세계 각국은 정보통신 기술을 융합하거나 활용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고령화, 환경, 에너지 등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사회문제 해결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국 역시 우수한 정보통신 인프라와 제조업 경쟁력의 강점을 활용해 전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여전히 정보통신과 다른 산업 간 융합이 미진하며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보통신기술(ICT)의 생산적 활용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의료면 의료, 교육이면 교육 등 전 산업 분야에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어떤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낼지를 고민하는 게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그게 바로 융합이고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내는 일 아니겠는가.

고객과 수요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고민 속에서 혁신적인 제품과 혁신적인 서비스가 탄생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스마트폰이 그랬으며 자동차의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자율주행자동차도 모두 융합 이전에 어떻게 하면 고객의 삶을 가치있게 바꿀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생긴 산물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단순히 새로운 서비스의 탄생 여부를 떠나 미래의 먹거리이자 국가의 경쟁력이 되는 것이기에 모든 분야의 참여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혜를 발휘할 수 있는 국면 전환이 절실하다. 예를 들어 복지 쪽에서 필요한 새로운 서비스는 복지 전문가가 앞서 생각하고 그 다음에 정보통신기술이 융합되면 훨씬 효율적으로 진행되지 않겠는가.
그동안은 제조업을 바탕으로 잘 유지해왔지만 초연결 혁명시대에는 말이 달라진다. 융합을 통해 새로운 무엇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미래는 안심할 수 없다. 정부는 물론 산업계 각 분야에서도 정보통신기술과의 융합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해야 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발휘해 우리의 미래를 더 밝게 디자인하기를 기대한다.

박수용 <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